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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재래시장 근처의 뻘에서 노니는 길고양이들
▲ 길고양이 소래포구 재래시장 근처의 뻘에서 노니는 길고양이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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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재래시장 가는 길, 다리 아래 물빠진 뻘에는 고양이 가족이 놀러 나왔다.
소래포구에 넘쳐나는 수산물들과 재래시장 식당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중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생선도 많은 터이니, 길고양이 중에서도 복 받은 친구들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제 아무리 좋은 곳에 산들 '길고양이'의 삶이 고달프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오히려 그들이야말로 고양이다운 삶을 사는 것은 아닌지 싶은 생각도 마음 한 켠에 든다.

시장을 가던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길고양이는 엄마아빠 손을 잡고가던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시장 여기저기 그들이 숨어들 만한 장소에는 어김없이 그들이 있었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는 가을 전어
▲ 전어구이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는 가을 전어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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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소래포구 재래시장 입구에 다다르니 고소한 전어구이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시장을 보고 전어구이를 먹을까, 아니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는데 먼저 전어구이를 먹고 시장을 볼까 망설였다.

상황을 보니 휴일인파가 몰려 식당마다 만원이라, 먼저 식당을 예약하고 그 사이에 장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식당을 예약하고, 아이들은 식당 앞에서 기다리고 나와 아내는 장구경에 나섰다. 
 
짭쪼름한 젓갈에 저절로 손이 간다.
▲ 젓갈 짭쪼름한 젓갈에 저절로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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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해산물을 사서 근처 식당에 가면 실비로 요리를 해준다.
▲ 왕새우 시장에서 해산물을 사서 근처 식당에 가면 실비로 요리를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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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수산물 시장과 다르지 않다. 이전에 화재가 발생하여 많이 어려웠다고 하는데, 복구가 다 되지 않아서인지 시장은 이전보다 확연히 작아졌고, 작아진 만큼 사람들은 더 북적였다.

싱싱한 해산물을 보니 저절로 지갑이 열린다. 꽃게 1kg, 반건조 굴비, 제주은갈치를 샀다. 그리고 시장을 더 둘러보는데 식당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생선 중에서도 유독 빛나는 제주은갈치
▲ 제주은갈치 생선 중에서도 유독 빛나는 제주은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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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꽉찬 참게
▲ 참게 속이 꽉찬 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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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여기 식당은 상차림만 해주는 곳이래. 먹을 것은 우리가 사와야 한다네?"
"거기서 하는 것은 없데? 칼국수하고 조개찜 같은 것은 하는데, 시장에서 먹고 싶은 것 사오면 여기서 요리해 준대."
"그래? 알았어."


미리 사둔 꽃게에 대하와 산낙지를 더해서 식당에 갔다. 산낙지는 미리 썰었으므로 바로 식탁에 풀어넣고, 시장에서 사온 대하와 꽃게를 주인장에게 맡겼다. 간단한 상차림에 곁들어 산낙지를 먹고나니 소금을 냄비 바닥에 깐 대하구이가 나온다. 생물대하였기에 맛이 쫀득하니 일품이다. 그리고 이어 꽃게찜이 나온다.
 
회와 구잇감으로 제철인 전어
▲ 전어 회와 구잇감으로 제철인 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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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로 먹어도 좋고 찜으로 먹어도 좋은 굴
▲ 굴 회로 먹어도 좋고 찜으로 먹어도 좋은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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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은 외부음식 출입금지가 아니라 대환영이었다. 식당은 상차림 비용과 음료, 몇몇 음식만 가능했다. 다시 시장에 가기 뭐해서 식당에서도 조리하는 조개찜과 칼국수를 시켰다. 다양한 조개가 모락모락 찜통에 담겨 나왔는데 가격은 시장에서 직접 조개를 사온 것보다는 조금 비싼 듯했다.

시월은 우리 다섯 식구 가운데 세 사람이나 생일이 몰려 있다. 그래서 생일잔치겸 모인 것이므로 조금 사치(?)를 부리기로 했기에 맘껏 배부르게 먹자고 했다. 
 
소래포구 재래시장의 밤
▲ 소래포구 식당가 소래포구 재래시장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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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추 계산해 보니 꽤 나올 것 같았다. 그런데 계산대 앞에서 청구된 금액은 '설마?'였다. 별도로 시킨 칼국수와 조개찜을 제외한 상차림 비용을 계산해 보니 일인당 5천 원 꼴이다.

식재료는 소래포구 재래시장에서 직접 보고 고른 것들이었는데, 식당에 내준 것이 두 가지였으니 대략 5만 원 정도, 일인당 '1만 5천 원'으로 생일잔치를 잘 끝낸 것이다. 요즘 물가에 '1만 5천원'으로 갖가지 해산물과 음료를 배부르게 먹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결론은, 아주 싸다는 것이다.
 
소래포구의 건어물
▲ 소래포구 소래포구의 건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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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더 싸게 먹을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 소래 포구에 가시거든 이런 방법으로 식당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다.

먼저 상차림을 해주는 식당에 자리를 예약하고, 시장에 가서 먹고 싶은 해산물을 산다. 이미 조리가 다 된 것(산낙지나 홍어나 튀김, 구이류 같은 것)이라면, 상차림 비용없이 그냥 식당에서 먹으면 된다. 나머지 생물은 식당에 맡기고 원하는 요리를 부탁하면 수고 비용을 받고 요리를 해준다. 요리 하나 당 수고비는 대략 7천 원 정도인 듯했다.

정확한 계산은 하지 않았지만, 아무 준비없이 식당에서 메뉴를 골랐을 때와의 가격차이는 대략 50%정도인 듯했다. 최소한 40%? 조금 발품을 파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장구경 하는 맛과 싱싱한 해산물, 거기에 가격까지 착하니 일거양득인 듯했다.

사실, 휴일 저녁시간에 소래포구에 온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이런 식의 식당 운영도 생소했다. 다들 알고 계시는 정보일지도 모르겠으나 혹시라도 처음 그곳을 가시는 분에게 작은 정보라도 된다면 좋을까 싶어 소개한다.

저녁을 먹고 나오는 길에 새우튀김 하나씩 더 먹고, 달고나를 디저트로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태그:#소래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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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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