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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령터널(함북 명천-내포 사이)
 피자령터널(함북 명천-내포 사이)
ⓒ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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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에서 북도로 가는 데 눈이 내렸다. 눈이 무릎까지 쌓였다. 함경북도 온도는 영하 16도였다. 철도는 깨끗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의 조사를 위해 북측 관계자가 모두 치워둔 것.

남측처럼 제설 장비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일정 구간마다 철길을 관리하는 소대가 있었다. 소대 사람들이 50~60cm 쌓여있던 철도 위의 눈을 치우며 조사를 도왔다. 그뿐이 아니었다. 북측 조사단은 눈길에 먼저 발자국을 내서 남측 조사단이 따라갈 수 있게 했다. 곳곳에서 북측의 배려가 느껴졌다.

1200m 교량을 함께 걷다

지난 11월 3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남북 철도 공동조사단은 일출을 함께보다 눈길을 걷기도 했다. 개성부터 신의주를 지나는 경의선부터 분단 이후 처음 남측에 공개된 동해선까지 남북 철도의 연결을 꿈꿨다.

이번 공동조사에 참여한 통일부 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북측 관계자와 함께 한 시간을 전했다. 북측은 조사단이 함흥, 청진, 원산 등 북측의 공장과 기업이 밀집돼 민감할 수 있는 대도시를 지나도 별다른 거리낌이 없었다.

경계심 없이 조사에 함께 했던 남북 공동조사단은 나진의 해변 역인 명호역서 일출을 함께 보기도 했다. 떠오르는 해처럼 남북 철도의 미래도 밝을 거라는 덕담도 주고받았다. 청천강에서는 하필 비가 내렸다. 1200m 길이의 교량을 단원들이 우비와 우산에만 의지해 건너기도 했다.
 
두만강철교 남북공동조사단
 두만강철교 남북공동조사단
ⓒ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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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장 터널을 함께 걷기도 했다. 동해안 지역 광주령차굴은 무려 4531m, 남북 공동조사단원들은 터널 내부를 한 시간 반 이상 같이 걸었다. 개인적 이야기에서부터 역사, 남북관계 등 여러 이야기를 털어 놨다.

공동 조사단은 남측이 28명, 북측도 비슷한 수인 30여 명이었다. 남측에서는 공공기관‧민간 소속 기술자 21명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북측에서는 철도협력 분과회담에 나왔던 김창식 철도성 대외사업국 부국장이 단장을 맡았다. 계봉일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국장 등도 조사단에 참가했다.

이들은 모두 열차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며 함께 움직였다. 남측 조사단원은 남측 침대차에서 자고 식사는 북측에 실비로 정산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통일부 관계자에 따르면, 남북 공동조사단은 오전 오후를 나눠 필요한 구간들을 살폈다. 급곡선구간부터 교량과 터널을 보고, 역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하루에 100km씩 이동하는 여정이기에 모든 역을 방문할 수는 없었다.

남북 철도 현대화, 다시 만나 논의해야
 
나진 혼합궤(표준궤, 광궤)구간
 나진 혼합궤(표준궤, 광궤)구간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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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 선봉 공업지대가 많은 동해선은 러시아와 화물 중심으로 운행을 하고 있었다. 경의선의 경우 평양, 신의주, 선진, 심양, 북경으로 이어지는 곳에 수요가 있어 중국과 연결되기도 했다.

남북의 철도가 연결된다면 어떤 변화가 가능할까. 이 관계자는 "동해선이 연결되고 경의선이 현대화되면, 철도를 통해서 모스크바, 동북 삼성까지 물류를 보낼 수 있다"라며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남북이 꿈꾸는 현대화의 수준은 아직 협의 중이다. 이번 조사는 개략적인 북측 철도의 상황을 보는 게 목적이었다. 노후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노선을 어느 수준의 현대화로 할 것인지 협의할 부분이 많이 남았다. 정밀 조사 일정도 구체적 협의도 다시 만나 논의해야 한다.

서로 남북 철도 현황에 대한 자료 요청도 했다. 북측은 남측 철도의 기술적인 부분, 운영 현황과 운영 규정을 궁금해했다. 자료를 공유하며 남북 철도의 미래를 고민하기로 했다.

태그:#남북철도, #현대화, #동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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