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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현지시간) 다음 방문지인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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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긍정적인 신호가 관측됐다. 1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에서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뉴질랜드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답방'에 "가능성이 열려 있다"라고 답한 것.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할 경우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그 메시지를 전해달라는 당부를 저한테 하기도 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지난 9월 평양선언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남한 사회의 뜨거운 화두였다. 보수야당은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데 말도 안된다'는 식으로 반대했고, 또다른 쪽에서는 시민들이 환영단을 만들어 '평화 체제 구축'을 바라기도 했다. 

'대변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남북 관계. 앞으로 남북관계가 발전함에 따라 폭 넓은 교류와 함께 많은 사람들의 방북 역시 예상된다. 북한과의 본격적인 교류를 앞둔 지금,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우리는 북한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북한을 제대로 이해할 준비가 돼 있는가'다.

북한, 선입견, 악마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생중계로 시청한 우리는 새로운 시각으로 북한을 보게 됐다. 북녘의 동포들이 우리가 이제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북한에 대한 안좋은 선입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그런 편견을 품고 북한을 방문하거나 북한의 문화를 접할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시각을 더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 편견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북한의 악마화'다. 나는 그동안 우리가 북한에 대한 가짜뉴스 그리고 '말도 안되는' 반공교육에 의해 철저히 세뇌돼 왔다고 본다. '누구 누구가 처형됐다' 등의 가짜뉴스는 새삼 언급할 것도 없다. 지금도 가짜뉴스는 여전히 생산되고 있다.

엉터리 반공교육도 '북한의 악마화'에 큰몫을 했다. 자식이 부모를 신고해서 잡혀 가게 한다든가, 농부들이 일하는 밭에 인민군이 총대를 메고 감시한다든가, 탈북자 가족은 수용소로 보낸다든가 등이 바로 그것이다.
 
 평양의 맥줏집.
 평양의 맥줏집.
ⓒ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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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방문했을 당시 나는 북한의 한 맥줏집에서 그곳을 찾은 주민들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한 분이 내게 "우리는 남조선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데 남조선 동포들은 북조선을 좋지 않게 보는 것 같습니다. 대체 왜 그렇습니까?"라고 물었다. 나는 '반공교육'이 그중 하나라고 전하면서 남한의 반공교육에 대해서 말해줬다. 내 이야기를 듣던 평양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남조선 정부가 그런 교육을 시키는 것은 뭐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그런 말을 듣는 남조선 동포들이 그걸 믿는다는 게 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니 어떻게 자식이 부모를 신고하고, 일터에서 인민군이 총을 메고 일하는 사람들을 감시하다니,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이런 말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습니까."

나는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도 예전엔 그렇게 믿었기 때문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몇몇 탈북자들 또한 '북한 악마화'에 함께한다. 나도 그런 방송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 물론 일부 맞는 말도 있다. 북한의 풍습이라든가, 학교생활이라든가, 힘들었던 '고난의 행군' 시절 이야기라든가... 사실에 기초한 이야기들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것들이 구체적으로 확인이 안 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떤 탈북자가 인터넷 방송에서 "북송된 장기수들이 생계를 위해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라는 말을 한 것도 봤다.

자신이 '브로커에 속아 한국에 왔다'면서 북한으로 돌려 보내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탈북여성 김련희씨. 그는 인터넷 방송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탈북자 친구가 한 종편의 탈북자 출연 프로그램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습니다. 평소 그는 탈북자들이 출연하는 방송을 싫어하고 있던 터라 '자신은 말을 잘 못한다'는 핑계를 대고 거절했답니다. 그랬더니 방송국에서 하는 말이 '작가가 써 주는 대로 하면 된다'길래 '나는 머리가 나빠 대본을 외우지 못한다'며 거절했습니다."

연락온 탈북자 "누군가는 북한의 좋은 점도..."
 
 평양의 여성(2013년 8월 19일 촬영).
 평양의 여성(2013년 8월 19일 촬영).
ⓒ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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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북한기행문을 연재할 때였다. 방송에서 북한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던 유명 탈북자 두 분이 연락을 해왔다. "신 선생님, 방송에서 탈북자들 하는 말 신경쓰지 마시고 계속 좋은 글 써주세요, 항상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북한의 좋은 점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말해줘야 하는데 저희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지금 그 일을 하고 계십니다"라며 고마워 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의해 오도돼 있으며, 이것이 북한을 이해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위원장인 김진향 전 카이스트대 교수는 이를 두고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은 없다"라고 표현한다. 나도 강연 제목으로 이 말을 인용하곤 한다.

'국가보안법' 역시 북한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 사실 그대로 말하는 것도, 만일 그것이 북한에 대해 긍정적일 경우 국가보안법 위반이 된다. 나만 하더라도 "대동강맥주가 맛있다"라는 개인의 취향, "북한의 핸드폰 수가 수백 만이다, 북한의 강물이 깨끗하다"는 팩트를 말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강제 출국에 5년 간 입국금지를 당했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나는 우리가 북한에 관한한 진실로부터 철저히 차단돼 왔다고 생각한다. 남한은 인터넷이 최고로 발달한 나라 중의 하나인데 북한에 대해서는 어쩌면 이렇게 철저히 모를 수가 있는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북한에 대해 있는 그대로 알아야 한다. '북녘의 동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음악을 들으며, 무슨 영화를 보며, 무슨 음식을 먹고, 무슨 옷을 입고, 무슨 일을 하고, 아이들은 어떤 모습이며' 등등. 그리고 북한에 대해 있는 그대로 알고 있다고 해도 우리와는 많이 다른 북녘의 모습을, 틀린 것이 아닌 다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문화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결혼식 하고 참배를?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결혼식을 마친 부부가 혁명열사능을 참배하고 있는 모습(2012년 5월 10일 촬영).
 결혼식을 마친 부부가 혁명열사능을 참배하고 있는 모습(2012년 5월 10일 촬영).
ⓒ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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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 북한을 여행했을 당시 우리와 다른 면을 보고 거부반응을 일으킨 적이 많았다. 한번은 '혁명열사능'이라는 북한의 국립묘지를 관람할 때였다. 결혼식을 마친 신랑 신부가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를 하고 있었다.

