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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 질문하는 정유섭 의원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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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정도 되면요, 선생님 말 안 듣습니다. 중2만 돼도 통제 불능이에요. (웃음) 학생들 주관 있습니다. 교사가 영향을 준다면... 그게 가능하다면 교수나 교사들의 생활이 아주 윤택할 겁니다."

21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공청회 현장. 진술인으로 참여한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말에 옅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자유한국당(한국당) 정개특위 간사인 정유섭 의원이 '일부 반대 의원'들의 입을 빌려 "선거 연령이 18세로 하향되면 교사의 정치적 성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한 데 대한 반론이었다.

정 의원의 주장은 그동안 한국당이 선거연령 인하를 반대하며 제시한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 번 우리당은 학제 개편을 전제로 선거 연령 하향을 주장했다"라면서 "교사와 학생 간 갑을 관계가 있고 편향적 시각을 가진 사람에 의해 학생이 끌려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선거 포스터에 '고교생 투표' 장면도..."
 
이준한 인천대 교수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정치제도 개혁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정치제도 개혁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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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교수는 고3 학생들의 '자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저로서는 고3만 해도 자의식이라는 것이 있어서, 그렇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한 "교수나 교사가 어느 한 쪽으로만 쏠려있다면 그런 우려가 가능할 수 있겠지만, 교수 사회만 봐도 굉장히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이 있다"라면서 "오히려 (편향된) 이야기를 하면 반작용을 일으킬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정 의원이 말하는 편향은 반대 편향으로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정치제도 개혁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정치제도 개혁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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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진술인으로 참여한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앞선 발제에서 보수 진영 일각의 선거권 연령 인하에 대한 ▲고3 교실 혼란 초래 ▲고교생 투표의 현실성 ▲학제 변경 필요 등 반대 논리를 조목조목 '팩트 체크'했다.

하 대표는 먼저 "전국단위 선거의 경우 대선은 3월, 국회의원 선거는 4월, 지방선거는 6월이다. 만 18세의 고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2월 졸업하는데, 첫 전국단위 선거에서 많은 고교 졸업자가 투표를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라면서 "교실 혼란의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다수는 졸업한 학생들의 선거권에 관한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사례로 '고등학생이 무슨 투표냐'는 인식에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선거 포스터에 고교생의 투표 사진을 넣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주권자 교육도 시킨다"라면서 "고3이 투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로 정착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한 "일각에서는 학제부터 바꿔야한다고 하는데, 만 18세 선거권을 채택한 다른 국가들은 학제와 연관 시키지 않는다"라면서 "많은 나라에서 자연스럽게 하고 있고 학제와는 (선거권이) 논리적 연관성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당 일각의 반대와 달리, 정부는 선거권 연령 하향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 협의 사항으로 선거연령 18세 인하 논의를 주문한 바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특히 지난해 9월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 보고서에서 "18세에 도달한 청소년도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소양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도 선거 연령을 18세로 하는 점을 고려해 낮추려는 것"이라고 그 취지를 강조했다.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정치제도 개혁 관련 공청회에서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의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정치제도 개혁 관련 공청회에서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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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18세, #선거권, #정치개혁, #선거제도, #정유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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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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