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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국민소득과 문화수준이 향상되면서 각 나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산업의 발달로 폐기물의 질이 악화되면서 그 처리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이 폐기물 일부를 수입규제하면서 국제적으로 쓰레기 이동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을 금지하는 바젤협약(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교역을 규제하는 국제환경협약. 대한민국은 1994년 3월 가입하여 관련 국내법 「폐기물의 국가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이 그해 5월부터 시행되었다)에는 180여 개국이 가입하고 있다. 폐기물의 적정한 관리가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이고 인류적인 문제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폐기물 발생과 흐름에 대한 관리현황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폐기물의 발생, 수거, 운반, 재활용 및 처리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분석하고자 한다.
 
한국의 폐기물 수출량 변화 추이
 한국의 폐기물 수출량 변화 추이
ⓒ 한국환경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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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의 국가간 이동과 물질흐름 분석

폐기물 관리의 선진국인 독일과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바젤협약을 준수하여 폐기물 국가간 이동을 포함한 국내의 폐기물 관리를 중심으로 감량화, 자원화, 에너지화, 매립 순으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별로, 폐기물별로 폐기물에 대한 물질흐름분석(Material Flow Analysis) 개념을 도입하여 다양한 폐기물이 어디로 이동하여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일본도 2000년에 자원순환기본법을 준비하면서 폐기물별 국가간 이동을 포함한 물질흐름분석을 10년 이상 실시했다. 폐기물 관리를 주로 매립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은 유해폐기물에 대한 추적체계(Manifest System)를 전자식으로 도입했다. 폐기물의 발생에서 수거, 재활용, 소각, 매립 등 전 과정을 환경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서 관리하고 있어 폐기물이 어디로 이동되어 처리되고 있는지 구체적인 통계가 구축되어 있다.

이처럼 세계 여러 나라들이 자국에 유입되거나 발생되는 폐기물이 어디로 이동되고 재활용되거나 처리되고 있는지 통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폐기물 물질흐름 분석을 이용한다. 우리나라도 일부 폐기물에 대한 물질흐름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부족한 수준이다. 따라서 폐기물 전반에 걸쳐 물질흐름을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이 분석을 근거로 폐기물 감량화 방안과 처리규모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민국이 세계 쓰레기 재활용률 2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이자 바젤협약 당사국으로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1995년부터 폐기물 종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1992년 6대 품목 분리수거, 1994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폐기물 국가간 이동 등 폐기물 제도와 국제협약에 따라 폐기물을 관리해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OECD에서 발표한 2013년도 회원국의 도시폐기물 재활용률은 59%로 1위인 독일 다음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도시폐기물 재활용률이 19%인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도시폐기물은 대부분 재활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폐기물 품목을 분리수거하고 있음에도 폐플라스틱에 대한 수거가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느끼는 폐기물 분리수거와 재활용 현황, 재활용 통계 신뢰성은 그리 높지 않다. 

원칙적으로 생활폐기물의 관리책임은 각 지역의 지자체장에게 있다. 가정에서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여 배출한 폐기물은 대부분 소각이나 매립으로 처리되고, 분리수거한 6대 품목 폐기물은 재활용된다. 소각이나 매립되는 폐기물은 소각장이나 매립지에서 반입폐기물 무게를 측정하여 처리용량을 나타내므로 통계적으로 신뢰성이 높다. 그러나 분리수거 폐기물은 지자체 재활용선별장이나 재활용업체로 운반된 양이 모두 재활용량에 포함된다. 

즉,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률 정의가 폐기물 발생량에 대한 재활용량이 아니라 재활용업체로의 반입량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재활용률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재활용 통계에 대한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재활용량은 실질적으로 재활용되어 원료로 사용되거나 에너지로 회수되는 양을 기준으로 나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폐기물 품목을 분리수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플라스틱 수거가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느끼는 폐기물 분리수거와 재활용 현황 및 통계의 신뢰성이 낮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폐기물 품목을 분리수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플라스틱 수거가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으로 느끼는 폐기물 분리수거와 재활용 현황 및 통계의 신뢰성이 낮다.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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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폐기물에 대한 개념 도입이 필요하다 

각 가정에서 분리수거로 배출한 폐기물을 분리수거하지 않고 한꺼번에 수거하는 문제도 지적된다. 분리수거된 폐기물은 바로 재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 재활용선별장이나 재활용업체로 운반되어 한 번 더 선별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선별과정으로 실제 물질재활용 되는 것은 약 40~60%다. 그중 경제성이 떨어져 에너지화되는 것이 30~40%, 아예 에너지화도 할 수 없는 것도 10~30%다.

따라서 실질 재활용률을 산정하기 위해서는 재활용 반입량에서 재활용잔류물의 양을 제외한 재활용량으로 나타내야 하며 재활용잔류물, 즉 2차 폐기물에 대한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국내 건설폐기물의 재활용률은 99%지만 매립지에 매립되는 전체 폐기물의 50% 이상이 건설폐기물 잔류물이다. 독일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재활용잔류물 개념을 도입하여 물질흐름분석에 의한 실질적 재활용률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폐기물 수입량이 수출량보다 7배 이상 많고, 중국의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로 앞으로는 수입량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로 수입되는 폐기물은 재활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재활용업체로 이동되는 경로까지는 국내제도로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재활용업체에서 발생되는 재활용잔류물에 대해서는 관리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폐기물의 특성은 원칙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하며 가치가 낮고, 버릴 곳이 없으면 숨을 곳을 찾으며, 경제적 처리기술이 없으면 단순 처리하여 버린다는 데 있다. 또한, 폐기물 처리시설 규모는 발생량에 준하여 설치되므로 주민들의 반대로 처리시설이 가동되지 않으면 처리비용이 상승하고 수거도 어렵게 된다. 폐기물이 수거되지 않거나 단순하게 처리되면 환경에 주는 부하가 늘고 자연환경의 오염이 심각하게 되어 쾌적하게 살아가기 어렵다.

이를 방지하고, 폐기물 재활용률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며, 폐기물의 전 과정과 적정처리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재활용잔류물에 대한 개념을 도입한 물질흐름분석에 기초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사회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이승희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회장(경기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입니다. 이 글은 <월간참여사회> 1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태그:#쓰레기, #바젤협약, #쓰레기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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