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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의 사법농단을 어떻게 처벌할지, 대체복무 없는 병역법의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군 복무제도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상가건물은 월세 인상의 상한이 있다는데 내가 사는 월세집 월세는 왜 계속 오르는지, 우리 사회와 생활 속의 여러 질문은 국회가 입법으로 답할 수 있습니다.

국정감사 막바지인 국회는 곧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시작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종합부동산세, 실업급여, 공수처 도입, 국정원과 삼성 등 참여연대는 지금 입법이 필요한 과제를 발표했고 그 자세한 내용을 알립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왜 필요한지 오유진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가 소개합니다. -기자말

1.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전월세상한제 (이강훈)
2.
고용보험법과 실업급여 (송은희)
3.
종합부동산세 (홍정훈)
4.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에 관한 법률 (김남희)
5.
보험업법 (이지우)
6.
사법농단 특별법 (김태일)
7.
병역법 (신미지)

90일가량 정쟁으로 날려버린 국회... 그럼에도
 
정개특위 회의 주재한 심상정 위원장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정개특위 회의 주재한 심상정 위원장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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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아래 정개특위)를 구성하고 회의에 들어갔다. 20대 국회에서만 벌써 세 번째다(두 번째는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특별위원회임). 두 번의 허탕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정개특위를 구성하는 데에만 90여 일을 정쟁으로 허비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국회에 대한 불신과 혐오는 더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연대는 정개특위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공직선거법 개정이 20대 국회가 처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입법과제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번에는 기필코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제대로' 뽑기 위한 규칙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칙을 정하는 원칙은 간단하다. '민의 그대로, 표심 그대로'다. 즉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배분하면 된다. 다시 말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설명하기 위해 우선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부터 살펴보고자 한다.

[문제점①] 너도 한 표 나도 한 표?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날인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제4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한 유권자가 기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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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유권자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장의 투표용지에 각각 기표한다. 한 장은 지역구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한 장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정당 투표를 위한 것이다.

선거를 위한 투표는 재산의 유무나 성별, 장애, 직업 등의 여부와 관계없이 대한민국에 사는 만 19세 이상의 유권자에게는 모두 동일하다. 보통 우리는 공평이나 평등을 이야기할 때 너도 한 표, 나도 한 표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과연 그럴까?

실상은 다르다. 이면을 조금 더 살펴보면 현행 선거제도에서 유권자의 한 표는 서로의 가치가 다르게 반영되는 결과를 나타낸다.

A와 B, 두 개의 지역구에서 똑같이 40%의 득표를 얻은 두 명의 후보자 갑, 을이 있다. A지역구 후보자 갑은 당선됐으나 B지역구 후보자 을은 낙선했다. B지역구에서 유권자의 40%가 을을 지지했어도 낙선했다는 것은 40%의 표가 사표가 됐다는 뜻이다. A지역구 유권자의 40%의 지지는 유효한 표이고, B지역구 유권자 40%의 지지는 버려진다. 너도 한 표, 나도 한 표. 같은 표인데 누구의 표는 승자를 만들고 누구의 표는 쓸모 없는 사표(死票)가 된다.

선거 후보자 측면에서 본다면 경쟁 후보보다 더 많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 1등을 해야만 당선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서 본다면 유권자가 행사한 한 표는 이와 관계없이 보장돼야 한다. 승자가 아닌 패자를 지지한 유권자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사표가 될 것을 우려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닌,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게 하는 현행 선거제도에 잘못이 있다.

너도 한 표 나도 한 표, 재산의 유무나 기타 등등의 조건 없이 행사돼야 하고 동일한 무게를 지닌 가치로서 반영돼야 한다. 우리 선거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인 표의 '등가성'을 제대로 반영해 유권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때다.

[문제점②] 득표수 따로, 의석수 따로?

정당투표에서 C정당이 전국적으로 30%를 득표했다고 가정해 보자. 현행 선거제도에서 C정당은 비례대표 의원을 몇 명이나 당선시킬 수 있을까?

현재 선거제도에서는 전국 정당 득표율을 계산하기 위해 지역구 의원 당선자 수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 만약 C정당이 5명의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했고, 전국적으로 30%의 정당 득표를 했다면 지역구 5명+(20대 총선 비례대표 의석 47석 x 정당 득표율 30%=14명), 총 19석을 가져간다. 공직선거법 제189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제189조 :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배분과 당선인의 결정·공고·통지)

①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유표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하였거나 지역구국회의원총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각 정당(이하 이 조에서 "의석할당정당"이라 한다)에 대하여 당해 의석할당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얻은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국회의원의석을 배분한다.

③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은 각 의석할당정당의 득표비율에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정수(이하 이 조에서 "의석정수"라 한다)를 곱하여 산출된 수의 정수의 의석을 당해 정당에 먼저 배분하고 잔여의석은 소수점 이하 수가 큰 순으로 각 정당에 1석씩 배분하되, 그 수가 같은 때에는 당해 정당 사이의 추첨에 의한다.

실제 20대 총선을 돌이켜보면,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 33.5%를 득표했지만 전체 의석수 비율은 이보다 많은 40.7%를 차지했다(300석 중 122석, 비례대표 의원 17석 포함).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25.54%를 득표했지만 전체 의석수 비율은 41%을 차지했다(123석, 비례대표 의원 13석 포함).

