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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TV> 출범식 포스터
 <통일TV> 출범식 포스터
ⓒ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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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가 된 두 제자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 3일 동안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인 평양에서 열리고 있다. 이때를 맞춘 듯 2018년 9월 19일(수)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는 <통일TV>가 그 첫발을 내딛는 발대식을 거행한다. 이 <통일TV>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로 그는 나의 교단 첫 담임 반이었던 1972년 서울 오산중학교 1학년 12반 제자다.

흔히들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하고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고 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그렇다면 교사는 무엇으로 말할까? "교사는 그 제자로서 말한다"고 하면 나의 안전인수격인 자화자찬은 아닐는지.

지난해 연말에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대표 상임의장에 이대부고 김홍걸 제자가 취임하여 흐뭇하게 하더니, 이 가을에는 진천규 제자가 남북통일을 선도 역할을 자임하는 <통일TV> 개국에 산파역을 맡고 있어 그들을 교단에서 가르쳤던 훈장으로서 뿌듯한 자긍심을 느끼게 한다.

사실 남북통일은 정지지도자의 힘만으로는 이루어지기 매우 힘들다. 남과 북의 겨레들이 서로의 이질감을 극복하고, 서로 나눠져 사는 것보다 함께 더불어 사는 게 민족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을 위해 더 낫다는, 양측 대부분 국민들의 합의점이 도출될 때, 그 언젠가는 통일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통일TV> 진천규 준비위원장
 <통일TV> 진천규 준비위원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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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협 김홍걸 대표상임의장
 민화협 김홍걸 대표상임의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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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의 선도는 언론이 했다

언젠가 동서독 통일 연구에 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독일 통일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통일 전, 두 나라의 이질감 해소를 위한 언론, 특히 TV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지적을 본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1945년 일본으로부터 해방과 동시에 강대국의 일방적인 38선 구획으로 분단이 되었다. 그로부터 70여 년,  그 세월 이상으로 분단의 벽이 높고, 그 골도 깊다.

강대국은 한반도를 분단시키는 것도 모자라 남과 북 두 정부에 처음에는 무기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동족상잔이라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도발시켰다. 3년 남짓 지속된 한국전쟁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500만 명에 이르는 사상자와 1천만 명에 이르는 이산가족을 양산했다.

또 그 이후에도 두 나라 국민은 서로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는 철천지원수로 살아왔다. 이 시점에서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강대국에 놀아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바보짓이었다.

다행히 2000년부터 남북정상회담이 비로소 시작되어 평화의 분위기가 조성되곤 했다. 하지만 끝내 방해 세력들 때문에 항구적인 평화통일을 이루지 못했다. 그외에도 70여 년의 세월에서 오는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이질감 극복이 부족했던 까닭도 있었을 것이다.

그 이질감 극복의 지름길은 남과 북 동포들의 민간 차원의 활발한 교류에 있다. 교류를 촉진시키고, 활성화시키며, 그를 선도하는 게 언론의 역할일 것이다. 재미 언론인 진천규 기자는 2000년 제1회 남북정상회담에 공동취재단 기자로 평양에 특파되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동선언문을 합의한 후 양 정상이 두 손을 치켜든 역사적인 사진을 연출한 장본인이다.

이후 그는 재미언론인으로 조국의 평화통일 문제에 천착하는 기사를 줄곧 써왔다.  특히 2017년 북한의 핵개발을 둘러싼 북미간의 '말 폭탄'이 빗발쳐 대단히 삼엄했던 그 시기에 그는 재미동포 신분으로 북한에 갔다.

2017년 10월 6일, 그는 중국 단동을 거쳐 평양으로 간 뒤 북한의 일상의 모습을 한국 언론에 낱낱이 소개하여 대한민국 전 국민에게 전쟁의 위기감을 불식시키고, 안도감을 심어준 장본인이다.
 
  6.15 남북공동선언문 성립 후 두 손을 치켜든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6.15 남북공동선언문 성립 후 두 손을 치켜든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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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의 밥상 – 평양 편'

그는 남북의 화해와 상호 협력의 지름길은 <통일TV> 방송국을 개국하는 데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는 민족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남북 동포간 상호의 이해를 촉진시켜 통일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조국 통일 후에는 완전한 사회통합단계에 이르게 하는, 그런 야무진 꿈으로 가칭 <통일TV> 발족한다고 오래 전부터 나에게 말해 왔다.

나는 그를 중1 때 담임 이후 반세기 가까이 곁에서 지켜보았다. 그는 이 시대의 통일운동가로서 겨레의 등대 구실을 하고 있다. 그의 장한 행적에 나는 훈장으로 찬사와 함께 한때 그를 가르친 뿌듯함을 금할 수 없다.

그가 발족하는 <통일TV>는 가능한 정치적 요소를 배제하고, 주로 문화적 소재로 감동과 기쁨을 주고자 한다. 그러면서 민족공동체를 형성하고, 통일을 앞당기는 즐거운 채널이 되겠다는, <통일TV> 방송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북녘의 명산, 관광지, 역사문화 유적, 음식, 요리, 의식주 관련 생활문화, 교육, 예술, 체육,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북쪽의 전반적인 사회문화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관계기관의 허가와 승인 등을 거쳐, 북한이 제작한 영상물의 방영과 함께, 앞으로는 남북공동 제작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나에게 장차 <통일TV>를 통해 '한반도의 밥상 – 평양 편' 을 볼 수 있을 것이며 '전국노래자랑 북한 개성, 신의주 편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부푼 꿈을 자랑삼아 얘기했다.

남과 북이 소통하는 새로운 통로를 열기 위해 추진되는 이 <통일TV>는 국민주로 설립 자본금을 모은다고 한다. 이 방송은 생생한 북녘 산하와 동포들의 생활 모습을 전하는 최초의 통일 전문 채널로, 2019년 초 개국할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외 동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후원을 기대하기에 나는 제1착으로 <통일TV> 국민주를 신청할 참이다. <통일TV> 준비위원회 위원장인 그는 한국인 최초 평양 순회 특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 활동이 그의 저서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에 잘 드러나 있다. 이 <통일TV>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이종찬 전 국정원장, 권영길 전 국회의원 등이 상임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평양 대동강 쑥섬의 능수버들(2005. 7. 촬영)
 평양 대동강 쑥섬의 능수버들(2005. 7. 촬영)
ⓒ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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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그림을 꿈꾸다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세 사람의 대담에서 한 제자(민화협 김홍걸 상임의장)는 "제 아버지는 남북의 겨레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것을 보시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박도 선생님은 꼭 '그날'을 보십시오"라고 덕담을 말했다.

그러자 <통일TV> 진천규 준비위원장은 "선생님, '그날이 오면' 저희 두 사람이 선생님을 꼭 평양 옥류관으로 꼭 모시겠다"고 화답했다. (관련 기사 : "트럼프와 김정은, 둘도 없는 파트너 될 것")

나는 생전에 두 제자와 함께 대동강의 휘휘 늘어진 능수버드나무를 바라보면서 옥류관 랭면을 먹고 싶다. 그 소원이 어디 비단 나뿐이겠는가?

덧붙이는 글 |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넘어 화해와 용서를 그린 박도의 장편소설 <용서>가 '푸른사상사'에서 이달 말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바랍니다.


태그:#<통일TV>, #진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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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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