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울 것 같지만 정작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바로 마음입니다. 이미 지나간 일, 미련 없이 훌훌 털고 싶은데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자꾸 떠오르는 생각에 마음이 괴롭습니다.

명상이 좋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졌습니다. 명상, 참 쉬워 보입니다. 힘들여 몸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를 열심히 외워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 저절로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려고 하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명상입니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지 하고 앉아 있지만 몇 초를 넘기지 못하고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챙기겠다며 앉아 있지만 딴 생각하기 일쑤입니다. 이렇듯 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정작 그 어느 것보다 녹록지 않은 게 명상 아닐까 생각됩니다.

놀이로 챙길 수 있는 <마음챙김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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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챙김 놀이> / 지은이 수잔 카이저 그린랜드 / 옮긴이 이재석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10월 15일 / 값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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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놀이>(지은이 수잔 카이저 그린랜드, 옮긴이 이재석, 펴낸곳 불광출판사)은 집중 시간이 짧은 아이들이 60가지 놀이를 통해 스스럼없이 익힐 수 있는 명상 길라잡이입니다.

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내용이라도 '공부'로 하는 거라면 공부에 대한 거부감, 심적 부담이 먼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놀이'를 통해 접하게 되면 과정은 즐겁고 효과는 좋아질 것입니다.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어떤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놀이를 싫어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놀이로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어떤 음식이 제 아무리 건강에 좋다 해도 아직 그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에게 건강에 좋다는 이유만으로 먹을 것을 강요하거나 강제로 먹이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해악이 될 것입니다.

명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명상이 제 아무리 좋다고 해도 집중하기가 어려운 아이에게 엄숙하고 진득한 자세를 요구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체벌에 가까운 학대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변호사로 생활하다 명상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응용해 교육하고 있는 마음챙김 교육자입니다. 책에서는 또래의 아이들이 또래의 친구들끼리 장난을 하거나 놀이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명상을 경험하거나 명상을 하게하도록 합니다.
 

다음은 '그래도 괜찮아'라는 놀이이다. 이 놀이는 아이들이 자신에게 닥친 힘든 일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다시 말해, 자기 삶에 존재하는 긍정적인 부분을 인식함으로써 자신에게 닥친 도전을 더 넓은 관점으로 보는 연습이다. 나는 농담 삼아 이 놀이를 '우는 소리 하기'놀이라고 부른다. - <마음챙김 놀이> 79쪽

놀이이자 명상으로 가는 도구가 되는 60가지 놀이 중에는 호흡, 바람개비, 한 컵의 물, 바람, 별 등 우리가 일상에서 이미 스스럼없이 즐기고 있거나 즐겨하고 있는 것들이라서 놀랍도록 쉽고 재미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많고 많은 재산 중 으뜸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니 어느새 독도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알게 되고, '알파벳 송'을 따라 부르다 보니 어느새 알파벳을 알게 된 것을 경험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나이 먹어, 일부러 익히려는 명상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서 놀이로 익혀 논다면, 서너 살 때 배운 동요가 나이를 먹어도 어느새 입에서 흘러나오듯 명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린 시절 배운 놀이가 정서와 평생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게 분명하다면 부모가 어린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많고 많은 재산 중 으뜸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라 생각됩니다.

명상을 굳이 명상이라 부르고 있지 않지만 놀이로 즐기고, 놀이로 익히다 보면 어느새 마음을 챙기는 60가지 명상 기법이 되니 놀이가 곧 명상이 되는 또 다른 명상을 경험하며 익히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