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의 박주영이 또다시 그라운드가 아닌 SNS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주영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상 때문에 쉰 적이 없다"며 몸상태를 둘러싼 소문을 해명했다.

박주영은 SNS에서 자신의 몸상태에 관하여 언급한 기사를 캡처해 올리며 "참 황당하다. 이런 걸 보고 사람들은 믿을 수밖에요. 우리 팬 여러분들도 믿겠어요. 저에게 물어보셨다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며 "이런 걸로 거짓말들 하지 맙시다. 올해 단 하루도 부상 때문에 쉰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사실입니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박주영이 언급한 내용은 9월 20일 <스포탈코리아>에서 보도한 '서울은 무승 늪에 빠졌는데 박주영은 두 달째 사라졌다'는 기사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박주영이 SNS에 캡처한 기사 본문에는 '박주영이 고질적인 무릎부상 및 기타 잔부상으로 몸상태가 100%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에 집중했지만 회복속도가 더디면서 복귀시점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해당 기사는 포털사이트에 여전히 올라 있지만 현재 박주영의 부상 관련 언급은 삭제된 상태다.

박주영이 자신과 관련된 특정 보도에 대하여 직접 SNS를 통하여 반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자신의 몸상태에 대한 각종 소문과 의구심이 무성한데 대하여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잘못된 사실관계가 있다면 바로잡는 것은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하지만 박주영은 더 중요한 본질을 간과했다. 박주영이 팬들 앞에서 가장 먼저 해명했어야할 부분은 '왜 자신이 팀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가'에 대한자기 반성이었다.

박주영은 2018 K리그1 15경기에 출전하여 1득점을 기록했다. 90분 당으로 환산하면 0.13골에 불과하다. 경기당 유효슈팅이 1차례도 되지 않는다. 더구나 팀의 핵심 공격수임에도 평균 출전시간이 약 45분 정도인 것은 문제다.

박주영은 지난 겨울 서울과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팀의 간판으로 오랜기간 활약했던 외국인 공격수 데얀(수원)과의 재계약마저 포기한만큼 박주영의 역할은 더욱 중요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올시즌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 올시즌 극심한 성적부진으로 황선홍 감독이 중도에 사임하고 이을용 대행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도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주영의 부진도 서울의 침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팀이 가뜩이나 공격력 약화로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가운데 정작 팀내에서 가장 '이름값있는 공격수'를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은 미스터리다. 그만큼 박주영이 부상이 없더라도 1군 경기에 나설만한 컨디션이 아니라는 의미밖에 되지않는다. 박주영과 동갑내기인 이근호(울산)나 6살이나 더많은 이동국(전북)이 베테랑임에도 여전히 리그에서 보여주는 눈부신 활약과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시즌이 상하위 스플릿이 엇갈리는 막바지에 이르렀는데도 간판 공격수가 아직까지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는 건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다.

또한 박주영은 자신의 SNS를 활용하는 방식부터 다시 고민해봐야할 필요가 있다. 그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도 SNS를 통해 '황선홍 전 감독을 저격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팀내에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박주영은 '팀을 위해 할말을 하겠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본인이 팀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SNS에서 '말로만 떠드는' 모습에 오히려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번 해프닝도 마찬가지다. 현재 박주영의 진짜 문제는 '부상이 아니라 부진'이었다. 그런데 박주영은 더 중요한 본질은 제쳐두고 엉뚱한 사안에 대해서만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베테랑이라면 무엇이 우선이고 소속팀과 팬들을 위하여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줘야하는지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박주영에겐 지금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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