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소속 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올해에도 가을야구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다저스는 9월 19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전날 류현진의 호투로 탈환했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본격적으로 굳히기 시작했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각)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진행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각)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진행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전날 류현진을 앞세워 로키스의 타선을 틀어막았던 다저스는 19일 경기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선발로 등판했던 커쇼는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5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97구). 하지만 다저스는 연장 10회말 크리스 테일러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3-2 역전승을 거뒀다.

점점 드러나는 PS 윤곽, 내셔널리그 3위까지 오른 다저스

현재 메이저리그의 포스트 시즌 티켓 10장 중 2장은 확실히 주인이 가려진 상태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84승 66패)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14경기 반 차를 기록하고 있어 남은 12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챔피언 자격으로 디비전 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었다.

메이저리그 30팀 중 최고 승률을 달리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는 103승 48패로 최소 포스트 시즌 진출권은 확보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뉴욕 양키스와의 승차가 10경기 반인데, 레드삭스는 현재 진행 중인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시리즈에서 1경기만 더 이기면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짓고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하게 된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역시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95승 56패) 역시 지구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다만 지구 2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90승 61패)와 5경기 차로 아직 디비전 시리즈 직행 여부는 알 수 없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 카드 순위에서는 양키스가 1장이 유력한 가운데, 애슬레틱스와 탬파베이 레이스(84승 66패)는 아직 좀 더 두고봐야 한다.

내셔널리그도 윤곽은 잡혀가고 있다.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카고 컵스(89승 62패)가 중부지구 우승 확률이 다소 높은 가운데, 리그 2위 밀워키 브루어스(86승 66패)가 아직 그 뒤를 쫓고 있다. 컵스와 브루어스는 일단 디비전 시리즈 직행권 1장과 와일드 카드 1위 이렇게 최소 2장 확보가 유력하다.

최근 10경기 7승 3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다저스는 최근 4연패에 빠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83승 68패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반 경기 차이로 제치고 리그 공동 3위까지 올랐다. 만일 이대로 정규 시즌 순위가 결정된다면, 다저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얻고 브레이브스를 상대하게 된다.

다만 지구 우승에 있어서는 아직 다저스보다는 브레이브스가 확률이 높다. 브레이브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승차가 5경기 반이고, 다저스는 로키스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지구 선두 다툼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2위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만일 다저스와 카디널스 그리고 로키스 3팀이 시즌 마지막까지 승차가 더 좁혀질 경우 포스트 시즌 티켓 10장 중 마지막 2장의 운명은 10월 1일 마지막 날에 가서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아래 디백스)는 최근 4연패로 로키스와의 승차도 4경기 반까지 벌어져 사실상 가을야구와 멀어졌다.

다저스, 카디널스, 로키스의 3파전... 남은 티켓은 2장

포스트 시즌 참가 티켓 10장 중 2장은 그 주인들에게 발급이 완료됐고, 5장은 순위 확정이 유력해진 팀들이 발급을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3장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 카드 2위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디비전 챔피언 그리고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2위 자리다.

84승 68패가 된 다저스는 이제 정규 시즌에서 단 10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되찾은 다저스는 2위로 밀어낸 로키스와의 승차를 1경기 반으로 벌렸고, 이번 홈 3연전도 사실상 위닝 시리즈를 확정지었다.

만일 정규 시즌 162경기를 모두 치를 때까지 로키스와 동률이 되더라도 다저스의 입장에서는 로키스보다 유리하다. 다저스는 올 시즌 로키스와의 상대 전적에서 11승 7패로 남은 1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우위를 확정지어 만일의 경우 치러질 타이 브레이커 게임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따냈다.

만일 다저스와 로키스가 동률로 정규 시즌을 마칠 경우 10월 2일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타이 브레이커 게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하는 팀이 서부지구 디비전 챔피언 자격으로 디비전 시리즈에 직행하고, 패하는 팀은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순위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여기서 카디널스까지 승률이 같아질 경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게 상황은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3팀이 승률이 같을 경우 일단 다저스와 로키스가 타이 브레이커 게임을 치르는데, 여기서 이기면 서부지구 우승이고 지면 카디널스에게 반 경기 차로 밀려나기 때문에 탈락하는 수도 있다.

카디널스가 다저스와 로키스보다 승률에서 뒤처져서 탈락하고 다저스와 로키스가 동률이 되었을 때에도 타이 브레이커 게임은 치러진다. 예전에 와일드 카드가 리그 별 1장이었을 때는 상대 전적에서 우위에 있는 팀이 지구 우승을 차지하고 다른 한 팀이 와일드 카드를 차지하는 방식이 있었다.

