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Starry Night in SMF' 스테이지. 조정은(왼쪽)과 강필석(오른쪽)이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그게 나의 전부란 걸' 넘버를 부른 후 미소짓고 있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Starry Night in SMF' 스테이지. 조정은(왼쪽)과 강필석(오른쪽)이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그게 나의 전부란 걸' 넘버를 부른 후 미소짓고 있다. ⓒ 서정준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아래 별뮤페)'가 지난 21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2일차 축제를 마무리했다. 절반의 의문, 절반의 성공으로 2019년 열릴 뮤지컬 페스티벌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 하루였다.

20일 시작해 양일간 열린 이번 '별뮤페'는 앞선 페스티벌과 다른 방향이었다. 선택의 기회라고 볼 수도 있지만, 출연자들이 공들여 준비한 무대를 양자택일하게끔 만들었던 서브스테이지를 삭제하고 메인 스테이지 하나만 운영됐다. 장소 역시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자라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소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앞 잔디마당에서 열렸다.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힘을 뺐다고나 할까. 페스티벌 운영 측의 관리나 관객들의 시민의식 역시 3회를 맞아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2018 SMF 싱얼롱 주크박스: 뮤/확/행' 스테이지. "안대를 벗어주세요!" '게릴라 콘서트'를 패러디해 웃음을 줬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2018 SMF 싱얼롱 주크박스: 뮤/확/행' 스테이지. "안대를 벗어주세요!" '게릴라 콘서트'를 패러디해 웃음을 줬다. ⓒ 서정준

 
다만 여전히 '뮤지컬 페스티벌'만의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노력해야할 것으로 보였다. 창작 뮤지컬의 노래가 상당수 소개됐다는 점은 가치있었으나 그 소개하는 방식은 여타의 콘서트, 갈라쇼에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해가 다 진 뒤에야 시작된 'Romantic Sunset in SMF' 코너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넘버들이 대거 포진된 데다 애초에 뮤지컬 넘버가 아닌 곡들도 많았다. 게다가 다른 공연에서 본 적이 있던 넘버들이 많아서 메인 스테이지의 중량감을 크게 떨어트렸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피아니스트 이범재 - 피아노로 듣는 뮤지컬' 스테이지. 좌측이 이범재 음악감독, 우측이 배우 김리.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피아니스트 이범재 - 피아노로 듣는 뮤지컬' 스테이지. 좌측이 이범재 음악감독, 우측이 배우 김리. ⓒ 서정준

 
이런 넘버, 구성의 참신함이 부족한 건 '뮤지컬 페스티벌'로서 크게 아쉬운 점이다. 예를 들면 1일차 마지막 게스트였던 '섹시동안클럽'의 경우에도 단독 콘서트를 위해 준비했던 레퍼토리를 그대로 답습했다. '98명의 출연자'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정동화 배우는 양일 밤낮으로 모든 스테이지에 출연해야했다. 하림의 '아프리카 오버랜드'는 노래의 만족도를 떠나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출연하려다 길을 잘못 든 느낌이었다(다만 스토리텔링이 담긴 구성은 오히려 뮤지컬 페스티벌에 걸맞았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Spectacle SMF with 뮤벤저스' 스테이지. 1대 빌리 박준형(가운데)가 2대 빌리 김현준(왼쪽), 천우진(오른쪽)의 손을 꼭 잡고 있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Spectacle SMF with 뮤벤저스' 스테이지. 1대 빌리 박준형(가운데)가 2대 빌리 김현준(왼쪽), 천우진(오른쪽)의 손을 꼭 잡고 있다. ⓒ 서정준

 
물론 이것을 배우들의 역량 부족, 혹은 준비 부족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상대적으로 인기 있고, 스케줄이 많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것은 관객들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결국 신선한 얼굴, 신선한 기획 대신 검증받은 배우들을 고집한 제작사의 선택이 안일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2018 SMF 뮤벤저스' 스테이지. 정동화(왼쪽)와 정상윤(오른쪽)이 뮤지컬 <쓰릴미>의 넘버를 공연하고 있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2018 SMF 뮤벤저스' 스테이지. 정동화(왼쪽)와 정상윤(오른쪽)이 뮤지컬 <쓰릴미>의 넘버를 공연하고 있다. ⓒ 서정준

 
하지만, 올해 '별뮤페'만의 발견들도 있었다. 초대 작품의 콘셉트에 맞으면서도 웃음까지 전한 '젊음의 행진' 팀의 깜짝 '게릴라 콘서트' 퍼포먼스, 또 뮤지컬 <모래시계>나 <번지점프를 하다> 등의 넘버가 클라이막스 지점에서 불렸다는 것도 의미있었다. 피아니스트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을 반영하는 이범재 음악감독의 스테이지도 뜻깊었다. 전나영과 나단 하토노(Nathan Hartono)가 보여준 국경을 뛰어넘은 우정어린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Starry Night in SMF' 스테이지. 나단 하토노(Nathan Hartono)와 전나영이 공연하고 있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Starry Night in SMF' 스테이지. 나단 하토노(Nathan Hartono)와 전나영이 공연하고 있다. ⓒ 서정준

 
이번 2018 '별뮤페' 2일차는 어째서 '별뮤페'가 '뮤직' 페스티벌이 아닌 '뮤지컬' 페스티벌인지를 증명해야하는 숙제를 남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별뮤페'는 뮤지컬의 모든 것을 대표하는 공공연한 행사가 아니라 어떤 특정 회사의 컨텐츠일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기에 '최초'를 내세우는 이들의 행보는 앞으로의 후발주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조금 더 큰 그림을 봐야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들을 담아내 잘 숙성시켜 2019년에도 이 페스티벌이 꼭 열리길 바란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엔딩곡 '내일로 가는 계단'이 끝난 뒤 축포가 터지고 있다.

2018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 중 한 장면. 엔딩곡 '내일로 가는 계단'이 끝난 뒤 축포가 터지고 있다. ⓒ 서정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별뮤페 페스티벌 스타라이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공연문화, 연극/뮤지컬 전문 기자. 취재/사진/영상 전 부문을 다룹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