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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연이 태안주민들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석도에 미사일 시험장 건설을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
▲ 국방과학연구소가 미사일 시험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충남 태안의 석도 국과연이 태안주민들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석도에 미사일 시험장 건설을 위한 수순에 돌입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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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이하 '국과연')가 안흥시험장으로 인해 소음, 진동, 어업 피해를 입고 있는 충남 태안주민들의 절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근흥면 석도 미사일 시험장 건설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과연은 태안군과 충청남도가 해양수산부에 제출한 석도 미사일 시험장 건설 관련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반영에 대한 반대의견에 대해 협의, 검토한 결과를 해양수산부에 제출하면서 다시 석도 시험장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선주협회와 낚시어선협회 등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자가 단독으로 입수한 'S시설지구 건설사업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반영 관계기관 추가 협의‧조치 결과' 자료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는 충청남도와 태안군, 태안군의회, 성일종 의원실, 김종대 의원실의 검토의견에 대한 조치결과를 해양수산부에 제출했다.

특히, 해양수산부가 충남도를 통하지 않고 태안군에 직접 보낸 공문은 비공개 문서로 되어 있어 해양수산부가 국방부의 S시설지구 건설사업을 승인해주기 위한 절차를 밟아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낳고 있다.

해당 문건에는 충남도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한 주민 사전 설득을 전제한다는 협의‧검토의견에 대해 국과연은 지난 9월 12일 근흥면이장단 등 21명에게 사업추진경위 및 내용 설명, 질의응답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고 조치결과로 제시했다. 하지만, 당시 근흥면이장단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는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이유로 직접 피해의 당사자가 될 선주와 어민들로부터 강한 저항을 받기도 했다.

태안군이 제출한 자연환경 및 해양생태계, 어로행위, 관광레저, 군 중장기발전계획 지장 초래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군수와 군 해양수산과에 방문해 협의한 결과 '국방사업추진 필요성과 당위성은 원칙적으로 인정하지만, 단 주민의견을 추가 수렴해 해소할 것과 해양환경정화사업 추진, 어장자원조성사업 지원방안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선주협회와 어촌계, 낚시협회 등과 추가 주민간담회 및 의견수렴을 하고 해저낙하물 수거작업 용역을 연간 15~20회 정도 지속 추진하는 등 현안문제의 단계적 추진을 조치결과로 내세웠다.

태안군의회의 반대입장 표명에 대해서는, 협의한 결과 '국방사업 추진 필요성 및 당위성은 원칙적으로 인정하면서 군의회의원 대상 사업설명의 필요성과 주민간담회가 필요하다'고 협의했으며, 조치계획으로 사업설명과 주민간담회를 예정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성일종 의원실에는 'S지역 연구시설 건설사업 추진 현황'에 대해 대면보고한 것으로 조치결과를 냈으며, 김종대 의원실에서 요구한 국정감사 자료인 ▲시험장 건설 추진 현황 ▲주민의견 수렴절차 ▲자연환경 및 생태환경파괴 예상 대비책 ▲어선조업 및 선박항로 사고방지책 등에 대해서는 대면보고와 요구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가 해수부에 낸 조치계획의 골자는 실제적인 피해주체가 될 선주와 어민 등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와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다.

<오마이뉴스>의 단독 보도 이후 자칫 석도 미사일 시험장이 슬그머니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향후 공론화 과정까지 이끌어 낸 셈이다.

해양수산부, 태안군에 14일까지 의견 제출 공문 비공개로 시달한 이유

한편, 해양수산부는 오는 14일까지 국과연이 제출한 조치계획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지난 6일자로 태안군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태안군은 관련부서와 태안군의회, 근흥면 등에 협조공문을 보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특히, 안흥시험장이 위치한 근흥면에는 석도 미사일시험장 건설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주와 어민들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을 협조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선주와 어민들이 어떠한 의견을 제출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열린 근흥면이장단을 대상으로 한 주민설명회 당시 일부 이장들이 반대 의견을 표명한 바 있으며, 본지의 단독 보도 이후 태안군선주연합회와 태안군낚시어선협회에서도 반발하며 반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태안군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이번에 내려온 공문은 해양수산부에 S시설 건설 관련해 인허가를 신청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가 제출한 조치계획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미 태안군에는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 승인신청은 했지만 군에서 군의회 의견을 취합해 반대 의견으로 종합의견을 냈는데 이에 대해 국과연이 조치계획을 해수부에 제출해 이에 대한 추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군의회와 근흥면 등에 협조공문을 보내 11일까지 의견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면서 "군의 입장에서는 군의회와 근흥면의 의견을 수렴해보고 반대의견이 있으면 그에 따른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반대의견이 있는데 군에서만 찬성 입장을 보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고 있는 석도 미사일 시험장 건설은 유도무기 비행시험 능력 확보를 위한 신규 시험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사업대상지로 충남 태안군의 석도와 전남 신안군의 만재도가 선정됐다.

이에 국방과학연구소는 2016년 9월 석도 소유권 등기 이전을 시작으로 2017년 8월에는 국방부로부터 S시설 기본설계 심의 승인을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중앙연안심의위원회로부터 '무인도서관리유형' 변경 심의가 완료돼 석도 개발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공유수면매립 기본계획과 관련해 태안군과 태안군의회, 충남도가 부적합 의견을 내면서 일단 제동이 걸렸고, 지난 9월 12일 근흥면이장단을 대상으로 슬그머니 주민설명회를 연 사실이 본지를 통해 보도되면서 태안군선주연합회와 태안군낚시어선협회의 강한 반발에 발목이 잡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군수와 군의회의장 등의 면담을 통해 협의‧조치결과를 보완한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11월 22일 중앙연안위원회 심의안건으로 공유수면 매립기본계획의 상정을 요청하는 한편 12월 4일에는 사전재해영향성검토(개발사업) 협의결과를 행안부에 보완 요청하면서 다시 본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앞으로 군의회와 어촌계, 선주협회, 낚시협회, 유어선협회를 대상으로 한 주민간담회를 개최하는 한편 내년 1월 중 예정인 해수부의 매립기본계획수립 연안관리위원회 심의와 대산지방해양수산청의 공유수면 해역이용협의, 국방시설본부로부터 국방‧군사시설사업 실시설계 승인 신청 후 실시계획 승인을 득하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공사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국방과학연구소, #석도, #만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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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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