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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배경청소년지원협의체 발족식 및 세미나에서 토론하는 참가자들
 이주배경청소년지원협의체 발족식 및 세미나에서 토론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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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 상태에서 태어났거나 영유아기에 한국으로 중도입국한 아이들은 어느 순간 한국 친구들과 진학이나 취업에 있어서 더 이상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혼란에 빠집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모국으로 돌아가기도 어려워 '한국사회에 살면서 한국사회와 거리를 둔 채' 살아가게 됩니다."

이주배경청소년을 지원하는 3개 기관 서울온드림교육센터(센터장 김수영),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센터장 설동주),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센터장 이선화)로 구성된 이주배경청소년지원협의체가 지난 11월 6일 오후 2시 연세대학교 공학원에서 발족식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주배경 당사자인 중도입국청소년 80명을 포함한 16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사각지대'인 이주배경청소년들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행사로 꾸며졌다.

발족식에는 이주배경 청소년들이 그동안 각 센터에서 문화여가 활동과 동아리 운영을 통해 갈고 닦은 기타와 리코더공연을 선보였으며 '할 말 있어요!'라는 이주배경청소년 당사자 스피치 발표가 진행됐다. 

이들은 "한국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운 점들이 많다. 하지만 한국에서 열심히 노력해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주배경청소년지원협의체 발족식에서 발족선언을 하는 이선화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장, 허승연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 부센터장, 김수영 서울온드림교육센터장(왼쪽부터)
 이주배경청소년지원협의체 발족식에서 발족선언을 하는 이선화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장, 허승연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 부센터장, 김수영 서울온드림교육센터장(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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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단체는 발족 선언문을 통해 "법적 제도적 보호 안에 있지 못한 이주배경청소년들의 장기적 한국사회 정착지원을 위해 사회적 이슈화와 정책제안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중앙정부의 제도 개선을 유도하고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나 권리의 주체로서 국가의 권리보호 의무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이주배경청소년들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해왔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이선 박사가 '중도입국청소년 적응실태와 개선방안'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김이선 박사는 "국제결혼이 활발한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대거 청소년기에 접어들어 이주배경청소년의 규모와 구성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외국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청소년기에 들어선 이후 입국한 중도입국청소년들도 부모의 귀화를 계기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이주배경청소년 중에는 학업을 그만둔 아이들이 적지 않고 취업을 통한 정착 가능성도 높지 않아 이들이 한국생활을 오래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착해나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며 "여전히 학업과 취업 어느 쪽으로도 정착의 길을 찾지 못한 청소년에 대해서는 '사회적응과 학습능력 향상'을 넘어 '성장과 정착'이라는 정책목표를 새롭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배경청소년지원협의체 발족식 및 세미나에서 이주배경청소년 지원을 호소하는 참가자들
 이주배경청소년지원협의체 발족식 및 세미나에서 이주배경청소년 지원을 호소하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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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강연 이후에는 전경숙 평택대 교수를 좌장으로 각 부처별 정책 발표와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교육부와 법무부, 여성가족부 담당자들이 현재 실시되고 있는 중도입국청소년 정책에 대해 공유했으며 3개 센터 센터장들이 각 부처의 정책이 현장에서 적용되기 어려운 부분, 향후 개선되어할 부분 등을 토론했다.

허승연 수원시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 부센터장은 "정부는 국민이 아닌 외국인이라며 이주배경청소년에 대한 공적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지만 한국에 둥지를 트는 이 아이들을 위한 정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향후 한국사회가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엄청날 것"이라며 "지금처럼 공모사업을 진행해 사업비 일부를 지원받는 형태의 정책과 사업이라면 이 아이들이 앞으로 갈 곳은 어디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선화 센터장은 "한국에 왔지만 공교육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취업도 진학도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도 이 땅에서 정주를 염두에 두고 생활하고 있다"며 "이 아이들이 살고자 찾은 한국에서 조건에 의해 떠밀리듯 떠나거나 청소년기 발달과업을 거치지 못해 꿈을 펼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모든 아이는 바로 우리 모두의 아이"라고 일갈했다.

이날 행사는 해마다 증가하는 이주배경청소년 문제에 대한 민간차원의 공동 대응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정부가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등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으나 다수 이주배경청소년들이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어 이번 이주배경청소년지원협의체 발족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도 게재됩니다.


태그:#이주배경청소년지원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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