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레드벨벳은 'Rookie'를 시작으로 '빨간 맛'과 '피카부(Peek-A-Boo)'까지 3개의 노래를 히트시키면서 선배 그룹인 소녀시대와 f(x) 못지않은 큰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대체 불가 걸그룹', '믿고 듣는 레드벨벳'이라는 이미지를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는데요. 

그 여세를 몰아 지난 1월에는 정규 2집 리패키지(The Perfect Red Velvet/타이틀곡 Bad Boy)를, 8월에는 여름 미니 2집(Summer Magic/타이틀곡 Power Up)을 각각 발표하여 지난해에 누렸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30일에는 'Bad Boy'의 연장선 개념의 노래인 'RBB(Really Bad Boy)'를 발표하기에 이르렀죠. 이렇듯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며 자신들만의 음악을 선보이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레드벨벳의 이번 앨범, 한 곡씩 함께 확인해볼까요?

 
 'Bad Boy'와 'Power Up'의 히트를 잇기 위해 또 한 번 컴백한 '믿고 듣는' 레드벨벳의 'RBB(Really Bad Boy)'

'Bad Boy'와 'Power Up'의 히트를 잇기 위해 또 한 번 컴백한 '믿고 듣는' 레드벨벳의 'RBB(Really Bad Boy)' ⓒ SM엔터테인먼트

 
RBB(Really Bad Boy) - 시작과 끝을 장식한, 팝송 느낌의 타이틀곡

지난 1월, 'Bad Boy'라는 명곡을 탄생시킨 레드벨벳이 또 한 번 '나쁜 남자'를 끌고 왔는데요. 이번 새 앨범의 타이틀곡인 'RBB(Really Bad Boy)'가 바로 그것입니다. 

먼저 브라스 소스가 얹어진 R&B풍의 팝 댄스 사운드와 중독적인 멜로디가 영미권 팝송의 느낌을 주고 있다면, '솔직히 완전 홀릭인데 머릿속 어떤 녀석 그 생각 하나 뿐이야', '멋대로 해 허락할게 있는 힘껏 나빠져 봐', '아무리 나빠도 난 좋아 봐 세상에 넌 빛이 나'와 같은 가사와 후렴구에서 반복되는 'Oh my god He's a really bad boy', 'You're so bad boy'라는 가사는 '나쁜 남자'가 이끌리는 듯한 느낌과 감정을 잘 묘사해주고 있죠. 그리고 '팝송같은 느낌을' 지닌 이 곡의 특징이 하나 더 있다면, 바로 이 노래가 앨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고 있다는 건데요, 타이틀 곡으로서 첫 번째 트랙을 차지한 것은 물론, 영어 버전의 'RBB'도 마지막 트랙에 자리를 잡음으로써 그 대미를 장식하고 있죠.

Butterflies - 몽환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의 노래

2번 트랙은 플럭 신스 사운드와 R&B 스타일의 코드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앞선 'RBB'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Butterflies'라는 노래입니다. 'RBB'가 나쁜 남자에게 반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다면, 'Butterflies'는 펑크 팝 스타일의 사운드가 귀여운 분위기를 내면서 몽환적인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아울러 '바람 끝에 날아오듯 꽃잎 틈새 펼쳐진 뷰', '하얀 날갯짓 아주 사뿐히 손끝에 내린 나비 한 마리', '온종일 간지러이 날갯짓을 해 대 내 맘속 끝없이 흔들어', '홀린 듯 더 이끌리는 Butterflies 끝없이 펼친 푸른 하늘을 따라가'와 같은 가사에서는 사랑에 빠진 느낌을 마치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오르는 것에 비유하고 있고, 보컬의 경우 몸에 맞는 옷을 찾아 입은 것처럼, 부드럽고 나른하면서 깃털처럼 가볍고 편안한 느낌을 주면서 몽환적인 느낌을 한층 더해주고 있는 것이죠.

