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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함바(공사장 밥집) 비리' 사건의 브로커 유상봉(72) 씨가 경찰 간부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유 씨는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인 백종덕 변호사를 통해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이런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사진은 23일 오전 고발장 접수에 앞서 백종덕 변호사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에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 2018.11.23
  이른바 "함바(공사장 밥집) 비리" 사건의 브로커 유상봉(72) 씨가 경찰 간부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유 씨는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인 백종덕 변호사를 통해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이런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사진은 23일 오전 고발장 접수에 앞서 백종덕 변호사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에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 2018.11.2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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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백종덕 변호사가 23일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강력히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반발했고, 이재명 지사 측은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근 경찰이 이재명 경기지사 부부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점을 고려하면, 경찰 책임자들에 대한 이 지사 측의 반격이 아니냐는 해석도 조심스레 나온다.

"'함바비리 사건' 관련 뇌물 수수"... 경찰 "강력히 법적 대응" 반발

백종덕 변호사는 이날 오전 수원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부패한 자들에 의해 수사권이 행사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속칭 '함바비리 사건'과 관련 허경렬 치안정감과 유현철 경무관을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는 이어 "지난주 목요일(15일) '함바비리 사건'의 주인공 유상봉씨로부터 고발대리인이 되어 달라는 취지의 편지를 받았다"며 "(16일) 유상봉씨를 접견하면서 진정서를 전달받았고, 검토 결과 신빙성 있다고 판단하여 고발대리인 될 것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백 변호사는 고발 내용에 대해 "비리 사건 수사 무마와 함바식당 수주를 대가로 유상봉씨로부터 허경렬 치안정감은 2005년~2010년까지 1억 4000만 원을, 유현철 경무관은 2009년~2010년까지 1억 2000만 원을 각각 수수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은 공정한 수사를 통해 피고발인들의 부패 행위를 명백히 밝히고 그에 상응한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변호사는 '진술 외에 증거도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죄 추정의 원칙 때문에 이 자리에서 다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객관적 증거는 있다"고 답했다. 유상봉씨 진정서의 신빙성에 대해서는 "진술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부가 반환된 내역서도 있다"며 "그래서 (진성서가)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8월 6일 오전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을 접견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8월 6일 오전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을 접견하고 악수를 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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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백 변호사의 고발이 예고된 지난 22일 '경찰 간부 뇌물수수 고발 보도 관련 입장'이라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 "백 변호사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간부들을 익일(11월23일) 수원지검에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강력히 법적 대응 하겠다"고 밝혔다.

고발된 두 경찰 간부, 이재명 부부 사건 수사 지휘...  "이 지사와 무관"

백종덕 변호사는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이재명 후보 선거캠프에서 대변인과 '가짜뉴스 공동대책단장' 등을 맡는 등 이재명 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백 변호사는 이달 초에도 이 지사를 대리해 분당경찰서장 등 경찰 4명을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려고 했다. 그러나 고발 직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만류로 취소했다.

이 때문에 경찰 수뇌부에 대한 백 변호사의 이번 고발이 최근 경찰과 이재명 지사의 대립 구도에서 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유현철 서장이 지휘하는 분당경찰서는 이달 초 이 지사에 대해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 3가지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어 허경렬 청장이 지휘하는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19일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hkkim) 소유주로 지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그러나 경기도 측은 "이재명 지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지사 측 한 관계자도 "백 변호사가 경찰 간부를 고발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백 변호사 개인 차원에서 한 일로 알고 있다"며 "오비이락일뿐, 이 지사에 대한 경찰 수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백 변호사도 "(지난 22일) 기자들에게 (두 경찰 간부를 고발하겠다는) 연락 돌리고, 기자들이 문의하니까, 경기도 대변인이 (나에게) 문의 전화를 했다"며 "대변인에게도 자세히 말씀 못 드렸고, 오늘 이렇게 (고발)하게 됐다"고 말해, 이번 고발 건에 대해 사전에 이재명 지사와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백 변호사는 이어 "내가 이재명 지사의 법률대리인을 한 적은 없다"며 "(6월 지방선거 때도) 민주당 경기도당의 명령에 의해서 (이재명 후보)선거대책위 대변인을 하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2018 국회 철도정책세미나’에서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이날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과 관련해 취재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국토 균형 발전을 이룰 경기도 철도 정책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답한 채 자리를 떠났다.
▲ 질문 공세 받는 이재명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2018 국회 철도정책세미나’에서 취재진의 질문 공세를 받고 있다. 이날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논란과 관련해 취재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국토 균형 발전을 이룰 경기도 철도 정책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답한 채 자리를 떠났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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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지사는 오는 24일 검찰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다. 이 지사에게 적용된 혐의는 '친형 고 이재선씨 강제입원', '검사 사칭',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 3건에 대한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등이다.

다음은 백종덕 변호사가 이날 허경렬 청장과 유현철 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하면서 취재진과 나눈 일문일답 요지이다.

"'총경 30명이 떨고 있다'는 기사가 있더라"

- 두 간부가 직접 뇌물을 수령한 것인가?
"진정서 내용에 있는데,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

- 제보자가 왜 백 변호사한테 제보한 건가?
"알 수는 없다. TV 통해서 보고, 저를 통해서 고발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 같다."

- 내일(24일) 이재명 지사 검찰 소환도 있고, 시기적으로 복잡한데 왜 하필 이 시점에 고발하나?
"그 결정을 한 시점에 대해서는... 이 지사가 내일(24일) 출두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지난 금요일(16일) 접견하고 며칠 고민해서 결정한 사안이다."

- 유상봉씨가 편지를 보내기 전에는 서로 전혀 관계가 없었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 함바비리 사건은 이미 수사가 됐는데?
"그 당시 그런 기사가 있더라. '총경 30명이 떨고 있다.' 그때 모든 게 밝혀지지 않았던 것 같다. 이 둘에 대해서는 조사가 전혀 안 이뤄진 거로 알고 있다."

- 이 지사와 경찰 간에 대립 구도가 형성 될 텐데.
"그건 진정인이 그렇게 한 건데... 진정인의 의사는 제가 알 수 없으니까.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느냐를 판단해서 고발하는 것이다."

- 경찰도 어제 강력 대응하겠다고 했는데, 확실한 증거가 있나?
"경찰이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조사 열심히 받으신 다음에 그런 말씀 하는 게 맞다."

- 시점도 상황도 그렇고... 내일 이 지사 검찰 출석 앞둔 상황에서 논의 없이 이렇게 하는 게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되지 않겠나?
"모르겠고, 고발인 의사가 중요하니까... 저는 위임받아서 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태그:#이재명, #백종덕변호사, #혜경궁김씨, #이재명친형, #이재명검찰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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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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