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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김창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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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시'는 전라도 사투리입니다. 겨우, 간신히, 어렵사리 등의 의미입니다.

월간 <전라도닷컴>은 2002년 3월에 웹진으로 시작하여 2018년 12월 현재까지 죽을 힘을 다해 1000개의 섬과 32 지자체, 장터, 들녘, 마을 고샅... 구석구석을 누비며 남도의 역사와 문화, 멋과 맛, 애환과 흥, 민초들의 이야기를 200회나 중단없이 써온 향토 잡지가 있다.

언제가 제일 힘들었냐?는 질문에 항상, 매번 힘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힘들지 않았던 때는 없었다. 포도시 죽을 힘을 다해 여기까지 왔노라며 터져나오는 눈물을 꼭 참으며 애기하는 황풍년 편집장을 보며 그들의 소명과 함께하지 못했던 죄스런 생각이 들었다.

전라도 이야기를 구성지고 맛깔스럽게 써온 남신희 작가는 포도시란 말이 처음에는 피상적이었고 남의 이야기만 같았고 얇은 뜻이었는데, 전라도 어머니들의 질긴 삶을 보며 어떤 어려움도 온몸을 던져 긍정적인 맘으로 헤쳐나온 오진 생명력을 본 후에는 포도시란 그 말의 깊이가 얼마나 장한 말인지를 이제야 조금은 알겠노라 했다.

그들이 만났던 분들은 바로 우리를 인간답게 반듯하게 설 수 있도록 해주신 우리들의 어무니고 아부지였다. 그들이 걸었던 고샅 길은 우리들의 유년의 꿈이 담겨 있던 곳이었고, 친구와 선후배를 만나고 영향을 받고 내림하였던 곳이다. 그들이 받았던 밥상은 할머니, 어머니가 차려주시며 "체할라 많이 묵어라!" 등을 다듬어 주던 따뜻하고 귀한 정 덩어리였다.

남도의 어머니, 아부지들이 주인공이었고, 전국에서 응원하며 힘을 보탠 5천여 명의 유료 독자는 든든한 조력자였다. 뻔 한 잡지사의 살림살이로 몇 번의 폐간 위기가 왔을 때 십시일반 돈을 모아 손에 쥐어주며 "중단하면 안 된다, 우리들의 얘기를 써 달라"고 부탁하며 격려했던 눈물나게 고마운 참여자들의 덕이기도 하다.

발간 200회 기념 행사장에서 만난 귀 맑고 마음 따순 독자님들은 모두 이웃 같았고, 한동네서 같이 살았던 고향 사람들 같았다. 여기까지 힘겹게 온 것이 내 일처럼 자랑스럽고 더 마음 주지 못해 죄송해 하는 마음 여린 사람들이었다.

진매마을 김도수 시인은 딸에게 매달 한 권씩 선물했고, 본인도 구독하여 합 400권을 온전히 소장하고 있노라 했다. 이렇게 말없이 응원해 준 눈맑은 독자님들의 덕으로 어렵사리 200번의 걸음을 뗀 <전라도닷컴>!

인문, 예술과 문화는 미래의 가치이며 위기의 지방 소멸을 대처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임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노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 청장년의 이탈, 애들 울음 소리가 사라져 버린 마을... 이런 난제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은 이야기이다.

그곳에 가야 맛볼수 있는 맛, 전경, 그곳 사람들의 말과 삶의 애환, 멋... 이런 향토적인 것들이야말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며 인문이 되는 시대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6년 동안 지켜온 민초들의 이야기는 남도의 유산이며 국가적 재산이기도 한 것이다. 수십, 수백억을 들여 지은 문화회관의 썰렁함과 허접함보다는 <전라도닷컴> 200권의 기록이 더 값지다 할 것이다.

어렵기는 매 마찬가지겠지만 <전라도닷컴>이 500호, 1000호 잔치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때는 오늘처럼 죄스런 마음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민초들을 하늘처럼 받들고 그들의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받아 이어갈 황풍연 편집장님과 편집진 어려분, 지치지 마시고 지금까지 해 온 것 처럼만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눈 맑고 가슴 따순 1만 독자를 기다립니다. 같이 가면 멀리 갑니다. 항꾼에 가면 따뜻합니다.

<전라도닷컴 200호, 아시아문화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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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아래, 섬진강가 용정마을로 귀농(2014)하여 몇 통의 꿀통, 몇 고랑의 밭을 일구며 산골사람들 애기를 전하고 있는 농부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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