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며 11년 만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한화 이글스가 환희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년 시즌을 위해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한화는 1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훈련에 돌입했다. 넥센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끝맺었던 10월 23일 준플레오프 4차전 이후 9일 만이다.  

통상 마무리 훈련은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치러져 주전 선수는 제외되는 일이 많다. 특히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면 주전 선수는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마무리 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화 유격수 하주석

마무리 훈련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화 유격수 하주석 ⓒ 한화 이글스

  
하지만 이번 한화의 마무리 훈련 명단에는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포함되었다. 올시즌 그가 공수에서 아쉬움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정규 시즌에서 하주석은 타율 0.254 9홈런 52타점 OPS(출루율 +장타율) 0.664를 기록했다. 그의 타율은 규정 타석을 충족시킨 KBO리그 62명의 타자 중 60명에 해당했다. 리그 최하위권인 '멘도사 라인'이었다. 

하주석의 월간 타율을 살펴보면 사실상 시즌 내내 타격 침체를 겪었음을 알 수 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직전이었던 8월 12경기에서 타율 0.429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월간 타율 2할 7푼을 넘긴 적이 없을 정도로 저조했다. 
 
 한화 하주석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화 하주석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하주석의 타격은 1군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16년 이래 가장 초라했다. 2016년 0.279, 2017년 0.285로 상승했던 타율은 올해 0.254로 떨어졌다. 타격 생산력을 확인할 수 있는 OPS도 2016년 0.733, 2017년 0.768에서 올해는 0.664로 급락했다.  

수비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하주석은 913.1이닝을 소화하며 실책 9개, 수비율 0.981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1142.2이닝을 소화하며 실책 18개, 수비율 0.968을 기록했다. 수비 이닝이 200이닝 이상 증가한 부담은 있었으나 실책이 2배로 증가한 것은 결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기록된 실책 숫자 뿐이 아니라 쉬운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실책성 플레이가 적지 않았다는 점이 더 아쉽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초보 감독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팀 운영에 있어 인내심을 발휘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하주석의 성장을 위해 극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2군행을 지시하지 않고 1군 엔트리에 두었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주전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부진을 스스로 탈피하는 방법을 터득할 기회를 준 것이다. 

한용덕 감독은 한화 야수진의 베테랑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몇 년 간 한화를 이끌어온 김태균, 정근우, 송광민, 이용규 등 베테랑들은 올해 부진하거나 부상에 시달렸다. FA 자격을 취득하는 송광민과 이용규는 한화 잔류 여부도 미지수다. 
 
 한화 야수진 세대교체의 핵심으로 기대되는 하주석

한화 야수진 세대교체의 핵심으로 기대되는 하주석 ⓒ 한화 이글스

 
따라서 한화 야수진 세대교체의 핵심으로 하주석을 상정해 부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기회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성준, 정은원의 기용 역시 동일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비록 올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내년에 만 25세 시즌을 맞이하는 하주석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2013시즌 종료 후 상무 입대를 통해 병역을 일찌감치 마친 상태라 1군 무대에서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하주석의 장점이다.

한화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2012년 프로에 데뷔한 하주석은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유망주들이 가을야구를 경험한 뒤 현저한 성장세를 보이는 긍정적 효과가 하주석에게도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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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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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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