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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2300여가구와 상업시설이 복합된 단지로 개발되는 옛 영등포교도소 부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2300여가구와 상업시설이 복합된 단지로 개발되는 옛 영등포교도소 부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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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벌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이 한 중견 유통업체와 주택개발사업을 하기로 해놓고, 막상 사업을 따내자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해당 주택사업의 보증을 맡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도 사업지침을 위반해 재벌 건설사에 기금 출자를 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유통업체는 현대산업개발 등을 상대로 법원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다.

문제가 되는 곳은 서울남부교도소가 있었던 서울 구로구 고척동 일대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 사업장이다. 이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공한 총 10만 5087㎡ 규모의 땅에 복합문화시설과 아파트를 짓는 1조 원 규모의 민간임대주택 사업이다.

현대산업개발, 엔터식스에 뉴스테이 사업 제안후, 돌연 파기?

사업 공모가 나오기 전인 지난 2016년 2월 현대산업개발은 중견 유통업체 '엔터식스'에 이 사업의 참여를 제안한다. 제안을 받은 엔터식스는 현대산업개발 측에 임대차의향서를 제출했고, 같은 해 8월 입점을 반드시 하겠다는 확약서도 제출한다.

당시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선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엔터식스가 꼭 필요했다. 사업장 내 상업시설에 입점하겠다고 확약한 업체를 일정 부분 확보해야, 사업에 지원할 자격이 생기기 때문이다.

임차인을 확보한 현대산업개발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6년 9월 1일 사업 신청서를 냈고, 9월 7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사업을 따낸 현대산업개발은 이후 엔터식스를 사업 참여자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했다.
 
엔터식스와는 별다른 협의조차 거치지 않았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엔터식스의 사업 제외' 방침을 구두로 통보했다. 사업의 기금 출자를 담당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도 '엔터식스 제외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확약서도 제출했다.

최욱진 엔터식스 이사는 "연휴 전 현대산업개발 상무가 와서 사업이 지체되고 있어 우리가 참여하는 것이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면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배제하면, 현대산업개발이 이 사업을 따내기 위해, 우리를 이용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정식 계약 안맺었기 때문에 문제 없어"

현대산업개발은 정식 계약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엔터식스와 정식 계약이 되거나 사업자 지위에 대한 공식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부분은 없었다"며 "장기적인 운영 리스크를 검토해, (엔터식스 배제)결정했고,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약속 파기에 반발한 엔터식스는 지난 7월 상가임차지위 보전을 위한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1심 법원은 이를 기각한다. 엔터식스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한 상태다.

이 사업의 기금 출자를 맡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일처리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엔터식스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엔터식스를 사업에서 배제하면서 '상업시설 면적 중 50% 이상 입점을 약속한 사업자를 확보해야 한다'는 사업 계획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상업시설 사업자 빠졌는데 기금 출자 승인

상업시설 부지 4만 5872㎡ 중 엔터식스 입점 예정지의 비율은 50%(2만 5598㎡)가 넘는다. 엔터식스가 빠지면 50% 이상 면적에 대한 입점 예정자가 사라지는 것이라는 게 엔터식스 측 주장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마련한 이 사업의 공모지침에 따르면, 사업계획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업자(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침대로라면 기금출자가 결정되기 전 우선협상자 지위에 있었던 현대산업개발도 그 지위를 잃게 된다.

그럼에도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지난 4월 기금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1500억 규모의 기금 출자를 승인해줬다. 기금 승인을 받은 현대산업개발은 정식 사업자로 지정돼, 현재 사업 착공도 이뤄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엔터식스의 사업 참여를 배제하는데 따른 책임을 현대산업개발이 지겠다고 하는 확약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라며 "공모지침도 전체 사업성에 문제가 없다면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태그:#뉴스테이, #현대산업개발, #주택도시보증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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