 
 'Bad Boy'와 'Power Up'의 히트를 잇기 위해 또 한 번 컴백한 '믿고 듣는' 레드벨벳의 'RBB(Really Bad Boy)'

'Bad Boy'와 'Power Up'의 히트를 잇기 위해 또 한 번 컴백한 '믿고 듣는' 레드벨벳의 'RBB(Really Bad Boy)' ⓒ SM엔터테인먼트

 
So Good - '밀려오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사랑

유치원에서 배웠던 동요에서처럼 '밀려오는 파도처럼' 우리의 마음에도 사랑이 싹튼다면 아마 3번 트랙의 'So Good'과 같은 느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먼저 '빛을 등진 커튼 사이 작은 바람결에 살랑이는 몸짓', '좀 더 멀리 아니 깊이 내 머릿속을 헤엄치고서', '스며든 그 향기가 좋아 이 기분이 좋아', '들뜬 나를 어루만져 그 손길 난 사로잡혀', '온전히 작은 숨결은 또 귓가를 간지럽혀 넌 나를 채워'와 같은 가사에서는 커튼 사이의 몸짓, 상대방의 향기와 숨결, 손길 등을 통해 사랑의 감정이 감각적으로 드러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치 파도가 밀려오는 것처럼 말이죠. 

또한 리드미컬한 드럼과 멜로디컬한 피아노 사운드, R&B를 기반으로 한 퓨쳐 베이스 사운드를 통해 사랑의 두근거림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는데요, 마치 환상 속에 빠진 사랑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기에 더욱 인상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멋있게(Sassy Me) - 그저 레드벨벳이라 가능한 것

이 노래는 아마도 이번 앨범에서 가장 특이한 노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익살스러운 브라스 소스와 드럼 비트, Clap 소리가 함께 어우러지고, 여기에 'Dingy dangy diggy'와 같이 중독적인 훅까지 더해진 펑키한 어반 팝 사운드가 두 귀를 장악하면서 이색적인 느낌을 주면, '좀 멋대로인 So sassy me 퀵 스텝 On the beat 시선은 내게 모이지', '뭐든지 할 수 있어 내 안의 Universe 태양이 눈 뜨면 세상은 내 것', '오늘밤 별과 달도 날 위해 비추면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갈래'와 같은 가사가 노래 제목처럼 멋있고, 톡톡 튀는 느낌을 제공하면서 듣는 이들을 사로잡으면서 귀를 뗄 수 없게 만듭니다. 

그리고 귓속말처럼 낮게 읆조리기도 하고 짜릿하면서 시원한 고음은 레드벨벳의 다양한 음역대를 여과 없이 과시하고 있죠. 하지만 이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믿고 듣는' 레드벨벳이기에 이렇게 색다른 매력의 음악도 소화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Taste – 선택의 문제가 있을 때 들어보기

프랑스의 철학가인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se)다'는 명언을 남겼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런 C를 두고 하루에도 여러 번 갈팡질팡하곤 하지요. 그런 이들을 위한 노래인 'Taste'가 5번 트랙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먼저 리드미컬한 베이스 라인과 그루비 리듬이 어우러진 올드 스쿨 팝 사운드는 마치 한 곡의 힙합 노래를 듣는 것 같은 신선한 느낌을 제공해주고, 메인보컬인 웬디가 랩 파트 메이킹을 맡아서 부르는 모습은 기존의 랩 파트를 아이린이나 예리가 소화한 것과 비교해 볼 때 파격적이면서 색다른 인상을 주고 있죠. 

아울러 '자판기 앞에 멈칫 또 십 분째 같은 고민', 'Look 오른쪽을 고르면 왼쪽이 더 맛있어 보여 맘의 시소가 바쁜 걸'과 같은 가사가 수많은 선택 앞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너무나 많고 많은 다른 선택들 사이 (어렵게 고민 안 할래)', '조금 다르면 어때 누가 뭐래? 주위에서 수군대도 쟤 뭐래?', '고민의 고민에 꼬리를 물던 매일 밤 신경 쓰고 싶지 않아도 I can't stop Keep it on 걱정 안 해도 돼'와 같은 가사는 'C(Choise)' 사이에서 갈등하는 많은 이들을 향한 메시지가 담겨있죠. 이렇게 선택지를 두고서 갈등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선택하는 분에게 꼭 들어보길 권하고 싶은 노래, 'Taste'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필자의 블로그(https://gl-revieuer86.postype.com/post/2846944)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레드벨벳 R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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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프로듀서보다 솔직담백한 국민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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