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U-19 대표팀 정정용호가 중동의 카타르를 잠재우고, AFC U-19 챔피언십 결승에 올랐다. ⓒ 대한축구협회
정정용호가 경기력 부진 논란을 씻고 중동의 카타르를 제압하며,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 결승에 올랐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9 대표팀은 1일 오후 6시(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FC) U-19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012년 대회 이후 6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포백 변화-빠른 공격, 180도 달라진 정정용호
이전 경기에서 스리백 전술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정정용 감독은 포백으로 회귀했다. 그리고 속도감을 위해 조영욱 대신 임재혁을 최전방 원톱에 놓는 전술을 내세웠다. 전세진, 고재현, 엄원상을 나란히 2선에 배치했고, 중원은 정호진과 구본철이 맡았다. 포백은 이규혁, 이재익, 김현우, 황태현으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다.
경기 초반 폭우가 쏟아지면서 제대로 된 경기 운영이 어려웠다. 하지만 한국은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며 전반 22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스로인을 받은 엄원상이 낮게 땅볼 크로스를 공급했다. 이 때 페널티 박스로 쇄도하던 전세진이 과감한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선제골을 기점으로 한국은 확연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허리를 장악하며, 일방적으로 카타르를 몰아쳤다. 한국은 카타르를 상대로 강한 압박과 빠른 측면 공격을 펼쳤는데, 이것이 주효하게 작용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추가골은 10분 뒤에 나왔다. 전반 32분 프리킥 상황에서 전세진이 키커로 나섰고, 수비벽 맞고 굴절되며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두 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이재익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논스톱 슈팅으로 쐐기를 박았다.
전반을 3-0으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후반 6분 이재익의 자책골로 추격을 허용했다. 이재익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막으려 몸을 날렸지만, 공은 그의 발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카타르의 공세가 계속 이어졌지만 한국의 수비는 견고했다. 이번 대회에서 18골을 넣은 카타르의 공격도 무용지물이었다. 정정용 감독은 조영욱, 박태준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한국은 경기 템포를 늦추면서 여유롭고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후반을 풀어갔다. 후반 37분 고재현 대신 수비수 이지솔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고, 결국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 전세진 전세진이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 ⓒ 대한축구협회
'멀티골' 전세진, 결승골의 사나이
이번에 한국 U-19 대표팀은 차와 포를 뗀 채 대회에 참가했다. 발렌시아에서 아시아 역대 최연소 데뷔 기록을 세운 이강인을 비롯해 바이에른 뮌헨 유망주 정우영 등이 불참했다.
한국은 4강에 진출하며 U-20 월드컵 본선 티켓을 획득했지만 조별리그부터 8강 타지키스탄전까지 보여준 경기력이 무척 실망스러웠다. 패스의 부정확, 느린 템포, 적은 활동량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럼에도 우여곡절 끝에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던 건 전세진의 활약 덕분이었다. 전세진은 호주와의 1차전에서 선제골을 비롯해, 요르단과의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은 8강 타지키스탄전에서도 졸전 끝에 1-0으로 신승했는데 전반 막판에 터진 전세진의 골이 아니었다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카타르전에서는 전세진 혼자서 두 골을 몰아쳤다. 전반 22분에는 특유의 킬러 본능을 발휘한데 이어 32분에는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작렬했다. 이번 AFC U-19 챔피언십에서 결승골만 무려 세 차례이며, 도합 5골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팀 경기력이 4강전을 통해 올라왔다는 게 고무적이다. 속도감 있는 경기 운영과 포백 수비의 안정감으로 공수 밸런스가 확연히 살아났다.
한국은 AFC U-19 챔피언십 최다 우승국(12회)이지만 권창훈, 문창진, 류승우 등이 활약한 2012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우승하지 못했다. 한국이 전세진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정상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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