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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주행 중 시동꺼짐으로 인근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한 BMW GT 50i. 점검 결과 엔진의 주요 부품인 크랭크 베어링이 손상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주행 중 시동꺼짐으로 인근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한 BMW GT 50i. 점검 결과 엔진의 주요 부품인 크랭크 베어링이 손상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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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1억 원을 훌쩍 넘는 차량이 달리던 중 시동이 꺼지는 일이 발생했다. 원인은 엔진 주요 부품 파손. 수리비 지원을 요청하자 수입사인 베엠베(BMW) 코리아는 보증기간 만료와 '일상 주행 중 발생 가능한 고장'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재요청에 대해 3개월 동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회사는 <오마이뉴스> 취재 이후 수리비 70%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 아무개 씨는 지난 8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창원에 거주하는 김 씨는 가족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서울로 향했다. 대구 인근을 지나고 있을 때, 갑자기 차량에서 이상한 진동이 느껴졌다. 계기판에는 각종 경보등이 들어와 있었다. 주행이 불가하다고 판단돼 갓길에 차량을 세우고, 가장 가까운 공식 서비스센터로 견인, 입고했다.

김 씨의 차량은 2012년식 지티(GT) 50아이(i)로, 이제 겨우 7만 킬로미터(km)를 달린 상태였다. 지난해 6월 코오롱모터스의 인증 중고차량으로 구매했다. 당시 누적 주행거리는 약 5만 km. 보증기간이 지나기 전까지 공식 서비스센터만 이용했으며 기간 연장 및 서비스 추가를 할 수 있는 비에스아이(BSI) 플러스도 가입해 소모품 전부를 교체했다. 사설 수리 센터를 이용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다.

누적 주행거리 7만km, 엔진 주요 부품 손상

 
지난 8월 주행 중 시동꺼짐으로 인근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한 BMW GT 50i. 점검 결과 엔진의 주요 부품인 크랭크 베어링이 손상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주행 중 시동꺼짐으로 인근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한 BMW GT 50i. 점검 결과 엔진의 주요 부품인 크랭크 베어링이 손상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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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 입고 후 3주를 기다려 들은 고장 원인은 엔진의 크랭크 베어링 파손이었다. 이는 엔진의 주요 부품인 크랭크 샤프트(축)의 원활한 선회를 가능케하는 부품이다. 크랭크 샤프트는 엔진 실린더 내 피스톤의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는 장치다.

수리 결과는 엔진 교체였다. 비용은 약 3500만 원. 센터 쪽에서 고객 과실에 해당되지 않아 보이니 BMW 쪽에 고장 자료를 첨부해 수리비 지원을 요청한다고 했다. 돌아온 대답은 '지원 불가'였다. 이유는 보증 기간 만료와 일상 중 발생할 수 있는 고장이라는 점이었다.

김 씨는 회사의 수리비 지원 불가 판정과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누적 주행거리가 이제 7만 km인 차량이 부품 파손으로 엔진을 교체해야 하는데 운전자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때가 되면 꼬박꼬박 정식 센터를 방문해 차량 관리도 받았던 그다. 금액이 부담스러웠던 김 씨는 처음으로 사설 센터도 찾았다. 손상된 부품만 교체하는 식으로 1500만 원~2000만 원의 견적서를 받았다.

운전자들, 제작 결함 의심속에 BMW, "발견된 문제 없어"

 
손상된 BMW 550i x드라이브의 엔진 크랭크 베어링.
 손상된 BMW 550i x드라이브의 엔진 크랭크 베어링.
ⓒ 보배드림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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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고장은 김 씨의 차에서만 나타난 사례는 아니다. 김 씨의 차종처럼 엔(n)63 엔진이 탑재된 차종에서 크랭크 베어링이 파손된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이 같은 증상으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 리콜센터에 신고된 사례는 김 씨를 포함해 총 5건(공개)이다.

이 중 같은 엔진이 들어간 차량은 GT 50i와 550i 엑스(x)드라이브다. 누적 주행거리는 각각 약 6만 km, 15만km로 차이가 있지만, 운전자들은 주행 중 시동 꺼짐, 크랭크 베어링 파손 등 같은 증상을 호소했다.

GT 50i는 국내에서 지난 2012년과 2013년 각각 25대와 7대 판매됐으며 550i x드라이브는 2010년 3대, 2011년 58대, 2012년 48대, 2013년 14대 2014년 4대 팔렸다. 이와 별개로 550i x드라이브, 750LiX도 각 1대씩 확인됐다. 리콜센터에 공개된 나머지 2건은 3000cc의 디젤 엔진이 적용된 740d x드라이브와 X5 M50d이다.

이들은 엔진의 제조 결함을 의심하고 있다. 그동안 BMW 운전자 동호회에서 n63 엔진의 오일 과다 소모에 대한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미국에서는 해당 사안으로 무상 수리 및 금전적인 보상이 진행됐다는 점에서다.

또, 지난해와 2017년 현대기아자동차 및 제네시스는 크랭크 샤프트와 베어링의 소착현상(마찰로 작동이 원활하지 못함)으로 주행 중 시동꺼짐이 발생하는 차종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는 점이다. 즉, 크랭크 베어링의 손상은 제작 결함이라는 것이다.

김 씨는 "그동안 (서비스)센터에서 연락 없더니 오늘(20일) 부품값의 70% 지원하겠다고 했다"면서 "담당 어드바이저가 본사로부터 공문을 받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그가 부담해야 하는 수리비용은 800만 원 정도다.

이어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제도적인 허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소비자로서 하소연할 곳이 정말 없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한국소비자원과 자동차 리콜센터도 적극 활용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BMW 홍보 관계자는 "n63엔진의 오일 과다 소모, 크랭크 베어링 파손 등으로 접수된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면서 "보증 기간이 지나도 공식 센터에서 서비스 제공하고 있으며 (엔진관련) 보상도 미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주행 중 시동꺼짐으로 인근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한 BMW GT 50i의 계기판. 점검 결과 엔진의 주요 부품인 크랭크 베어링이 손상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지난 8월 주행 중 시동꺼짐으로 인근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한 BMW GT 50i의 계기판. 점검 결과 엔진의 주요 부품인 크랭크 베어링이 손상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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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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