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았던 가을야구는 정규시즌 2위 SK 와이번스의 극적인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가을이 지나면 언제나 겨울이 다가오는 것처럼 '가을야구'로 불리는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겨울야구'라 불리는 스토브리그가 곧 시작된다.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의 향후 행선지는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 화두다.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의 향후 행선지는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 화두다. ⓒ 두산 베어스


빠른 행보를 취하고 있는 팀들도 있다. 지난 14일, 2018시즌 9-10위를 기록한 KT와 NC는 투수 홍성무와 내야수 강민국을 맞트레이드했다고 발표했다.

두 선수 모두 팀에서 1군을 보장받는 선수가 아니기에 관심도는 높지 않았다. 하지만 홍성무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2015년 kt의 우선지명을 받고 입단했던 대학 최대어 출신이고 강민국 역시 NC의 1차 지명을 받은 바 있는 대학 최고 유격수 출신이다.

아마추어 시절의 명성을 프로에서 이어나가지 못한 두 선수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하는 동시에 양 팀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의도로 보인다.

15일 오전에는 한화가 2019 시즌을 함께할 외국인 투수와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우완 워윅 서폴드와 좌완 채드 벨, 두 선수로 새로운 외국인 투수진을 구성했다. 탈삼진왕 샘슨과 후반기 영입한 헤일로 구성된 기존 원투펀치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과감한 행보다.

발 빠른 팀들은 이미 '겨울야구'에 뛰어 든 셈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겨울야구'라 불릴만한 FA시장은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을 KBO에서 공시하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한국시리즈 종료 5일 이후인 17일, FA선수가 공시되고 그로부터 이틀 후인 11월 19일에 FA자격을 갖춘 선수들이 저마다 권리를 신청할지 안할지 결정해 KBO에 통보한다. 그리고 하루 뒤인 20일, KBO에서 FA를 신청한 선수들에게 승인을 내리고 발표한다. 그리고 다음날인 21일부터 FA 선수들은 공식적인 소속팀 없이 10개구단 모두와 협상에 돌입할 수 있다.

아직 FA 명단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포수 최대어로 불리는 두산 양의지나 8년만에 우승 기쁨을 누린 SK 최정과 이재원 등이 겨울야구를 뜨겁게 달굴 선수들로 점쳐지는 중이다.

특히 최근 몇년간 공·수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며 두산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양의지는 영입만 하면 팀 성적을 확 끌어올려 줄 수 있는 선수다. 특히 포수가 약점으로 꼽히는 롯데나 KIA의 경우 양의지가 합류한다면 단숨에 우승 후보로 부상할 수 있다.

양의지의 원소속팀 두산 역시도 양의지는 놓칠 수 없는 카드다. 최근 몇년간 두산은 민병헌과 김현수 등 주요 FA 선수들을 꾸준히 외부로 유출시켜 왔다. 물론 특유의 화수분 야구로 공백을 지우며 KBO리그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공수의 핵심인 양의지마저 떠난다면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양의지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양의지의 최근 5시즌 주요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신인왕을 수상한 2010년 이후 꾸준하게 두산의 주전포수로 활약한 양의지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2015시즌 이후 만개한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홈구장을 잠실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3할이상의 고타율과 20개 전후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특히 FA를 앞둔 올 시즌의 경우 타율 0.358과 2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포수가 아니라 타격 만으로도 리그 정상권 타자임을 증명했다. 지난 정규시즌에서 두산이 역대급 공격력을 보일 수 있던 이유도 일반적으로 타격이 약한 포지션인 포수에 양의지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타격 뿐이 아니다. 양의지의 진정한 가치는 수비에서 나온다. 실제 양의지는 큰 경기에 가면 갈수록 더 견고한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2015년 이후 두산이 단기전에서 유달리 강한 모습을 보였던 이유도 포수 양의지를 중심으로 한 안정된 센터라인 수비에서 찾을 수 있다.

아쉽게 준우승을 그친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6차전동안 빠지지 않고 두산의 안방을 지켰다. 비록 통합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FA 최대어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
 
 양의지는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양의지는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 두산 베어스


FA 시장이 정식으로 열리지 않아 현재 각 구단들은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양의지 영입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던 롯데와 KIA 역시 "포수 포지션은 육성으로 갈 생각을 하고 있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FA 시장이 열리고 나면 대다수 구단들은 거짓말쟁이가 된다. 실제로 FA 영입에 관심이 없다고 입장을 밝히고 정작 물밑에서는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각 구단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을 지켜보는 것도 스토브리그의 묘미라 할 수 있다.

최근 4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양의지를 지킨다면 내년 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포수가 약점인 다른 구단 역시 양의지를 영입해 공수 전력을 보강한다면 마찬가지로 단숨에 상위권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 과연 양의지가 2019시즌 KBO리그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올 겨울 양의지의 행선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양의지를 잔류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두산 (출처: [KBO 야매카툰] 역대 최고의 안방마님은 누구? 편 중/엠스플뉴스)

양의지를 잔류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두산 (출처: [KBO 야매카툰] 역대 최고의 안방마님은 누구? 편 중/엠스플뉴스)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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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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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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