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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섬 컨퍼런스' 참가자들과 박지원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8 섬 컨퍼런스" 참가자들과 박지원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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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울릉도에서, 경기도 불음도에서, 경상남도 남해에서, 전라남도 신안에서 온 약 100명의 사람들이 전남 목포의 한 호텔에 모였다. 이들은 모두 섬에 살고 있거나 섬을 연구하거나 섬을 사랑하는 이들이다.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까닭은 행정안전부와 전라남도, 목포시가 공동으로 주최한 '2018 섬 컨퍼런스 : 섬에 관한 100가지 생각을 잇다'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살고 싶은 섬, 가고 싶은 섬, 지속가능한 섬을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한다.

오후 1시에 참가등록을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2시부터 3개 섹션, 30개 대화마당을 시작했다. 첫 번째 마당은 살고 싶은 섬. 섬에 살며 행복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청년이 살고 싶은 섬의 모습, 섬 주민과 의료혜택, 섬 주민이 겪고 있는 교통 불편, 섬 주민을 위한 교육 시설, 섬 고령자와 일자리 등 모두 10개의 대화 조를 참가자들 스스로 선택해 발표하고 토론했다.

섬 사람들의 고충 "택배비마저 너무 비싸다"

섬에서 생산되는 지역특산물 유통방안에 대해 참가자들과 함께 토론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박정훈 대마도리 이장. 박 이장은 조를 대표해 다른 참가자들에게 토론 결과를 설명했다. 박 이장은 "현재 진도의 대표적인 브랜드는 진도아리랑이지만 그나마 진도 멸치는 잘 팔린다, 하지만 진도 톳은 일본으로 수출하지 내수용으로 잘 팔리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는 브랜드화가 안됐기 때문"이라고 진도 톳의 브랜드화를 강조했다.

박 이장은 "브랜드도 문제지만 섬에선 교통물류비용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섬사람들이 하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고 씁쓸하게 웃으며 소개했다.
 
지역특산품 유통방안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는 7조.
 지역특산품 유통방안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는 7조.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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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살고 싶은 섬에 대해 토론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경남 남해 다랭이마을에서 온 김성근씨.
 청년들이 살고 싶은 섬에 대해 토론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경남 남해 다랭이마을에서 온 김성근씨.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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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다툼이 생겨 섬사람이 육지로 재판을 받으러 다녔다. 법원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으러 육지 오고간 교통비만 200만 원이 넘게 들었다. 섬에 사는 도서민들에겐 배에 싣는 차량비용도 너무 비싸고, 택배비도 너무 비싸다. 여객선 준공영제라도 해달라고 10년 전부터 얘기했는데 아직도 안 되고 있다. 물류비가 그대로 특산품 가격에 포함될 텐데 그 비싼 것을 누가 사겠나."

경남 남해 다랭이마을에서 온 김성근씨는 '청년이 살고 싶은 섬'에 대해 함께 이야기한 것을 소개했다. 그는 "'마을발전기금'이라는 게 있는데 같은 주민이어도 원주민에겐 이 돈을 주고 이주민에겐 이 돈이 전혀 상관없는 돈이다"라면서 "이 기금이 모든 마을에 다 있는 것도 아닌데 이 기금이 있는 마을에선 원주민과 이주민을 차별하는 구실을 한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김씨는 "그래도 이런 섬의 문제를 진실하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런 좋은 자리가 생겨 다행이다"면서 "이런 일은 행정이 가장 잘 아는 일이니 행정이 연속성을 갖고 관심을 가져주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명순씨는 전남 신안군 기점도·소악도 가고싶은섬 부녀회장을 맡고 있다. 장 회장은 '섬 고령자와 일자리'를 토론했다. 장 회장은 "섬에선 80대도 젊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장 회장은 "섬 노인들도 섬 해설이랄지 해변 청소 등 환경정비를 하는 청소 정도는 거뜬히 할 수 있다"면서 "마을기업 같은 걸 만들어서 나이든 주민들이 어려워하는 가공이나 유통, 마케팅은 청년세대가 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면 섬에서도 여러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박지원 의원 "섬은 가장 중요한 경제 보고"
 
조별로 주제를 정해 '살고 싶은 섬'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조별로 주제를 정해 "살고 싶은 섬"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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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온 강민구(33)씨는 "섬 주민들과 정부부처 관계자, 섬을 연구하는 분들 등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 섬이 직면한 문제를 말하고 개선책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반갑다"면서 "이 토론의 결과들이 이 자리의 발표를 그냥 끝나는 것이 아닌 정책으로 이어지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미숙 전라남도 섬가꾸기 전문위원은 "여기 참가자들 면면을 보시면 알겠지만 멀고 가까운 대한민국의 섬들에서 열일 제쳐놓고 나오신 분들"이라면서 "이 분들의 이 절절한 목소리들이 일회성 퍼포먼스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정부 정책으로 연결되고 반영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2018 섬 컨퍼런스'를 주최한 김일재 행정안전부 정부혁신조직실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정책토론회 결과는 관계부처와 검토해서 시책화할 수 있는 것은 시책화하고, 정부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이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토론으로만 끝나는 컨퍼런스는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개회식에 참석해 "국회에 도서문화발전연구회를 만들어 지금까지 대표 의원을 맡고 있고, 섬의 날 제정 발의도 제가 앞장서 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과거에는 섬을 영토 개념으로만 파악했지만 지금은 가장 중요한 경제보고"라며 이날 행사를 축하했다.

태그:#섬 컨퍼런스, #청년 일자리, #노인 일자리, #박지원, #정부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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