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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오성운동은 좌파 포퓰리즘 운동(정부집권을 추구하지만 정당으로 명명되는 것을 거부함)으로, 올해 3월 총선에서 단일 정당 최다 득표율인 32%(상원 32.5%, 하원 32%)를 기록해 우파 포퓰리즘 정당인 동맹당과 연합 정부를 구성했다. 

지난 10월 11일 국제전략센터와 정의당 서울시당 세계진보정당연구모임에서 피노 카브라스 오성운동 의원과 화상,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8년부터 오성운동 의원이 된 그는 외교와 재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럽평의회 의원 회의의 이탈리아 대표로 선출되기도 했다. 

집권 경험이 있는 유럽의 진보정당 중 하나인 오성운동 소속 의원과 이야기 나누며 우리가 배울 교훈은 무엇인지, 유념해야 할 과제는 어떤 게 있는지 알아봤다. 1부(
피노 카브라스 의원 인터뷰 ①)에 이은 2부는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기자말

"직접 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 상호 보완될 수 있다"
 
국제전략센터와 정의당서울시당 세계진보정당연구모임에서 피노카브라스 오성운동 의원과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후 의원과 찍은 단체사진
▲ 피노 카브라스 의원과의 화상인터뷰  국제전략센터와 정의당서울시당 세계진보정당연구모임에서 피노카브라스 오성운동 의원과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후 의원과 찍은 단체사진
ⓒ 국제전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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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성운동(약칭 M5S)은 참여 민주주의의 공간을 어떻게 만드는가? 

"시민참여는 M5S의 공적 부문과 정치적 동력의 근간을 이룬다. 처음부터 시민들이 M5S에 참여하고 M5S가 시민들과 가까워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런 점에서 온라인 플랫폼인 루소(Rousseau)가 역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루소 플랫폼의 주요 기능은 다양한 선거(이탈리아 의회선거, EU 의회 선거, 지방 선거 등) 관리와 회원들이 M5S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루소 플랫폼에 등록한 회원들은 법안을 제안할 수 있고, 특정 주제에 대한 M5S의 정치적 입장을 규명하거나 안건에 투표할 수 있다. 누구나 루소에 접속할 수 있지만 M5S의 회원만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루소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능은 단연코 '렉스 이스크리티(Lex Iscritti)'이다. 이 기능을 통해서 회원들은 이탈리아 의회, EU 의회, 지방 정부에서 발의될 수 있는 법안을 제안할 수 있다. 다른 기능을 통해서는 M5S의 의원이 의회나 지방 정부에서 발의할 법안 초안을 작성하는 토론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도 M5S가 정권을 잡으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사결정 참여를 위한 주요한 계획들을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직접민주주의의 주요 수단으로 정족수가 없는 국민투표 발의 제도를 도입했다. 국민투표 발의 제도는 대의 민주주의의 원칙과 모순되지 않고 오히려 의회에 중요한 역할을 부여한다.

즉, 스위스 모델에 기반한 이 제도는 국민이 직접 국민투표를 제안할 수 있고 이에 대해 의회가 '역제안'을 할 수 있다. 입안추진위원회가 의회의 역제안을 수용하면 국민투표는 진행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도구로 정치-제도적 논쟁이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직접 민주주의와 대의 민주주의가 서로 상호보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M5S는 정책 결정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있는가? 사람들이 정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어떻게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고 있는가? 
"지역에서 정부가 진행하는 공공 사업에 대한 공청회 사례를 보자. 현재 공사청부계약약관(Code of Contracts)에는 지역 공동체가 사회간접자본 건설 사업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공청회를 열도록 한다. 우리는 이러한 조항이 실제로 효과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의사결정 과정에 시민의 참여를 독려하는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시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결실있는 토론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문제이다. 또한 이러한 정보가 있다면 공공 사업이 시작된 이후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중간에 사업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시민들과 토론하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 요즘 단일 공공 사업의 경제적 한계선이라는 면에서 공청회는 개선되어야 한다. 이 경우에도 직접 민주주의는 참여하는 모든 주체에게 이익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선거 기간 동안 이탈리아 전역을 돌면서 불안정한 노동자, 기업인, 자영업자, 노동조합을 비롯해 많은 단체와 사람들을 만났다.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고 이를 시행하기 위함이었다. 온라인을 통해서 정보와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람들의 '오프라인' 생활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 시민들이 긴급하게 필요한 것은 이 '오프라인' 생활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정 상황에 따라 정보 수집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균형있게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M5S의 민주주의 확산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인터넷이다. M5S는 어떻게 기술을 사용하여 민주주의를 확장하는가?
"의사결정 과정에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는 M5S의 정체성과 직결된다. 현재 우리는 직접민주주의적 수단을 통해서 대의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 목표는 민중의 특권으로서의 주권을 보장하는 것과 주권 침해를 막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술은 지금까지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온라인 플랫폼 루소는 다른 정치 현장에 비해 독특하고 점점 더 혁신적인 특징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기술과 네트워킹과 관련해서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에 많은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무료, 확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 '가짜뉴스' 해결책"

- 최근 한국에서 가짜 뉴스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M5S는 잘못된 정보를 어떻게 다루는가?
"주류 언론은 오랫동안 그들이 원하지 않는 뉴스나 생각에 '가짜'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득권의 이익에 부합하는 주류언론은 현실을 왜곡하거나 사실을 조작해서 거짓 정보를 양산해내고 있다. 사실 '가짜 뉴스와의 전투'는 진실이라는 미명으로 아주 다루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언론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특정 세력이 숨어 있다는 것을 보기 쉽지 않다. 사실 최대 언론 그룹이 '진실의 길'의 선봉에 선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반대로 M5S는 무료이고, 널리 확산시킬 수 있고, 누구나 접근가능한 정보야말로 기득권 언론의 거짓 정보와 거짓 선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해결책이라 생각한다." 

- 회원들과 사회운동은 어떻게 선출직 의원들을 비판하고 통제할 수 있는가?
"루소라는 온라인 플랫폼은 우리를 대변하는 의원들이 그들의 행동에 대해 유권자의 반응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루소에는 의원들의 공무상의 행위가 공개되어 있고 시민들은 그들의 활동을 감독하고 저지할 수 있다.

혹자는 직접민주주의가 공공관료의 책임감을 저해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직접민주주의는 시민이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인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입법부에 시민이 개입할 수 있으면 정치인들의 주목표를 정당의 이익보다는 공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시민의 통제가 선거 시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의사 결정 과정 전반으로 확대된다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훨씬 쉽게 된다." 

- 집권 후 M5S는 어떻게 풀뿌리운동의 성격을 유지하는가?
"우리는 우리의 뿌리인 풀뿌리 운동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루소 플랫폼을 통해서 법안을 토론하고 많은 시민들이 정부에 법안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제안들을 그저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거 운동 기간동안 가졌던 풀뿌리 운동의 성격은 정권을 잡으면서 오성운동의 정치 행동의 중심에 자리잡았다. 이는 우리의 통치계약(Contract of Government)의 강령에 통합되었고 이러한 강령이 있었기 때문에 의회에서 신뢰를 획득한 것이다. 그리하여 정부는 분명하고, 폭넓고, 세밀한 강령을 기반으로 행동할 수 있고 대중의 뜻을 온전히 반영하면서 풀뿌리 성격을 유지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국제전략센터 홈페이지(goisc.org)에도 게시되었습니다.


태그:#오성운동, #이탈리아, #참여민주주의, #풀뿌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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