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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3시쯤 울산 중구 옥교동 옥골시장. 추석 명절을 3일 앞둔 대목장이지만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21일 오후 3시쯤 울산 중구 옥교동 옥골시장. 추석 명절을 3일 앞둔 대목장이지만 손님이 없어 한산하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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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불경기 아닌 적이 없었지만 올해 추석은 더 심한 것 갓심더."

울산 중구 옥교동의 옥골시장에서 추석 제사용품을 팔던 한 상인이 장사가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옆에 있던 남편인 듯한 다른 상인이 "중구에서도 국회의장이 나와야 주민들과 상인들이 설 것인데..."라고 거들었다.

옥골시장 인근에는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 사무실이 있다. 정갑윤 의원은 이곳 중구에서 내리 5선을 한 중진이다.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런 점이 감안돼 지지자들과 한국당 울산시당 내에서도 '정갑윤 국회의장' 만들기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울산의 한국당 내에서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왜일까?

보수 철옹성 '울산 중구', 지방선거 참패 후 보수 다시 결집하나?

한국당 정갑윤 의원이 중구에서 내리 5선 한 것이 말해주듯 이곳 중구는 보수 성향이 강한, 한국당의 철옹성 지역이었다. 매번 도전한 민주당 후보는 큰 표 차로 패해왔다.

3개월 전 6.13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중구청장에 당선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대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그만큼 민주당 바람은 거셌다.

이후 한국당은 두문불출하면서 위축되어 가는 듯보였다. 하지만 최근 전국 곳곳에서 중소상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한국당도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자유한국당 울산시당(위원장 안효대)은 지난 18일 시당강당에서 '울산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확보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 선포식'을 열었다.

앞서 한국당 울산시당은 지난 8월 31일 울산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애로사항과 현안을 청취한 바 있고 이 자리에서 나온 핵심 현안들을 중앙당에 건의하기도 했다. 중앙당도 울산시당의 건의사항을 적극 반영토록 하면서 전국적인 서명운동에 돌입하기도 했다.

이같은 정치 분위기 속에서 울산 중구는 다른 구군에 비해 중소상인 비율이 높은 지역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구는 울산 5개 구군 중 유일하게 공단이 없고 바다가 없는 지역이라 상대적으로 중소상인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근 전국 중소상인 궐기 등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곳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상인들을 위시해 한국당 울산에서 '정갑윤 국회의장'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한국당이 보유하고 있던 5개 구군청장과 지방의원 대다수를 민주당에 빼앗기는 참패를 한 것이 배경이다. 당내와 지지자들 사이에 "보수당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생긴 것이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전의 진실, 거꾸로 가는 한국'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정갑윤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전의 진실, 거꾸로 가는 한국"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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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갑윤 의원실도 차기 국회의장 목표를 부인하지 않았다. 정갑윤 의원실 측은 "만일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회의장이 되어 마지막 열정을 살려, 침몰하는 울산의 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울산시당 측은 정갑윤 의원의 국회의장 도전 분위기에 대해 여야 정치 상황을 들었다. 현재 국회의장인 문희상 의원이 6선(만 73세)인 점, 한국당 내 유일한 6선인 김무성 의원이 차기 국회의원 불출마를 선언한 점, 정갑윤 의원(만 67세)이 6선이 되고 국회의장이 되면 울산 한국당도 더 힘을 얻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당의 기대에도 몇 가지 변수가 있다. 한국당 울산시당 당내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세대교체를 요구하며 정갑윤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 큰 변수다. 또한 민주당 바람이 이어진다면 아무리 5선의 정갑윤 의원이라도 차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소상인 등의 지지와 보수세력의 결집 여부도 큰 변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빙의 승부 끝에 한국당 박성민 중구청장에 승리한 민주당 박태환 중구청장도 과거 한국당에 몸담았다는 점이 중구의 보수성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태그:#울산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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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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