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스페셜 '너의 손이 빛나고 있어'

KBS스페셜 '너의 손이 빛나고 있어' ⓒ KBS

   
지난 6일에 방송한 KBS 1TV의 < KBS스페셜 >은 제목부터 너무나 시(詩) 같았다.
 
'너의 손이 빛나고 있어'
 
과연, 무슨 내용이기에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매우 궁금했다.
 
 
 농인 뮤지컬 극단 '난파'

농인 뮤지컬 극단 '난파' ⓒ KBS

 
 농인과 청인이 함께 즐기는 뮤지컬

농인과 청인이 함께 즐기는 뮤지컬 ⓒ KBS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에 하나뿐인 농인 뮤지컬 극단 '난파' 와 그 단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난파의 뜻은 '나는'이라는 의미의 '난'과 '할 수 있다'는 의미의 '파' 가 합쳐져 만들어진 합성어이다. 그들은 예술로써 농(聾) 문화와 농인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농인과 청인(聽人)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다.
 
 
 2016년 8월 한국수화언어법이 시행됨

2016년 8월 한국수화언어법이 시행됨 ⓒ KBS

 

이 다큐에서는 어른인 나에게도 생소한 단어가 등장하는데 바로 농인, 청인 그리고 수어(手語)이다. 청인은 농인(청각장애인)의 반대어로,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또한, 여태껏 수화(手話)라고만 알고 있었던 농인들의 언어를 '수어'라고 하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2016년 8월 한국수화언어법이 시행되었고, 농인들의 고유 언어인 '한국 수어'는 대한민국의 공용어로 한국어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 받았다.
 
 
 올해 이주림씨는 난파의 배우가 됐다

올해 이주림씨는 난파의 배우가 됐다 ⓒ KBS

 
 
 이제 막 꿈을 찾아가는 길로 들어선 이주림씨

이제 막 꿈을 찾아가는 길로 들어선 이주림씨 ⓒ KBS

 

다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주림씨는 한 제약회사에서 4년째 제품을 포장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자주 자신의 삶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런 그녀에게 올해 시작한 뮤지컬 배우로서의 활동은 꿈을 찾아가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어린 시절 청인들에게 상처받았던 김승수씨

어린 시절 청인들에게 상처받았던 김승수씨 ⓒ KBS

 
 
 현재 김승수씨는 영화감독이 꿈이다.

현재 김승수씨는 영화감독이 꿈이다. ⓒ KBS

 
 
또 다른 주인공은 김승수씨다. 그는 과거에는 청인들을 매우 싫어했다. 어릴 때부터 신체적 차이로 동네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으며, 점점 쌓여가는 상처는 분노로 바뀌었다. 그는 단지 농인이라는 이유로 왜 무시와 차별을 받으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서 농인을 잘 알고, 이해해주는 청인을 만나면서, 청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그들에 대한 분노가 해소되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영화감독을 꿈꾸고 있다.
 
 
 농인들에게 수어 뮤지컬은 쉬운 일이 아니다

농인들에게 수어 뮤지컬은 쉬운 일이 아니다 ⓒ KBS

 
 
 가장 어려운 일은 박자를 맞추는 일

가장 어려운 일은 박자를 맞추는 일 ⓒ KBS

 
 
농인이 뮤지컬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 이유는 첫째, 한국어 대사와 가사를 수어로 바꿔야 한다. 수어의 문법이 한국어 문법과 다르고, 한 문장을 농인마다 다르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건 박자를 맞추는 일이다. 농인 배우들은 음악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손 박자에 맞춰 음악에 맞게 수어로 노래해야 한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음성 통역 배우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는 청인 관객들을 위한 것으로 음성 통역 배우들은 농인 배우의 수어에 맞춰 음성으로 연기를 한다.
 
 
 농인 뮤지컬 배우들의 열정

농인 뮤지컬 배우들의 열정 ⓒ KBS

 
  
 힘든 생활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

힘든 생활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 ⓒ KBS

 

배우들은 각자의 생업(生業)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뮤지컬 연습을 하러 모인다. 무엇이 이들에게 이런 열정을 주는 것일까. 아마 그들에게 이 뮤지컬은 변할 것 같지 않은 일상을 버티게 해주는 희망 혹은 해방구이지 않을까. 그들은 뮤지컬 활동을 통해 차별이 존재하는 이 사회에서 그들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드디어 공연 시작

드디어 공연 시작 ⓒ KBS

 
 
 뮤지컬은 드디어 관객을 만났다

뮤지컬은 드디어 관객을 만났다 ⓒ KBS

  

오랜 시간 연습 끝에 난파 10기의 공연은 '농인과 청인' 관객들을 만났다.

 
 오랜 기간 준비한 난파 극단의 공연

오랜 기간 준비한 난파 극단의 공연 ⓒ KBS

  
 
 모두의 손이 빛나는 시간

모두의 손이 빛나는 시간 ⓒ KBS

 
 
모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다큐를 보았다. 나는 감히 장애라는 표현을 쓰지 않겠다. 단지, 약간의 신체적 차이가 있는 것 뿐이다. 나는 세상의 차별 속에서 더 당당하게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위로를 하는 것이 아닌, 도리어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다큐멘터리처럼 세상에 분명 존재함에도 소외된 소수의 사람들이 조금 더 밖으로 보여지길 바라본다. 서로를 알게 되고, 서로를 이해하게 될 때 차별의 벽은 조금씩 낮아져서 결국 사라질 것이다.
KBS스페셜 너의손이빛나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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