안내원 말에 의하면 "식을 마친 신랑 신부는 피로연을 갖기 전에 지도자의 동상을 찾아 먼저 인사를 드리고, 혁명열사능을 찾아 참배를 한다"는 것.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결혼식이 끝난 후 피로연을 하기 전에 '국가지도자 동상을 찾아 절을 하고, 국립현충원에 가서 참배를 하는' 식이다.

내가 당시 이를 보고 어떻게 느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그후 여러 차례 더 북한을 여행하고 나서야 비로소 북녘 동포들의 이러한 모습을 그들의 특유한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조선로동당 창건 기념 대공연(2015년 10월 10일 촬영).
 조선로동당 창건 기념 대공연(2015년 10월 10일 촬영).
ⓒ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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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예를 들자면, 음악이다. 많은 북한의 아름다운 노래나 웅장하고 훌륭한 연주곡들이 대부분 지도자나 조선로동당 또는 조국 등을 주제로 한 곡들이다. 우리들에게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주제들이다. 

지난번 남쪽에 왔던 삼지연 악단이 연주한 북한 노래들은 정치색이나 이념을 내포하지 않은 곡들로, 아마도 남과 북이 합의해 선정한 노래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을 방문하면 정치적·이념적인 음악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대부분이 그런 노래나 연주들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갖기 보다는, '음악의 한 장르로 이해한다'는 마음을 갖고 대하는 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만일 우리의 잣대로 북한을 바라보고 판단한다면 남과 북은 영원히 화합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는 북녘의 동포가 남한을 바라보는 자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지난 7년간 아홉 차례에 걸쳐 북한의 방방곡곡을 다니며 느낀 것이 있다. 통일은 정치적인 접근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지난 수십 년간 남과 북 사이에는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선언' '10.4 선언' 등, 당장이라도 통일이 될 것만 같은 합의와 선언이 있었다. 하지만 그 합의대로 이뤄진 것은 별로 없다. 오히려 정권이 바뀌면 그 모든 합의서와 선언문은 휴지 조각이 되고, 이전보다 더 분단을 고착시키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있는 그대로의 북한
 
'옷 젖을라' 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남-북 정상 부부가 백두산 천지를 오른 가운데, 김정숙 여사가 산책 도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리설주 여사가 김정숙 여사 옷이 젖지 않도록 잡아주고 있다.
▲ "옷 젖을라" 남북정상회담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남-북 정상 부부가 백두산 천지를 오른 가운데, 김정숙 여사가 산책 도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리설주 여사가 김정숙 여사 옷이 젖지 않도록 잡아주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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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명한 9.19합의 중 '군사적 긴장완화'가 제일 큰 합의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그 합의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합의가 조국의 평화통일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잘 알지도 못하고, 실감하지도 못한다.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통일이 올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한 것은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백두산에서 팔장을 끼고 다정히 천지로 걸어가는 모습, 김정숙 여사의 옷이 천지물에 젖을까 싶어 리설주 여사가 김정숙 여사의 옷자락을 잡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천지에서 서로 잡은 두 손을 높이 치켜올리는 그런 모습들이다. 

물론 조국 한반도의 미래를 위한 남과 북의 정치적 합의가 우선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활발한 민간교류가 동반돼야 하며, 이를 통해 남과 북이 가까워 지는 기나긴 과정을 먼저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민간교류에는 경제교류도 포함된다. 남과 북이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왜냐하면, '먹고사는 일'에 대해서는 남과 북 사이에 큰 이견이 없으며, 남과 북 양쪽 모두 쉽게 동의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통일은 경제에서 비롯될 거라고 믿고 있다. 5년간 개성공단에서 살았던 김진향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위원장은 "개성공단에서는 매일 매일 통일이 이뤄지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남과 북이 경제공동체를 완성해 낼 때 통일도 함께 찾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왕래가 잦으면 마음이 열린다. 사진은 북한의 둘째 수양딸과 함께 찍은 사진(2015년 10월 13일).
 왕래가 잦으면 마음이 열린다. 사진은 북한의 둘째 수양딸과 함께 찍은 사진(2015년 10월 13일).
ⓒ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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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다방면에 걸친 민간교류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려면 위에서 언급했듯이 북한에 대한 허위 왜곡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알아야 하며 북녘 동포들을 문화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 이해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닌, 사랑을 품고 가슴으로 하는 이해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남과 북의 동포들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통해 변하려야 변할 수 없는 민족적 정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은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 가슴은 남과 북 그리고 해외동포 모든 이들의 가슴이다. 남녘동포, 북녘동포, 해외동포의 고통이나 행복에 우리 모두 슬픔의 눈물을 함께 글썽이고, 기쁨의 눈물을 함께 흘릴 때 온 겨레가 원하는 통일이 우리 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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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음대 졸업.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음악박사. 전직 성악교수 이며 크리스찬 입니다. 국적은 미국이며 현재 켈리포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첫 북한여행 이후 모두 9차례에 걸쳐 약 120여 일간 북한 전역을 여행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들 그리고 북한여행 중 찍은 수만 장의 사진들을 오마이뉴스와 나눕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