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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맞이환영단' 페이스북에 올라온 '위인 김정은' 사진
 "위인맞이환영단" 페이스북에 올라온 "위인 김정은" 사진
ⓒ 위인맞이환영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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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지난 26일 "한 청년이 광화문에서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쳤다"면서 그 청년의 실명을 꺼내들고 비판했다. 반향은 컸다. 각종 매체에서 "어떻게 서울 한복판에서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칠 수 있느냐"며 기사를 쏟아냈다. 이후 이 청년의 핸드폰 번호가 온라인에 공개됐고, 그는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협박 전화를 받았다.

<조선>이 비판한 기사 속 주인공은 김수근(35)씨. 일명 '위인맞이환영단'의 단장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조선> 보도에서처럼 지난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뜨겁게 환영한다"라며 "김정은 위원장 좋아요"라고 외쳤다. 이 자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기 위한 청년단체 '위인맞이환영단' 결성식 현장이었다.

'위인 김정은'이라 한 이유
 
'위인맞이환영단' 단장 김수근씨, 그는 광화문 광장에서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쳤다.
 "위인맞이환영단" 단장 김수근씨, 그는 광화문 광장에서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쳤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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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그를 만났다. 먼저 '괜찮느냐'는 질문부터 했다. 보도가 나간 뒤 김씨와 인터뷰를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어렵게 통화가 돼도 바로 끊겼다. 알고 보니 보도 이후 이미 수십 통의 욕설 전화가 이어졌던 탓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위인'이라는 단어를 통해 우리 사회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라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뒤에 반드시 욕을 붙여야만 하는 사회에 살았다"고 짚었다.

그럴 것이 지금까지 대한민국 국민 어느 누구도 북한 지도자 앞에 '위인'이라는 단어를 붙이지 않았다. 김씨는 "갑자기 위인이라는 칭찬이 붙어서 논란이 된 것 같다"라면서 "조선일보를 비롯해 언론들의 자극적인 반응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고 덧붙였다. 

"'공산당이 좋다'고 말해도 되는 사회"
 
'위인맞이환영단' 단장 김수근씨가 보여준 자신의 핸드폰, 인터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그를 향한 욕설이 무차별적으로 이어졌다.
 "위인맞이환영단" 단장 김수근씨가 보여준 자신의 핸드폰, 인터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그를 향한 욕설이 무차별적으로 이어졌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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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와중에도 그의 전화기는 끊임없이 울렸다. 대부분 모르는 번호였다.

이에 대해 김씨는 "우리가 그만큼 폐쇄적이고 수동적으로 살아왔던 반증"이라면서 "북한을 항상 욕해야 하는 것이 정상인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통일을 하려는 지도자들을 위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떻게 통일을 하겠느냐"라면서 "욕하면서 평화를 이룰 순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두 번의 정상회담을 거치며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예전처럼 보수언론에 의해 조정 당하지 않는다"라면서 "국민들의 자기 판단이 강해졌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면 통일에 대한 인식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도 지금 이 시기에 김정은 위원장을 위인으로 칭송하는 게 맞느냐'는 물음에 대해, 김씨는 김수영 시인이 쓴 '김일성 만세'를 꺼냈다.

그는 "김수영 시인이 김일성 만세를 쓴 게 1960년"이라면서 "우리는 지금도 이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풍자와 해학을 곁들였지만 내가 '사회주의가 좋다', '공산당이 좋다', '김정은 위원장이 좋다'고 말한 건 국민들이 사상의 자유를 당당하게 말해야 하는 사회가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일성 만세'는 1960년 10월 6일에 김수영이 쓴 시로, 이 시에서 김수영 시인은 4·19 혁명 이후 등장한 민주당 장면 정권 역시 국민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김일성 만세'라는 구호를 통해 묘사했다.

"통일은 진짜 대박"
 
'위인맞이환영단' 단장 김수근씨, 그는 광화문 광장에서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쳤다.
 "위인맞이환영단" 단장 김수근씨, 그는 광화문 광장에서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외쳤다.
ⓒ 김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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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지금 경제가 어렵지만 평화가 와 안정적인 투자처가 만들어지고 철도가 뚫리면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더욱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라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활로가 통일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조선일보가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건 정말로 그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지금 우리는 (북한에 막힌) 섬나라가 아니냐"라면서 "대륙으로 철도를 뚫어 기차가 중국과 러시아로 이어지는 걸 상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북한에 철광석과 희토류가 있다는 사실을 놓쳐선 안된다"라며 "지금의 분단비용이 통일비용보다 몇 배나 더 비싸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위인이라는 단어가 받아들이기 어려울지 몰라도 환영 분위기는 계속 돼야 한다"라면서 "왜 '위인맞이환영단'이라고 이름을 만들었는지 생각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통일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과정은 전 세계 역사책에 기록될 일"이라면서 "역사가 아름답게 꾸며지면 여행 가고 싶은 나라 1위가 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가 단장으로 있는 '위인맞이환영단'은 향후 '지하철 광고 추진과 동네 현수막 걸기 운동', '환영스티커 붙이기', '왜 김정은 위원장을 위인으로 보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김정은, #문재인, #위인맞이환영단, #조선일보,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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