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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이 올해 4월 준공한 100억짜리 탐방로가 이번 비에 불어난 강물로 완전 침수됐다. 상부 전망대 일부만 남기고 탐방로 자체가 완전 물에 잠겼다.

강한 물살과 각종 부유물로 인해 탐방로가 제대로 견뎌낼 수 있을지, 구조적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지 걱정이 되는 모습이다.

이 탐방로는 올 들어 벌써 두번째 침수당했다. 대구 달성군이 국민혈세 100억 원을 들여 만든 이 탐방로는 그동안 숱한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다.

문제의 탐방로가 놓인 곳은 화원동산 하식애 바로 앞으로 낙동강 최대의 자연습지 중의 하나로 불리는 달성습지가 있다. 즉 이곳은 달성습지와 이어진 생태계로 화원동산과 달성습지를 연결해주는 핵심구역인 생태거점에 해당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달성습지와 화원동산 하식애 바로 앞에 문제의 탐방로가 놓이면서 연결된 두 생태계를 완전 단절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화원동산 하식애에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리부엉이와 삵이 서식하고 있은 모습이 고스란히 목격될 정도로 야생동물들 중요한 서식처임이 밝혀졌다.

때문에 이 문제의 탐방로에 대해 공사 당시부터 환경단체와 대구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게다가 하식애란 강한 물살에 깍여 만들어진 지형으로, 이곳은 큰 비가 오면 거센 물길이 항상 들이치는 곳이다. 이런 곳에 인공의 구조물을 들인다는 것은 구조물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은 것으로, 상식밖의 행정이라고 하천전문가와 토목학자들의 비난을 산 바도 있다.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는 다음과 같이 우려한 바 있다.

"정말 위험하다. 이런 시설물은 홍수 나면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곳에 어떻게 탐방로를 만들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또한 이 문제의 탐방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일갈한 바 있다.

"강물의 흐름상 그 탐방로 안전하지 못하다. 집중호우시 낙동강의 불어난 강물이 탐방로를 치고, 휩쓸려온 덤불들이 저 탐방로 교각에 엉키면서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다."

결국 이런 우려들은 기우가 아닌 현실이 됐다. 지난 9월 장맛비에도 이 탐방로는 침수됐고, 현장에서 만난 달성군의 관계자는 강물에 밀려온 덤불과 진흙, 쓰레기들을 치우는 데 며칠 동안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결국 생태적으로도 문제가 많고 구조적으로도 위험한 인공구조물을 만들어 관리하는 데 추가적인 예산과 인력이 쓰이는 기이한 탐방로가 돼버린 것이다.

이 탐방로는 밤 10시까지 화려한 조명까지 밝힌 채 자전거와 놀이기구 심지어 개까지 데리고 나온 주민들로 인해 여러가지 소음을 불러 일으킨다. 이곳이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처임으로 통행에 주의하라는, 생태탐방로라면 마땅히 있음직한 아무런 주의표지판조차 없다.

이런 침수가 반복되고, 불어난 강한 물이 계속해서 문제의 구조물을 들이친다면 과연 이 구조물이 버틸 수 있을까 강한 의문이 든다.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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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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