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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최고급 초대형 세단 G90.
 제네시스의 최고급 초대형 세단 G90.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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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30일 오전, 소양강댐을 향해 서울춘천고속도로 2차선을 달리고 있었다. 왼쪽 사이드 미러를 통해 추월차로인 1차선에서 검은색 차량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날개모양의 윙타입 라디에이터 그릴(통풍구)이 적용된 예전 제네시스였다.

옆을 지나 앞서 갈 줄 알았던 차는 속도를 낮춰 기자가 탄 시승차와 나란히 달렸다. 의아함에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했다. 조수석의 중년 여성분이 차량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시승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아래 제네시스)의 지(G)90. 그와 운전석의 중년 남성은 이 차종의 주요 소비층에 해당한다.

G90은 제네시스의 최상위 세단, 이큐(EQ)900의 부분변경 차종이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의 기함인 에쿠스를 연상시키던 EQ를 버리고 브랜드의 세단 명칭인 G를 완성했다.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은 이전과 같지만, 외장 디자인이 완전변경에 가까운 정도로 커다란 변화를 거쳤다.

완전히 탈바꿈한 G90...'EQ 900'은 잊어라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전면부를 거의 뒤덮고 있다. 브랜드는 이를 명문 귀족 가문 문장의 형태라면서 당당하고 품위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기자의 눈에는 옆으로 더 늘어난 범퍼 에어인테이크(공기 흡입구)가 꽃받침 같아 전체적인 모양이 꽃처럼 보인다.

그리고 전조등 정가운데를 가로 지르는 방향 지시등도 특징이다. 이는 측면을 지나 후면부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다. 이를 따라 시선을 후면부로 옮기면 이곳의 변신은 더욱 파격적이다. 이전의 모습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브랜드의 날개모양 엠블럼을 형상화한 후미등이 두줄로 뒷부분의 전체를 두르고 있다.

앞모습은 강렬하고 고풍스럽다면 뒷부분은 미래지향적인 느낌이다. 다이아몬드의 난반사에서 영감을 받은 고유 패턴, G-매트릭스를 적용한 휠도 멋들어진다. 해외 브랜드의 고급 세단 및 클래식 차종에서 볼 수 있는 요소로, 최고급 차종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고속안정성·정숙성 뛰어나..최고급 세단이 가져야할 조건들
  
 
제네시스의 최고급 초대형 세단 G90.
 제네시스의 최고급 초대형 세단 G90.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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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시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제네시스 강남에서 강원도 춘천의 소양강댐을 오가는 코스에서 이뤄졌다. 약 220킬로미터(km)를 달리는 동안 G90의 강점은 최상위 세단에 걸 맞는 고속안정성과 정숙성이었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려도 60~80km/h로 달리는 듯했다.

주행모드를 스포트로 바꿔도 마찬가지였다. 분당엔진회전수(rpm)가 올라가며 차량의 반응 속도가 빨라졌지만, 안정성과 정숙성은 변함없었다. 주행 안정성에는 반자율주행시스템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차선유지보조장치가 굉장히 엄격하다. 곡선 구간을 빠르게 진입해도 한쪽으로 벗어나는 일 없이 정가운데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해줬다.

초대형 세단은 차제가 무거워 고속으로, 왼쪽과 오른쪽 곡선 주행을 연이어가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운동선수가 체력 단련을 위해 허리춤에 타이어를 연결한 끈을 메고 뛰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G90은 차량의 뒷부분이 쳐지는 모습 없이 곧바로 따라와줬다.

이 차는 브랜드의 최고 수재이기도 하다. 별도의 작업 없이 달리는 동안에도 알아서 내비게이션의 데이터를 최신형으로 업데이트 해준다. 또,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축적 및 분석해 배터리와 브레이크 패드 관리 등의 맞춤형 차량 관리 가이드를 제공한다. 더불어 기아자동차의 케이(K)9에 처음으로 적용한 외부 공기 유입 방지 제어도 탑재돼 터널 진입 전, 자동으로 창문을 닫아준다.

1억 원 넘는 차의 선루프 덮개가 수동?

 
제네시스의 최고급 초대형 세단 G90 실내.
 제네시스의 최고급 초대형 세단 G90 실내.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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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었다. 우선, 고급스럽지만 현대적인 느낌은 떨어지는 실내 디자인이다. 고루해 보이기도 하다. 겉모습은 젊고, 세련돼 졌는데 속은 아직도 이전 버전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해당 차급을 대표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에스(S) 클래스가 세련된 면모도 함께 갖고 있는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단, 이탈리아산 고급 스웨이드로 감싸진 뒷좌석 목베개의 안락함은 일품이다.

차급과 판매 가격에 미치지 못하는 옵션들도 있다.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3.8 최고급 트림인 프레스티지에 선루프와 브이아이피(VIP) 뒷좌석 옵션까지 추가됐다. 이에 따른 국내 판매 가걱은 1억 1369만 원. 그런데 선루프 덮개가 자동이 아닌 수동이다. 방향 지시등 레버 등 하위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의 최하위 차종과 같은 부품도 아쉽다.

시승 내내 에코와 컴포트, 스포트 모드를 오가며 연비 주행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렇게 기록한 계기판의 연비는 리터당 9.1km였다.

소양강댐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 삼거리의 갈림길에서 지나가던 G80이 브레이크(감속)를 잡아가며 가던길을 멈추는 것이 보였다. G90을 구경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시승을 마친 뒤 돌아온 제네시스 강남에는 이미 여러 명의 방문객이 있었다. 모두 G90을 살펴보고 있었다. 제네시스가 명실공히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 브랜드임은 틀림이 없어 보였다.

G90의 국내 판매 가격은 7706만 원~1억 1878만 원이다.
 
제네시스의 최고급 초대형 세단 G90.
 제네시스의 최고급 초대형 세단 G90.
ⓒ 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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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제네시스, #G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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