현행 선거제도로 거대정당은 이득을 본 반면,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더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비슷한 26.74%를 득표했지만, 전체 의석수는 38석(비례대표 의원 13석 포함)으로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못 미쳤다. 정의당도 마찬가지로 7.23%의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6석(비례대표 의원 4석 포함)을 얻는 데 그치고 말았다.

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이 이와 같이 차이가 나고 왜곡이 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국회의원 정수를 공직선거법에 못 박아 둔 채, 지역구를 우선 배정하고 남은 의석을 비례대표에게 배분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비례대표 의석은 지역구 당선자가 몇 명이냐에 따라 총 인원조차 달라진다(19대 비례대표 의석은 54석, 20대는 47석이다). 전국적인 정당 득표율을 계산하면서 왜 지역구 당선자를 우선 배치하고 그 기준으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일까.

연동형 비례대표제?!
 
주인 기다리는 배지 4.13 총선을 이틀 앞두고 11일 국회에서 제20대 국회의원들에게 지급할 배지가 공개되고 있다.
 국회의원 배지. 2016 4.13 총선을 이틀 앞둔 4월 11일 국회에서 제20대 국회의원들에게 지급할 배지가 공개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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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표율과 의석수 비율의 차이가 클수록 국회의원의 대표성이 약화되고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그래서 유권자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방법이 바로,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을 보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지역구 의원을 먼저 계산하고 말뿐인 전국 정당 득표율을 계산해서 비례대표 의원을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정당 득표율만큼 의석을 주자.

앞서 언급한 C정당은 30%의 전국 정당 득표를 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다면 현재 300명인 의원 정수를 기준으로 C정당은 300석 중 전국 정당 득표율 30%인 90석을 우선 배정받는다. C정당은 배정받은 90석 중에서, 지역구 당선자 5명을 제외한 85명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가져간다. 공직선거법 제189조(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의 배분과 당선인의 결정·공고·통지)를 개정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인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우선 배분하는 조항을 넣어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지금 21대 국회는 어떻게 구성될지 상상해보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가장 최근의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다음과 같다.

더불어민주당 41.1%
자유한국당 17.4%
정의당 9.5%
바른미래당 7.6%
민주평화당은 4.0%

(* 인용된 정당지지도 조사는 인터넷신문 <데일리안>이 여론조사업체 알앤서치에 의뢰해 이뤄진 것으로 지난 21~22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가중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6.2%,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현재 국회의원 300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각 당이 얻는 의석은 다음과 같다(소수점 이하 값에 대한 산입 방법은 여기에서 다루지는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은 300석 중 41.1%인 123.3석
자유한국당 52.2석
정의당 28.5석
바른미래당 22.8석
민주평화당 12석


각 정당에 배정된 의석수는 고정된 값, 상수이므로 국회 의석 구성에 변화는 없다. 지역구 당선자 수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 수가 달라지지만 각 정당의 총 의석수는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모든 한표 한표가 의석수 배분에 기여하는 것이다. 아울러 녹색당, 청년정당 우리미래, 노동당과 같이 현재 원외 정당이더라도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될 경우 소수정당이 의석을 배분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소수정당들이 원내로 진출해, 환경에 대해, 청년에 대해, 노동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아진다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상상해 보는 것은 욕심일까?

우리 유권자는 모두 지역구 주민이면서 동시에 여성, 청년, 장애인, 노동자, 농민 그리고 기타 등등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는 날로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는데 그들을 대변할 대표는 왜 동등하게 취급받지 못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의 답이 '비례성' 확대다. 서울 시민이거나, 경기도 도민이거나 제주특별자치도 도민이면서 동시에 여성, 청년, 장애인, 노동자, 농민 그리고 그 무엇이기도 한 유권자를 대변할 비례대표를 확대해야 한다.

선거제도를 바꾸면 날로 다양해지는 한국 사회에 맞게 다양한 이념을 지닌 정당들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다. 지역구 주민이면서 동시에 다양한 계층과 집단에 속한 유권자를 대변할 사람들도 다양해지고 많아진다.

또한, 유권자의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을 높일 수도 있다. 유권자에게는 좋고 정당들에게도 나쁘지 않다. 지금 당장의 지지율이나 과거 선거 결과에 시뮬레이션을 돌려가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 민의를 그대로 반영하는, 득표율만큼 의석수를 배분받는 원칙은 그 어느 정당에게도 해가 될 수가 없다.

1인 1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선거제도를 논의해야 한다. 국회 정개특위가 힘겹게 발을 뗀 지금이 바로 적기다. 현재 선거제도는 바꿔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고 남을 만큼 문제점이 드러난 지 오래다. 2020년 총선을 또 다시 현행 선거제도 안에서 치를 수는 없다. 국회에 요구하자.

1인 1표(One Vote, One Value.) 유권자 한 명의 표의 가치가 동등하게 반영되고, 민의 그대로 반영되는 더 나은 선거제도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고 요구하자. 눈을 흘기고 손가락질하고 외면한다고 골칫거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한번 겪은바 있다. 그들은 늘 그래왔다고 외면하거나 방치하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국회에 요구하자.

우리 정치를 위해, 우리 유권자를 위해.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오유진씨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입니다. 이 기사는 슬로우뉴스와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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