그러나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 신설된 이후 무조건 타이 브레이커를 치러 디비전 시리즈 직행 팀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와일드 카드로 포스트 시즌을 치르는 팀은 11승이 필요한 디비전 챔피언들과 달리 월드 챔피언까지 12승이 필요한데, 디비전 시리즈를 치르기 전에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1경기 더 치르는 불리함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일정에서 다소 유리한 다저스, 방심은 금물

포스트 시즌 티켓 2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다저스와 로키스 그리고 카디널스는 이제 19일 다저스와 로키스의 1경기를 제외하면 3팀이 정규 시즌에서 서로 다시 만날 일은 없다. 다시 말하자면, 서로와의 경기에서 경쟁 상대를 떨어뜨릴 방법은 더 이상 없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3팀은 앞으로 남은 일정에서 상대 팀들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둬야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다저스와 카디널스는 정규 시즌 10경기가 남았고, 로키스는 앞으로 11경기가 남았다.

남은 일정에 있어서는 카디널스가 가장 부담이 크다. 카디널스는 20일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3연전을 끝내고 나면, 홈 경기장인 부시 스타디움으로 돌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3연전을 치른다. 그 이후 중부지구 2위 브루어스와 홈 3경기를 치르고 리글리 필드로 이동하여 중부지구 1위 컵스와 원정 3경기를 치르고 정규 시즌을 끝낸다.

카디널스는 포스트 시즌 진출 운명이 걸린 상황에서 하필이면 포스트 시즌에서 만날 수도 있는 가상 상대들과 최종 모의고사를 치르는 셈이 됐다. 브루어스와는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만날 것이 유력하며, 와일드 카드 결정전을 이기고 나면 리그 1위인 컵스와 디비전 시리즈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다고 볼 수 있겠지만, 만일 여기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경우 와일드 카드 경쟁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로키스는 다저스와의 3연전을 20일에 마무리하고 나면, 체이스 필드로 이동하여 디백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여기서 최소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로키스는 서부지구 순위를 자력으로 바꿀 기회를 모두 잃어버리게 된다. 남은 일정이 모두 홈 경기인 것은 다행이지만, 필리스(4경기)와 워싱턴 내셔널스(3경기) 등 동부지구 팀들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다저스는 남은 일정이 모두 서부지구 팀들과의 경기다. 로키스와의 3연전이 끝나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3연전을 치르고 올 시즌 홈 경기를 마무리한다. 이후 다저스는 체이스 필드 원정 3연전을 치르고 AT&T 파크로 이동하여 자이언츠와 원정 3연전을 치르고 정규 시즌을 끝낸다.

사실상 올 시즌을 포기한 팀들과의 9경기지만, 마지막 일정이 원정이라는 점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게다가 서부지구 공공의 적인 다저스를 상대로 다른 팀들이 경기 자체를 쉽게 포기할 가능성도 없다. 마지막 일정이 다저스와 전통의 라이벌 관계였던 자이언츠인 만큼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가을 DNA 찾아오는 다저스, 이번에는 어디까지?

류현진이 다저스에 합류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다저스는 5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안정적으로 지구 선두를 달리다가 그대로 골인한 것이 아니라, 매번 위기를 겪고 난 뒤 후반기에 스퍼트를 시작하여 9월이면 지구 우승을 기념하는 축하 파티를 클럽하우스에서 여는 모습이 더 많았다.

그리고 2018년도 다저스에게 가을 DNA가 찾아오고 있다. 남은 일정도 어떻게 보면 다저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다저스는 항상 부상 선수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선수 자원이 풍부하여 어떻게든 정규 시즌 우승까지는 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다저스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시즌 동안 항상 정규 시즌까지만 강했다. 포스트 시즌에 들어가면 그때그때 다른 모습으로 인하여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마음을 졸이게 만들었다. 2013년에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2014년과 2015년에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허무하게 탈락했다.

2016년에는 다시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지만, 108년 동안 이어지던 염소의 저주를 깨뜨리고자 하는 컵스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다저스를 격파한 컵스는 결국 2016년 월드 시리즈에서 7차전 연장 혈투까지 가면서 그 지긋지긋한 염소의 저주를 깼다.

2017년 다저스는 1988년 마지막 월드 챔피언 이후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창단 첫 월드 챔피언을 노리는 애스트로스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에이스 커쇼도 1차전과 7차전(구원 등판)에서는 호투했지만 5차전에서 무너졌고, 다르빗슈 유(현 시카고 컵스)가 3차전과 7차전 2경기를 모두 망친 것이 큰 타격이었다. 결국 다저스는 홈 어드밴티지를 따고도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상대 팀이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허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다저스는 9월에 들어와서 포스트 시즌 경쟁권에 있는 팀(디백스, 카디널스, 로키스)들을 상대로 모두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뉴욕 메츠와 신시내티 레즈 등 사실상 시즌을 포기한 팀들에게 위닝 시리즈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이상하게도 강팀에게 강하고 약팀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문제가 앞으로 남은 10경기에서 일어나면 다저스는 포스트 시즌 진출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아직 디백스가 실날같은 희망이 남아있기 때문에 다저스는 디백스를 상대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경기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파드리스나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그 긴장이 다소 풀릴 경우 위험하다.

이들과의 경기는 단순한 순위 경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 팀 전체의 경기력을 체크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순위 경쟁을 떠나서 좋은 경기력을 포스트 시즌까지 갖고 가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다저스의 가을 DNA가 이번에는 다저스를 어떤 운명으로 이끌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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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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