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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유미는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였습니다. 작업 현장에서 2인 1조로 일하다가 급성 백혈병에 걸려서 사망했습니다."

30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시작 10분 전. '삼성직업병' 피해자인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가 이종란 노무사와 함께 당 대표실로 들어왔다. 당 을지로위원회의 미션 중 하나였던 삼성전자-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중재 합의 달성 축하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몇 사람이 죽어도..." 산업안전보건법 통과 당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에 근무 중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 씨 아버지, 이종란 노무사 등 참석자들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을지로위원회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합의 상생 꽃 달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영표 원내대표, 이해찬 대표, 이종란 노무사, 고 황유미 씨 아버지, 우원식 의원, 강병원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에 근무 중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 씨 아버지, 이종란 노무사 등 참석자들이 30일 오전 국회에서 을지로위원회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합의 상생 꽃 달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영표 원내대표, 이해찬 대표, 이종란 노무사, 고 황유미 씨 아버지, 우원식 의원, 강병원 대변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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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대표부터 홍영표 원내대표, 당 최고위원 등 집권여당 지도부 사이에 검정 점퍼 차림의 황상기씨가 마이크를 쥐고 섰다. 연신 밝은 미소를 띤 얼굴이었지만, 메시지는 가볍지 않았다. 웃는 얼굴로 황씨를 맞이한 민주당 지도부의 얼굴도 차츰 무거워졌다.

황씨는 우선 "문 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서 삼성과 대화하게끔 도와주셔서 상당히 감사하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어 "사업장을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삼성이 (정치권의) 압박을 받아 사업장이 깨끗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을지로위원회가 힘쓴 덕분에 안전한 사업장에서 일해 병에 걸리는 숫자가 예전에 비해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렇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
 

황씨는 다만, 기업 산업재해 사고의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국회의 현실을 지적했다. 노동자 건강권 침해 등 산재사고 처벌을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법률안이 지난 1일 정부를 통해 국회로 넘어왔음에도 국회가 이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그는 특히 이번 개정안에 형사처벌 하한형(산재사망시 최소 징역 1년 이상형을 명시하는 조항)빠진 것을 두고 산재 책임 당사자인 기업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질타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돼 사망 사고가 벌어진 바 있다.

이는 황씨가 산재 책임 기업에 대한 명징한 처벌을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 과실 치사 및 기업살인법 등 산재를 심각하게 저지른 기업에 상한선 없는 벌금 부과 및 범죄 사실 공표 등을 시행하고 있는 영국 등 다른 나라에 비춰 봐도 한국의 산재 처벌 강도는 가벼운 수준이다.

황씨는 "삼성전자 사업장 사고로 몇 사람이 죽어도 처벌을 받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면서 "산업안전보건법이 빨리 통과되면 (기업이) 노동자를 보호해야겠다는 압박을 받아 산업 현장이 더 건강해질 거라고 판단한다. 민주당도 적극 노력해주면 고맙겠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황상기씨는 딸 유미씨를 포함한 삼성 직업병 문제를 반올림 활동가들과 함께 11년간 문제제기한 끝에 지난 7월 삼성전자의 사과, 재발 방지 및 사회공헌,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보상절차와 방안 등이 담긴 조정위원회 중재안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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