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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이낙연 총리 이낙연 국무총리가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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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론조사의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를 보면 이낙연 대망론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왜 그러는가 싶기도 하고, 왜 이렇게 빨리 조사를 하는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기분은 좋지 않느냐?"
"기분이 나쁠 것까진 없지만, 조심스럽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이낙연 총리를 향해 이용호 무소속 의원(전북 남원시 임실군 순창군)은 '이낙연 대망론'을 언급했다. (관련기사 : '차기 대망론' 질문 받은 이낙연, 답변은?)

이낙연 총리는 최근 차기 대선주자 1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5일 발표한 '2018년 9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서 이낙연 총리는 14.6%를 얻어 박원순 서울시장(11.7%)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CBS 의뢰로 지난 9월 27~28일 이틀 동안 전국 성인 1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 범진보 대선주자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범여권(더불어민주당·정의당·민주평화당) 지지층과 무당층 응답자 1094명의 응답만 종합했을 때도 이 총리는 16.2%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p.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총리는 지난 6일 보도된 <경향신문>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 1위를 차지했다. <경향신문>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2.7%가 이 총리를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로 지목했다. 그 뒤를 이은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11.5%)·유시민 작가(11.1%)·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6.6%)·이재명 경기지사(5.8%) 등이었다. 비록 '선호하는 인물 없음' 답변이 40.1%에 달하는 조사였지만 '이낙연 대망론'이 공허한 얘기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 결과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달라진 존재감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대망론의 동력으로 '존재감 부각'을 꼽는다.

이 총리는 2016년 전남지사 재임 당시에도 현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혔지만, 그땐 '꼴찌'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그해 9월 10~11일 전국 성인 125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무선전화 ARS 조사한 결과, 이 총리는 1.2%의 선택을 받았다. 문재인(26.2%)·박원순(10.9%)·손학규(8.5%)·안희정(7.8%)·김부겸(7.4%)·이재명(6.6%)에 이은 가장 마지막 순위였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8%p)

그랬던 그가 2년 만에 반전을 보인 이유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달라진 존재감을 상징하는 건 별칭에서도 드러난다. 지지층들이 문 대통령을 '이니'라고 부르듯 이 총리를 '여니'라고 호명하고 있고,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세에 능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은 '사이다 총리'라는 수식어를 만들었다. 4선 국회의원·전남도지사 등의 관록은 이렇게 부각된 이 총리의 존재감에 '화력'을 더 해주고 있다. (관련기사 : 김태흠의 정치공세 맞받은 이낙연의 '정치언어' )

이와 관련,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 모아' 실장은 지난 9월 28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최근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한 이 총리와 황교안 전 총리를 거론하면서 "두 사람은 상당히 정제되고 절제된 이미지의 소유자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두 사람 다 수십 년간 공적 영역에 있으면서 나름의 검증을 받았고 임명직으로는 최고 자리인 총리까지 올라갔다"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이낙연 대망론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정치권 안팎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시기상조론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7월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7월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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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통인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8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지금은 그저 (조사결과로) 재미를 보는 것"이라고 평했다. 즉, 차기 대선주자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다만 그는 "우리야 나쁠 게 없는 결과"라며 "(이 총리가) 호남 출신인만큼 당으로 봤을 땐 전략적 실익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리가) 단순히 국무총리라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힌 건 아니다"며 "과거처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처럼 확실한 대선주자가 없는 당내 상황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이 총리는 안정감이 있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임명 관련) '문제가 없다'는 청와대 발언에 대해서도 '아쉽다'고 말하는 등 균형 잡힌 언행을 보여왔다"며 "이 때문에 상당히 포용적 이미지를 가지게 됐고, 폭 넓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낙연 대망론의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을 표시했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국무총리가 4~5년 내내 정권과 함께 가는 경우가 사실상 없었다"라며 "이 총리가 존재감을 발휘할 기회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며, 당내 기반도 친문 주자보다 취약해서 최근 여론조사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의 분석처럼 역대 국무총리 중 대선주자로 꼽혔던 이들은 많지만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YS 정부 당시 '대쪽 총리' 이미지로 세 번이나 대선에 도전했다 실패한 이회창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주자 '9룡'에 이름을 올렸던 이수성·이홍구 전 총리,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고건 전 총리, 이명박 정부의 2번째 총리였던 정운찬 전 총리 등도 비슷한 경우다.  

의미 없는 대망론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월 16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문 대통령,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 의사봉 두드리는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월 16일 오전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국무총리, 문 대통령,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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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이르다고 해도 이낙연 대망론을 그냥 간단히 무시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리얼미터 권순정 조사분석실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차기 대선주자 관련 조사는 확인·선호·지지 등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집권 2년 차인 현 시점은 확인 단계의 조사가 맞다"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확실한 지지 의사 표명으로 읽기는 어렵다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전 (차기 대선주자) 조사를 보면, 확인·선호·지지 단계는 모두 연결성을 갖고 있다. 대선에 근접하면서 조사 응답의 성격이 바뀌긴 하지만 현 조사 결과와 다음의 조사 결과가 크게 단절적이진 않은 만큼 지금 상황이 본인에게 긍정적인 신호인 것만은 분명하다."

태그:#이낙연, #차기 대선주자, #문재인, #대망론,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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