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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의 동의를 얻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게재합니다. 다른 입장의 글도 환영합니다. [편집자말]
의총 발언대에 선 심재철 '정부 비공개 예산정보 무단 열람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하고 있다.
▲ 의총 발언대에 선 심재철 "정부 비공개 예산정보 무단 열람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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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료 취득 경위의 불법성

해킹툴을 사용해 보안망을 뚫고 들어갔다면, 명백한 정보통신망법 위반이고 범죄다. 그런데 심재철 측 해명처럼 정상적인 ID(아이디)를 발급받고 들어가서 정보검색을 하던 중 백스페이스를 눌렀더니 팝업창에 정보가 떠서 내려받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혹은 백스페이스가 아닌 다른 어떤 기기적 작동을 통해 해당 정보에 접근했다면, 이는 시스템 오류이며 부실일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한 정보 취득을 불법이고 범죄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심재철 측이 우연히 이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접근할 수 없는 비인가 정보를 수일에 걸쳐 수십만 건 다운로드 받은 것은 상당한 고의성이 있고 부적절한 욕심이나, 이 또한 불법이고 범죄인가는 불분명하다.

2. 취득 경위가 어떤 법률 위반인가?

해킹이 아니라면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될 수 없다. 타인간 대화를 허락없이 제3자가 몰래 녹취하거나 타인간의 대화를 몰래 엿듣는 경우를 처벌하는 통신비밀보호법도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 좌우막론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호해야 할 개인정보로 정보통신망법상의 개인정보보호조항 또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적용하기도 무리다. 공무원법 60조 직무상 취득한 정보의 비밀유지 조항도 이 정보를 국회의원실 별정직 보좌진이 공무상의 직위를 가지고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해당사항이 없다. 기재부의 국가기밀 운운은 난센스다.

종합적으로 위법성을 적용해 처벌할 법규가 마땅치 않다.

3. 해당 정보의 취득 공개가 공익 목적에 부합하는가?

설사 절차적으로 부적절한 면이 있다 한들 그 정보의 취득과 공개가 국회의원으로서의 본연의 활동(입법, 국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예결산 심의)에 해당하고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취득 공개하는 것에 해당하는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청와대 등 각 부처의 업무추진비는 정부예산 집행에 관한 사항이며, 거기에 위법적인 집행이나 낭비성 집행이 없는지를 살피는 것은 국회의원의 고유한 활동이며, 납세자인 국민의 알 권리 즉 공익목적에 부합한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연관된 사례로 과거 고 노회찬 의원이 삼성 임원들간 대화를 불법적으로 녹취한 내용이 국민의 알 권리라는 공익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공개한 것을 두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의원직 상실형 판결을 받았을 때, 그 판결은 정치·사회적으로 거센 비판의 대상이 됐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4. 업무추진비는 기밀 또는 비밀인가?
 
브리핑하는 기재부 2차관과 재정정보원장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용진 2차관(왼쪽)과 김재훈 한국재정정보원장이 '한국재정정보원의 비인가자료 유출 관련 입장'을 밝히는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브리핑하는 기재부 2차관과 재정정보원장 지난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김용진 2차관(왼쪽)과 김재훈 한국재정정보원장이 "한국재정정보원의 비인가자료 유출 관련 입장"을 밝히는 공식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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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추진비는 특수활동비와 달리 법령과 지침에 따라 집행되고, 감사되며, 공개해야 하는 정보이다. 안보 관련 사항이나 군 관련 사항은 해당 법령에 따라 기밀로 분류되거나 예외가 될 수 있지만, 업무추진비 일반은 기밀도 비밀도 아닌 일반 행정정보이며 공개돼야 한다.

실제 일선 행정기관이나 지자체에서는 이를 홈페이지에 세부 내역까지 공개하는 사례도 있다. 이는 행정과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소송 등 오랜 노력과 싸움의 결과이다.

요컨대 업무추진비는 최소한의 비밀 영역을 제외하고 가급적 상세하게 공개되는 것이 납세자인 시민의 이익에 부합하며 민주주의에 이롭다.

5. 정보 해석의 왜곡과 선정성
 
대검 항의방문한 심재철-김성태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과 관련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와 심 의원이 귓속말 하고 있다.
▲ 대검 항의방문한 심재철-김성태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과 관련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와 심 의원이 귓속말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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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심재철 측의 정보 해석은 자의적이며 선정적인 왜곡이 많다. 예를 들어 '유흥주점 등에서 사용했다'는 주장은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인도 출장 시 한방치료 등을 받았다는 것도 코드 분류의 오류로 밝혀졌다.

이번에 공개한 심야시간대 호프집 등 원칙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시간대와 장소에서 사용했다는 것도 부적절한 사례가 일부 있을 수는 있으나 뭉뚱그려 정치 공세를 펼만한 사안은 아니다. 이렇게 자의적인 왜곡과 선정적인 정치공세, 이로 인해 생길수 있는 명예훼손 등은 문제다.

6. 메신저 효과

행위자나 메신저에 대한 판단이 행위나 메시지에 대한 판단을 앞서는 이른바 '메신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국회부의장을 지낸 5선의 중진이지만 존경받을 만한 정치인이라 보기 어렵고, 배신자 이미지 또한 있다.

이런 것들이 그의 행위에 대한 판단을 압도하고 있고, 기실 (스스로 초래한 업보이지만) 자유한국당의 어떤 정치행위도 이런 효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면이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해서 그 행위 자체의 불법성 여부를 행위자에 대한 판단으로 단정하는 것도 온당치는 않다.

7. 결론: 이 사안을 다루는 정부여당의 태도와 행정비밀주의
 
 청와대 상징.
 
ⓒ 청와대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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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나 정치에서 도덕성은 도덕주의적 세계관을 강조하거나 상대적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보다 절차와 제도를 더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진정한 변별력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정부여당이 업무추진비 공개와 같은 사안에서 과거 정권들의 비밀주의 유산과 과감하게 결별하는 방식으로 이 사안을 다루었으면 한다.

심재철 측의 선정적인 문제제기가 나오면 청와대 대변인이나 총무비서관이 이를 구구하게 해명하고 SNS(소셜미디어)에 퍼나르는 식의 대응 말고, 이 시점에 선제적으로 지난 1년 6개월간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일부 안보 등의 사안을 제외하고 정부 공개 양식에 맞춰 공개하고, 앞으로도 청와대 홈페이지 등에 정기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각 부처에도 이런 기준을 제시해 적용했으면 한다.

그런 것이 이른바 '촛불 정부' 다운 것이고 '이명박근혜'와 차별화된 도덕성이며, 심재철의 좀스러운 정치행위에 대한 가장 통렬한 반박 아닌가.

지금 보이는 모습은 업무추진비 내역과 같은 행정 정보마저도 온갖 구실을 동원해 비밀주의의 완강한 벽 뒤에 남겨놓고 이를 자신들의 재량 영역으로 유지하려 하는 기재부 등 관료들에게 끌려가는 모습,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운동화를 신고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하고 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사진은 2016년 2월 24일 박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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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심재철 의원의 자료 공개가 법에 걸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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