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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원산항 석탄 적재하는 선박 지난 16일 북한 원산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석탄 적재를 위한 노란 크레인 옆에 약 90m 길이의 선박이 정박해있다. [VOA코리아 홈페이지·Planet Labs, Inc. 제공]
▲ 북한 원산항 석탄 적재하는 선박 지난 7월 16일 북한 원산항을 촬영한 위성사진. 석탄 적재를 위한 노란 크레인 옆에 약 90m 길이의 선박이 정박해있다. [VOA코리아 홈페이지·Planet Labs, Inc. 제공]
ⓒ 연합뉴스 / VOA코리아·Planet L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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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반입한 화물선을 나포·억류하지 않은 정부를 향해 'UN 제재 위반'이라는 질타가 쏱아졌지만, 정작 UN은 해당 선박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에서 북한산 석탄을 실은 뒤 국내에 하역한 사건을 조사한 관세청은 지난 8월 북한산 석탄의 화주인 3개 수입업체 관계자를 밀수입·부정수입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조만간 공소를 제기할 방침이다. 검찰 송치 당시 외교부는 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1718 Sanctions Committee)에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하지만 UN 안보리 대북제재위가 이 사안과 관련해 내놓은 조치는 없다. 14일 외교부 관계자는 "당시 문제됐던 선박들에 대한 대북제재위의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6일 대북제재위가 제재 리스트에 추가한 선박들 가운데서도 리치글로리호, 스카이엔젤호 등 러시아에서 북한산 석탄을 싣고 한국에 내려놓은 화물선은 찾아볼 수 없다. 10월 제재 리스트에 올라간 배 3척은 '선박 대 선박'으로 북한 배에 유류를 옮겨실어준 혐의를 받는 화물선이다.

이 유류 환적 혐의 화물선은 UN 안보리 결의 2321호와 2371호 위반으로 제재됐다. 이에 따라 이 배들이 기국(선박이 게양한 깃발의 국가)으로 등록한 나라는 선박등록을 취소해야 하고, UN 회원국은 해당 선박의 자국 입항을 금지해야 한다. 이 배들은 자산동결 대상이 돼 회원국은 이 배를 나포·억류할 수 있다.

대북제재위원회는 '선박 대 선박'으로 유류를 환적한 화물선은 곧바로 제재 리스트에 등재했지만, 환적지에서 북한산 석탄을 싣고 나온 배들에 대해선 아무 조치도 안 한 셈이다. 지난 3월 낸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북한산 석탄 환적 사례로 언급돼 '제재위반 수법'의 예시가 됐을 뿐이다.

누가 봐도 제재위반이 명백한 '선박 대 선박' 유류 환적 사례는 선박의 고의성이 충분한 반면, 북한도 아닌 러시아에서 물건을 실어날랐을 뿐인 화물선에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 나포·억류 안 한다며 "몰래 북한 돕기"라고 했는데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국본) 소속 회원들이 지난 7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북한산 석탄의 국내 유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북한산 석탄이 작년 두차례 러시아를 거쳐 한국에서 환적됐다고 보도했다.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국본) 소속 회원들이 지난 7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북한산 석탄의 국내 유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북한산 석탄이 작년 두차례 러시아를 거쳐 한국에서 환적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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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북한산 석탄 환적 사례가 불거진 양상을 되돌아보면 허망한 결과다. 지난 3월에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올라간 사안이 7월에야 뒤늦게 보도되면서 '북한 석탄'이 이슈가 됐다. 북한 석탄이 '원산지 세탁' 되는 과정에서 한국이 환적지로 이용됐다는 <미국의 소리(VOA)>의 충격적인 보도였고 국내 많은 언론이 인용했다.

하지만 이는 전문가패널 보고서 수정사항을 오독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엔 한국이 환적지란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국내 여러 언론은 북한산 석탄이 국내 반입됐다는 데에 주목했고, 왜 나포·억류하지 않고 선박 검색만 했느냐고 다그쳤다.

보수 야당은 "북한 핵개발의 최우선 당사국인 대한민국이 UN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다른 국가들에게 동참을 호소할 수 있겠는가"(자유한국당),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던 북한을 대한민국이 뒤에서 몰래 도와준 게 아니냐"(바른미래당)고 반응했다.

다시 VOA는 인터넷에 나오는 정보를 인용해 석탄 환적에 이용된 선박들이 자유항행중이고 한국 영해를 자기 집 드나들듯이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국내 언론의 인용보도가 줄을 이었다. 왜 이 배들을 당장 나포·억류하지 않았냐는 것이었다 국회에선 보수 야당의 공세가 뒤따랐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한국은 UN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문의 해상 이행에 있어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반응을 보였다. UN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도 환적 선박에 대해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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