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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최소한 성추행은 하지 않을 것이다. (감시가 아니라) 예방이 주된 목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성추행이 없어진다면 공무원들도 CCTV 달아야 한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경기도가 12일 개최한 '수술실 CCTV 설치·운영 관련 토론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 환자.소비자단체와 경기도의사회 등 의료계가 찬반 입장으로 나뉘어 열띤 설전을 벌였다.

의료계는 "극히 일부에서 벌어지는 의사들의 범법 행위를 막기 위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빈대를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수술실 CCTV 설치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역작용이 클 것이고, 그 피해는 환자와 국민에게 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이재명 지사와 환자.소비자단체는 "인권침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의사가 아니라 수술실에서 무의식 상태에 놓인 환자"라고 반박했다. 사생활 침해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수술실 CCTV 설치를 요구하는 것은 대리수술이나 성추행 등 현재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료계, 의사 78% 이상 CCTV 반대... 찬성은 22%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CCTV 설치 시범운영에 따른 토론회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CCTV 설치 시범운영에 따른 토론회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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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지사 주재로 진행된 이 날 토론회는 환자.소비자단체와 의료계가 격론을 벌이면서 애초 예정했던 80분을 넘겨 110분간 진행됐다.

토론회에는 의료계를 대표해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 강중구 부회장이 참석했다. 환자.소비자단체에서는 안기종 대표(한국환자단체연합회), 신희원 지회장(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경기지회)이 참석했다. 또한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 비롯해 안성병원 김용숙 원장, 이경준 의사, 김영순 간호사는 지난 6일부터 운영하고 있는 수술실 CCTV에 대한 의사와 환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우선 강중구 부회장은 "전국적으로 연간 200만 건 이상 수술이 행해지는데 사회적으로 지탄받고 처벌해야 할 범법 행위는 극히 드문 사례로, 절대 다수의 의사는 이제까지 국민건강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수술실 CCTV 반대 입장을 강변했다.

강 부회장은 "수술실 CCTV 감시는 의사나 간호사에 대한 인권과 직업 자유 수행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이고, 집도의가 불안한 심리상태로 수술을 하게 되면 피해는 환자에게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 부회장은 또 "찍힌 영상이 유출될 위험이 있는데 동의할 사람이 있겠느냐"면서 "현재 선진국 어느 나라도 의료인에 대한 수술실 CCTV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동욱 회장은 의사들에 대한 설문조사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78%~80% 정도가 수술실 CCTV 설치에 반대하고 찬성은 22%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특히 "반대하는 의사 60%가 수술실 집중도 저하를 이유로 들었다"면서 "그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장은 또 "최근에 가사도우미에 대해서 CCTV를 운영하다가 문제 된 경우가 있다. 우리 집에서 가사도우미를 감시하겠다는 것도 인권침해"라며 "그런 반인권적인 CCTV를 강행하겠다면 의사의 인권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백화점에 절도 사건이 있으면 출입자 전부 호주머니를 뒤져 검사를 할 것이냐"며 "의사와 환자의 갈등을 조장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가, 헌법상 나의 권리가 중요하면 타인의 직업이나 인권도 고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CCTV 설치 시범운영에 따른 토론회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CCTV 설치 시범운영에 따른 토론회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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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소비자단체 "의사가 CCTV 반대하는 건 의료 분쟁 때문"

의사의 인권 문제를 제기한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환자.소비자단체 대표는 환자에 대한 인권침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안기종 대표는 "대부분의 범죄 예방을 위한 조치는 극히 일부의 나쁜 사람들 때문에 만드는 것이고, 현재 그 수준은 결코 작지 않다"면서 "어린이집 CCTV 설치도 교사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 대한) 인권침해나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대표는 또 "의료계에서는 의료 분쟁에서 명백한 증거가 되기 때문에 수술실 CCTV 설치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현재 수술실에서 무의식으로 있던 환자는 나중에 문제가 생겨도 증거가 부족해 의료 분쟁에서 100전 100패"라고 주장했다.

신희원 지회장은 "연간 200만 건의 수술이 집행된다고 했는데, 우리의 생명은 하나"라며 " 99명의 수술이 잘됐다고 해도 1명이 잘못됐을 때 그 한 사람은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지회장은 또 "우리는 의사를 신뢰하고 병원을 방문하지만, 어떤 사건이 났을 때 상식적인 선에서도 해결이 안 된다면 모든 입증을 환자가 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내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환자도 의사와 대등한 계약 당사자"

이재명 지사는 "의사의 인권도 있지만 환자도 대등한 계약의 당사자다. 마취된 환자가 계약 이행 과정을 알 수 없다는 것에 논란이 있다"며 "어린이집에 CCTV가 설치된 것도 아이들이 자기표현을 못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수술실 CCTV 설치는 도민의 세금으로 도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경기도가 직접 운영하는 의료원에 한정해서 시험해 보는 것"이라면서 "오늘 토론에서 의료계의 입장을 들었으니, 도민 의견도 모아보고 내부토론도 해서 앞으로의 방향을 검토하겠다"라고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경기도는 이달 1일부터 경기도의료원 산하 안성병원 수술실에서 환자가 동의할 경우에만 시범적으로 CCTV를 운영 중이다. 도는 내년부터 도 의료원 산하 6개 병원 전체로 CCTV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토론회는 CCTV 설치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있자 전문가와 시민, 환자 등이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하자는 이재명 지사의 제안에 따라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오마이TV', 라이브경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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