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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5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와 관련한 지시사항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4일 귀국 직후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에게 특감반 비리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별감찰반 비위 문제와 관련해 조국 민정수석에게 특감반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 취재진 질문 받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5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와 관련한 지시사항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4일 귀국 직후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에게 특감반 비리를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별감찰반 비위 문제와 관련해 조국 민정수석에게 특감반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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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청와대 특별감찰반원(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산하)으로 근무했던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를 근거로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 짬짜미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는 <동아닷컴>이 이미 지난 10월 14일과 15일에 보도한 내용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는 19일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이강래(65)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산하 고속도로 휴게소에 입점한 특정 카페 매장의 커피 추출 기계와 원두 등에 대한 공급권을 같은 당 재선 출신인 우제창(55) 전 의원이 운영하는 업체에 몰아줬다는 '특혜 의혹'이 18일 제기됐다"라고 보도했다(관련기사).

이러한 보도의 근거는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다. 김 수사관은 18일 <조선일보>에 "이런 의혹을 담은 '감찰 보고서'를 지난 10월 중순 청와대에 제출했지만, 청와대는 이 보고서를 제대로 검증·조사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청와대가 우윤근 주러 대사 '금품 수수'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처럼 친여 고위 인사에 대한 의혹 보고서가 올라오자 또 뭉갠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10월 14일 '휴게소 카페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 단독보도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 짬짜미 의혹'은 이미 지난 10월 14일 <동아닷컴>에서 제기했다.

<동아닷컴>은 지난 10월 14일 <[단독]한국도로공사 커피 사업, 특정 업체 밀어주기 '짬짜미'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ex-cafe 7곳 중 6곳이 '테쿰'의 커피머신과 생두를 납품받고 있다"라며 "여기에는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우제창 테쿰 대표의 개인적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동아닷컴>은 "이들은 2009년 민주당에서 정치 동지로 한 배를 탔던 인물이다"라며 "당시 이강래 사장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우제창 대표는 원내대변인이었다"라고 두 사람의 관계를 전했다.

<동아닷컴>의 기사는 김태우 수사관의 발언을 주요 근거로 삼아 작성한 <조선일보> 기사보다 훨씬 자세하다.

특히 기사 중간에 들어간 자료사진에는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우제창 테쿰 대표가 지난 6월 22일 하남휴게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한 교회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었다.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이는 <조선일보>에서 "두 사람이 올 6월 하남휴게소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목격됐다"라는 문장으로 변형됐다.

그런데 김태우 수사관이 이러한 의혹이 담긴 감찰보고서를 "10월 중순 청와대에 제출했다"라고 말한 대목이 흥미롭다. <동아닷컴>이 10월 14일 단독으로 보도했다는 점을 헤아리면 김 수사관이 이 보도내용을 참조해서 감찰 보고서를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동아닷컴> 기사를 첩보라고 제출한 것으로 추정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19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10월 14일 <동아닷컴>이 굉장히 자세하게 실었고, 10월 15일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렸다"라며 "이 내용을 김 수사관이 첩보라고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조선일보>에 난 김태우 수사관의 말로는 '10월 중순 청와대에 제출했다'고 돼 있다"라며 "(<동아닷컴> 보도가 난) 10월 14일과 (함진규 의원이 국감자료를 뿌린) 15일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김 수사관 비위혐의의 발단이 된 경찰청 특수수사과 방문이 이루어진 날은 지난 11월 2일이다. 이것 때문에 그날 이후 김 수사관은 청와대 특별감찰반 업무에서 배제됐고, 원소속기관인 검찰로 돌아갔다.

김 대변인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에게 물어보니 김 수사관이 이 첩보보고를 제출한 것은 업무에서 배제받기 하루 혹은 이틀 전이라고 한다"라며 "그러니 (김 수사관이 이 첩보보고를 제출한 때는) 10월 31일이거나 11월 1일이다"라고 추정했다.

김 대변인은 "김 수사관의 주장이 맞든, 반부패비서관실의 주장이 맞든 그가 올린 첩보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건지는 여러분이 판단해 달라"라며 "기자들이 제일 부끄럽고 창피해 하는 것은 남의 기사를 베끼는 것이다, 하물며 첩보를 다루는 사람이 이런 식의 첩보를 올리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생각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럼 <조선>은 <동아닷컴> 기사를 몰랐나?"

또한 김 대변인은 "그럼 <조선>은 몰랐나?"라며 "여러분들이 <동아닷컴>에 실려 있는 기사를 한 번 검색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한번 비교해주기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김 대변인은 "그 10월 14일자 기사를 보면 이런 사진이 실려 있다, 오늘 아침 신문(<조선>)에 난 사진과 흡사한 사진이다"라며 "거기에 이강래, 우제창 두 분이 등장하고, 이 사진 캡션에는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우제창 테쿰 대표가 지난 6월 22일 하남휴게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한 교회 커뮤니티에 올라와 있었다. 현재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라고 써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10월 14일에 이미 이 교회 커뮤니티에 있던 사진이 없어진 상태라면 오늘 <조선>에 난 기사도 이 사진을 이용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식적인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니 저한테 '급이 맞지 않는다' 이렇게 나무라지 말고 언론인 여러분들이 다 같이 이제 더 이상 급이 맞지 않는 일을 하지 말자"라며 "그걸 데스크에게도 좀 간곡히 말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태그:#동아닷컴, #조선일보,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 납품비리 의혹, #우제창, #이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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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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