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집 앨범이자 굿바이 앨범. 타이거JK의 신보 < X : Rebirth of Tiger JK >는 드렁큰타이거 20년 역사의 정갈한 마침표다. 2018년을 한 달 반 정도 남긴 시점에서 타이거JK는 10집을 끝으로 드렁큰타이거로서의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새 앨범의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가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렸다. 이 음감회는 드렁큰타이거의 2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자 마지막의 아쉬움을 웃으면서 달래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런만큼 MC는 그의 절친한 후배인 데프콘이 애정의 마음으로 맡았다.
     
20년 활동의 기념비 같은 앨범, 마지막 10집 
 
드렁큰타이거 타이거JK가 드렁큰타이거의 20주년을 맞아 마지막 앨범인 정규 10집을 발표했다. 앨범의 이름은 < X : Rebirth of Tiger JK >며 타이틀곡은 '끄덕이는 노래'다.

▲ 드렁큰타이거 타이거JK가 드렁큰타이거의 20주년을 맞아 마지막 앨범인 정규 10집을 발표했다. 앨범의 이름은 < X : Rebirth of Tiger JK >며 타이틀곡은 '끄덕이는 노래'다. ⓒ 필굿뮤직


"20년 동안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아직도 이렇게 앨범을 내서 기자님들을 초대할 수도 있다는 것이, 또 MC를 봐달란 부탁에 데프콘이 이렇게 와서 진행도 해주고... 이 모든 게 정말 좋다."

타이거JK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거듭 드러냈다. 그의 마지막 앨범을 많은 후배들이 빛내준 것에도 특히 감사했다. 일단 이날 MC이자 '손뼉'이란 수록곡에 참여해준 데프콘과 직접 음감회 무대에 올라 노래해 준 비지에게 감사를 전했고, 수록곡 'Timeless' 피처링에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내준 방탄소년단의 RM과 '기지개'란 곡에 참여한 주노플로와 미키 아이즈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아내 윤미래를 포함해 그밖에도 많은 뮤지션들이 그의 마지막 앨범을 위해 애써줬다. 
 

▲ <드렁큰타이거 - Let me ride> 곡 소개 ⓒ 김혜주

 
타이거JK는 음감회의 시작을 '난 널 원해' 등 자신의 히트곡 메들리로써 알렸다. 무대를 마친 후에는 "데뷔할 때 거리를 다니면서 '난 널 원해'를 부른 게 생각나는데 이제는 마지막 앨범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 노래를 부르게 됐네요"라고 말하며 잠시 감회에 젖기도 했다. 

'Timeless'의 피처링을 맡은 RM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 그는 대답을 이어갔다. 그는 "방시혁 씨에게 처음 방탄소년단을 소개받았을 때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못 들어본 친구들이었으니까"라며 "그런데 RM이 제 의정부 작업실에 와서 같이 곡 작업하고 자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기 색깔이 확실히 있고 힙합에 대한 진심이 있는 친구라는 걸 알게 됐고 선입견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RM을 5년 전 MFBTY란 유닛그룹을 만들면서 처음 만났고 '부끄부끄'란 곡에 RM이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등 인연을 이어갔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섭외된 피처링 아티스트다. 그는 "RM은 곡에 대한 이해라든지 가사를 쓰는 방식이 다르고, (음악을) 잘하는 친구"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힙합은 '사는 방법'이다"
 
드렁큰타이거 타이거JK가 드렁큰타이거의 20주년을 맞아 마지막 앨범인 정규 10집을 발표했다. 앨범의 이름은 < X : Rebirth of Tiger JK >며 타이틀곡은 '끄덕이는 노래'다.

▲ 드렁큰타이거 ⓒ 필굿뮤직

 
"제가 느끼고 겪는 것들을 곡으로 주로 쓴다."

타이거JK는 자신의 노래의 진정성을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써 구축해왔다. 2018년이 드렁큰타이거의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그의 말의 배경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의 한계가 자리 잡고 있는 듯했다. 

"앨범을 내면 하도 금지를 많이 당하니까 소심해진 경향이 있다. 어떻게 돌려서 말하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몰래 숨겨서 전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데 (곡을 쓸 때뿐 아니라) 말을 할 때도 빙빙 둘러서 말해서 상대가 답답할 때도 있다. 저는 이제 한 가정의 아빠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그런 면에서 드렁큰타이거로서의 활동을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끄덕이는 노래'다. "그냥 끄덕이면 돼!"라는 메시지의 곡이다. 마지막 앨범은 두 장의 CD로 구성됐는데 그는 드렁큰타이거의 20년이 가장 잘 표현된 곡을 묻는 질문에 두 번째 CD에 실린 'beautiful'을 꼽았다. 이 곡은 아버지가 떠난 지 5년이 돼 가는 지금 그의 마음을 담은 곡으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때론 무뎌진 기억들에 대한 솔직한 표현이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소중한 곡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에게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물었다. 타이거JK는 "라디오도 하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공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미래가 해준 말이 있다. 1년 6개월 열심히 일했는데 그건 우리 사정이고 사람들이 알 필요는 없다고. 음악이 좋으면 사람들이 좋다고 하지 않겠냐고 하더라. 이제 음원이 공개될 텐데 차트 보지 말고 앞으로 6개월 동안 계속 공연하고 활동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 드렁큰타이거 < X : Rebirth of Tiger JK > ⓒ 김혜주

 
끝으로 "타이거JK가 생각하는 힙합이란?" 하고 묻는 질문에 그가 다음처럼 대답했다. 

"힙합은 랩과 전혀 다른 거다. 힙합은 '사는 방법'이다. 문화적인 거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문화라고 생각한다. (처음 힙합이 생겼을 때) 클럽에 못 들어가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DJ들이 놀이터에서 '우리가 클럽을 만들어줄게' 해서 탄생했다. 옷 살 돈이 없어서 입은 패션이 지금은 하이엔드 패션이 됐지만 시작은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고 그게 저한텐 힙합이다. 사는 방법이다."
 
드렁큰타이거 타이거JK가 드렁큰타이거의 20주년을 맞아 마지막 앨범인 정규 10집을 발표했다. 앨범의 이름은 < X : Rebirth of Tiger JK >며 타이틀곡은 '끄덕이는 노래'다.

▲ 드렁큰타이거 ⓒ 필굿뮤직

  
드렁큰타이거 타이거JK가 드렁큰타이거의 20주년을 맞아 마지막 앨범인 정규 10집을 발표했다. 앨범의 이름은 < X : Rebirth of Tiger JK >며 타이틀곡은 '끄덕이는 노래'다.

▲ 드렁큰타이거 MC는 데프콘이 맡았다. ⓒ 필굿뮤직

 
드렁큰타이거 타이거JK 윤미래 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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