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시민이 프랑스 스타일 정원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성악가와 현악연주 콘서트를 즐긴다. 진짜? 10월 순천시에서는 생생한 현실이다.
파란 가을 하늘이 돋보인 19일 순천만국가정원 프랑스정원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문화의 달' 프로그램의 하나인 정원예술산책 '브런치콘서트'가 열렸다.
관객들은 이석렬 음악해설사의 맛깔스런 해설을 들은 후 i-신포니에타 현악과 테너 정진성, 김민호의 클라리넷 연주를 감상했다. 특히 '브런치콘서트'답게 사전에 선착순으로 신청한 이들은 주최 측이 정성껏 준비한 샌드위치와 음료, 과일 등이 담긴 도시락을 먹으며 즐길 수 있었다.
이석렬 해설사는 "정원에서 이런 연주 공연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 공연 역사에서 별로 없을 사건"이라며 "세계 순회 유명 연주자들이 이런 정원에서 하는 공연에 오고 싶어"할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멋진 정원 풍경에도 자신보다 몸값이 비싼, 습도 등에 예민한 악기 보호 때문에 천막을 친 것이라 알렸다.
하지만 마지막 연주곡인 피아졸라의 <가을>을 하기 전에 관객들이 정원에서 즐기는 연주를 만끽할 수 있도록 주최 측이 배려하여 천막을 제거했다. 이에 훨씬 더 자연스럽고 멋스런 브런치콘서트가 되었다.
연주곡은 '삶의 실제 모습에 가까운'이란 의미를 지닌, 베리스모(verismo) 오페라의 대표인 마스카니의 <카벨레리아 루스티카나>로 시작했다. 삼각관계인 남녀들의 애증으로 벌어진 전 애인과 남편과의 결투에 앞서 성모에게 바치는 노래이다.
그리고 비발디의 사계 중 <가을>이 이어졌다. 해설사는 빠른 바이올린 연주에 비발디가 직접 악보에 설명한 "주정뱅이"라 했다며 추수의 기쁨을 표현한 것이라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 느린 악장은 "잠이 든 주정뱅이"로 축제 후 쉬는 모습을, 3악장에서 다시 활기찬 것은 새벽 사냥을 나가는 사냥꾼의 뿔피리라고 설명했다.
순천이 고향인 김민호 클라리넷 연주자는 모차르트 클라리넷 2악장과 폴카 등을 감미롭게 연주했다.
테너 정진성은 <약속>을 부를 때 뒤쪽에서 입장하면서 깜짝 이벤트를 벌여 관객을 즐겁게 했다. 관객 중 한 명의 여성에게 즉석에서 노래를 부르며 손을 잡고 무대 앞으로 함께 나와 준비한 꽃다발을 건네며 무릎까지 꿇고 프로포즈를 했다. 그런데 하필 그 여성은 수녀복을 입은 엄마뻘 연상녀였으나, 흔쾌히 꽃을 받았다.
한편, 정진성 성악가는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테너 성악가 같지 않은 외모를 지녔음에도 그의 말대로 "기적을 행하여" 박수를 받았다. <약속> 이외에 <고향의 노래>, <오 솔레미오>까지 풍부한 성량으로 소화시켰다.
게다가 이후 재등장했을 때는 <시월의 어느 멋진 날>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하이라이트 <지금 이 순간>도 멋지게 선보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문하체육관광부가 매해 10월 '문화의 달'의 셋째 주 토요일인 '문화의 날'을 맞아 주빈도시로 순천시를 선정하면서 마련되었다. 이 브런치콘서트 이외에도 순천시장과 서경덕 교수가 함께 하는 한반도 평화문화 토크쇼, 건축가 유현준과 하는 무진 인문기행, 리퍼블릭페스티벌, 청년문화 놀장 '차오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19일부터 21일까지 국가정원과 시내 일대에서 열린다.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