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성난황소>의 한 장면.

영화 <성난황소>의 한 장면. ⓒ 쇼박스

 
과거를 잊고 새 삶을 살고자 하는 남자 동철(마동석 분)에게 새로운 위기가 찾아온다. 아내 지수(송지효 분)를 납치한 범인이 오히려 돈을 준다며 그의 잠자던 성질을 건드린 것. 영화 <성난황소>의 제작발표회가 열린 23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출연 배우 및 감독이 영화의 독창성과 특징을 전했다. 

이 작품으로 상업영화 데뷔를 알리게 된 김민호 감독은 특별히 배우 마동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5년 전에 시나리오 초고를 보고 바로 같이 해보자고 말하셨다"며 김 감독은 "그 이후 틈이 날 때마다 만나면서 이 영화를 준비해왔다. 우여곡절이 많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는데 손을 잡아주셔서 고맙다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난황소>는 마동석이 여러 작가와 함께 설립한 팀 고릴라가 공동제작에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액션의 통쾌함

"배우들의 시원한 액션이 있는 통쾌한 영화다. 시나리오를 수정하면서 여러 번 제목이 바뀌었는데 지금의 제목도 회의 끝에 나온 것이다. 사실 회의 때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가 회의실에 홀로 앉아있는 동석 형의 모습을 봤다. 마치 황소가 한 마리 앉아있는 느낌이더라. 그렇게 제목이 나오게 됐다." (김민호 감독)

송지효 역시 마동석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었다. "사실 마동석 선배가 이 작품에 참여한다고 해서 무작정 저도 하기로 했다"며 송지효는 "10여 년 전에 처음 선배를 뵀는데 제게 처음으로 밥을 사준 선배였다. 그 이후 보답을 못 드렸는데 다시 만나면 꼭 이 얘길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송지효는 설정 때문에 캐릭터가 다소 수동적이고 제한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설명을 이었다. "단순히 납치만 되는 게 아니라 저 나름대로 남편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스스로 뭔가를 하는 게 있다"며 그는 "영화를 보신다면 캐릭터가 수동적이라 생각하시진 않을 것"이라 답했다.

동철 곁에서 여러 도움을 주면서 영화적으로 코미디를 담당하는 두 캐릭터도 눈에 띈다. <범죄도시>에선 강한 악역을 맡은 박지환이 동철의 동네 후배로, 배우 김민재가 흥신소 사장 역을 맡아 잔재미를 줄 예정.
 
 영화 <성난황소>의 한 장면.

영화 <성난황소>의 한 장면. ⓒ 쇼박스

 
"큰 바퀴가 잘 굴러갈 수 있게 하는 작은 톱니가 되고자 했다"며 박지환은 "큰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리듬을 타보자고 생각했다"고 본인의 마음가짐을 밝혔다. 극 중에서 요가를 연상케 하는 코믹한 장면에 대해 그는 "실제로 요가를 좋아하고 배우고 있다. 원래는 없던 장면인데 동석 형의 제안을 듣고 하게 됐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민재가 맡은 흥신소 사장은 튀는 패션과 의상이 특징이었다. "머리는 강동원 배우 스타일"이라며 "의상엔 배정남씨 스타일도 담겨 있다. 촬영 중 너무 웃겨서 진행이 잠시 멈출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전격 액션 표방, 무엇이 다르나

액션 장르를 표방한 만큼 차별성 또한 중요했다. <성난황소>는 복싱을 기반으로 한 타격감이 강조된 액션이 주였다. 한국 영화계가 이미 수많은 액션 장르 영화가 나온 시장임을 마동석 본인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차별성에 대해 마동석은 "예전에 제가 참여한 작품들도 힘을 바탕으로 한 복싱이 주였는데 이번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액션 장면이 있다"며 "그런 점들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김민호 감독 역시 "분류하면 납치 영화긴 한데 그냥 납치가 아니라 돈을 범인이 오히려 주고 납치한다"며 "그것에 대한 당위성을 생각했고, 지금까지 보이지 않은 액션 장면을 위해 구상한 게 있다"고 설명을 이었다.

"지난 5년간 동석 형과 대화하며 시나리오를 다듬어 갔는데 이 영화는 물질적인 것에 흔들리지 않는 남자의 이야기다. 화려한 볼거리도 있지만 동시에 동석 형이 품고 있는 순정의 끝을 볼 수 있는 영화다." (김민호 감독)

사실상 김민호 감독 역시 마동석의 러브콜에 응한 셈. 팀 고릴라의 성과가 하나둘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마동석은 "팀 고릴라에서 4~5년 전부터 준비하던 작품이 개봉하고 있는데 우연찮게 <범죄도시>가 먼저 개봉하며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영화라는 게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지만 우린 저예산 영화도 가리지 않고 하려 한다"고 밝혔다.
 
 영화 <성난황소>의 한 장면.

영화 <성난황소>의 한 장면. ⓒ 쇼박스

 
"팀 고릴라는 시나리오를 만드는 회사다. 능력 있는데 데뷔가 늦거나, 데뷔가 무산된 분들을 도와서 그분들이 더 좋은 작품을 보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도 여러 색다른 장르물을 준비하고 있다. 예전에 어떤 액션 영화 시나리오를 받은 적이 있는데 내용을 물으니 그 감독님이 '액션영화에 특별한 게 어딨겠어?'라고 하셨다. 

액션 영화라고 하면 단순하게 생각되는 지점이 있지만, 그 안에 디테일이 살아야 하고 작은 전환점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예 구조 등을 바꾸는 건 안 되겠지만 말이다.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지금 팀 고릴라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마동석)


한편 마동석은 지난 부산영화제 때 한국을 찾은 미국 유명 제작사 블룸하우스 대표가 보낸 러브콜에 화답하기도 했다. 당시 <부산행>을 언급하며 제이슨 블룸버그는 꼭 같이 일해보고 싶은 한국배우로 마동석을 꼽았다. 그 소식을 이미 들었다던 마동석은 "사실 이미 그분들과 만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귀띔했다. 

영화 <성난황소>는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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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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