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5회말 넥센 3루 주자 김혜성이 송성문의 희생플라이 때 홈에 슬라이딩하고 있다. 결과는 결승점이 된 세이프.

3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5회말 넥센 3루 주자 김혜성이 송성문의 희생플라이 때 홈에 슬라이딩하고 있다. 결과는 결승점이 된 세이프. ⓒ 연합뉴스

 
넥센이 안방에서 첫 승을 따내며 역스윕의 '기적'을 꿈꾸기 시작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넥센 히어로즈는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3-2로 승리했다. 인천에서 2연패를 당한 후 안방에서 첫 승을 따낸 넥센은 1996년의 현대 유니콘스와 2009년의 SK에 이어 플레이오프 역대 3번째 역스윕을 향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5회말 공격에서 중견수 앞 희생플라이를 때린 송성문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1번타자로 출전한 김혜성은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한현희가 솔로 홈런 2개를 맞았지만 5.1이닝 동안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고 오주원,안우진, 이보근, 김상수로 이어진 불펜진들도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양 팀의 4차전은 31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넥센의 리드를 가져온 주효상의 적시타와 송성문의 희생 플라이

역시 SK의 '가을DNA'는 실제로 존재하는 모양이다. SK가 홈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홈런 7개를 터트리며 연승을 거뒀다. 김강민과 최정은 2경기 연속 홈런으로 기세를 올렸고 김성현과 박정권,이재원도 짜릿한 손맛을 봤다. 마운드에서도 1, 2차전에서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셋업맨 김태훈을 제외한 6명의 투수를 골고루 활용했다. SK로서는 플레이오프 일정을 빨리 끝내고 두산 베어스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를 대비하려 한다.

반면에 준플레이오프까지 기세 좋게 올라온 넥센은 플레이오프에서 폭발적인 장타력과 탄탄한 마운드를 겸비한 SK를 맞아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외국인 원투펀치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해커가 각각 5실점, 4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고 타격에서도 엇박자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각각 8타수 1안타, 9타수 1안타로 침묵한 중심타자 박병호와 김하성의 부진이 아쉬웠다.

SK와 넥센은 정규 시즌에서 나란히 두 자리 승수를 올린 잠수함 투수 박종훈과 한현희를 선발로 내세웠다. SK는 2회초 공격에서 정규 시즌 43홈런 107타점의 제이미 로맥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2차전까지 9타수 1안타 무홈런 무타점으로 동료들의 홈런쇼를 지켜 봤던 로맥은 3차전에서 선제 홈런을 작렬하며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넥센도 곧바로 이어진 2회말 공격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넥센은 김하성의 볼넷과 제리 샌즈의 안타로 만든 2사 2, 3루 기회에서 9번 포수로 선발 출전한 주효상이 SK 1루수 박정권의 글러브와 몸통 사이로 빠져 나가는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1차전에서 교체 선수로 출전해 볼넷 하나를 얻는데 그쳤던 주효상은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선발 출전 경기의 첫 타석에서 천금 같은 역전 적시타를 때려 냈다.

로맥의 홈런 이후 한현희에게 삼진 6개를 당하며 무기력한 경기를 이어가던 SK는 5회초 2사후 강승호가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넥센 역시 곧바로 이어진 5회말 공격에서 김혜성의 3루타와 송성문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한 점을 도망갔다. 넥센은 곧바로 1사 1, 2루의 추가점 기회를 잡았지만 김하성과 고종욱이 각각 삼진과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점수를 얻지 못했다.

한현희의 승리를 지켜준 오주원,안우진,이보근,김상수의 이어 던지기

SK는 6회초 공격에서 1사 만루 기회를 잡으며 넥센 선발 한현희를 강판시켰지만 대타 정의윤이 병살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6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노련한 오주원을 투입했던 넥센은 7회부터 강속구를 던지는 루키 안우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1차전에서 1이닝 2피안타 1피홈런으로 부진했던 안우진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1이닝을 2탈삼진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SK는 8회초 공격에서 김강민의 내야 안타와 도루로 무사2루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2016 시즌 홀드왕이자 올해 홀드 2위(24개)에 오른 넥센의 셋업맨 이보근은 올 시즌 119홈런을 합작한 한동민, 최정, 로맥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넥센은 9회 마무리 김상수를 투입했고 김상수는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홈팬들에게 플레이오프 첫 승리를 선물했다.

김혜성은 넥센 부동의 2루수 서건창이 지명타자로 활약했던 올 시즌 넥센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타격에서는 다소 부침이 있었지만 풀타임 1군 1년 차 선수가 136경기에서 타율 .270 116안타 5홈런 45타점 31도루를 기록한 것은 분명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김혜성은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실책 2개를 저지르며 흔들렸고 2차전부터 송성문에게 2루 자리를 내줬다.

준플레이오프 2, 3, 4차전과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대주자, 대수비로만 활약하던 김혜성은 팀이 벼랑에 몰린 3차전에서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정규시즌에서 박종훈을 상대로 3타수 3안타로 강했던 데이터 덕분이었다. 그리고 김혜성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결승득점을 포함해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맹활약하며 넥센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여전히 넥센은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SK에게 뒤져 있다. 하지만 넥센은 3차전에서 선발 한현희를 비롯한 투수들의 효과적인 이어 던지기를 통해 SK 강타선을 솔로 홈런 두 방으로 막았다. 타석에서는 넥센 라인업에서 가장 어린 3명의 타자(김혜성, 송성문, 주효상)가 3타점1득점을 합작했다. 넥센 역시 한 번 기세가 오르면 얼마든지 연승의 흐름을 탈 수 있는 팀이다. 인천에서 무기력했던 영웅들이 이제 역대 3번째 플레이오프 역스윕을 바라보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이보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