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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1일 경상남도 진주에서 심정지 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가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전에도 광주광역시에서 비슷한 유형의 구급차 사고가 발생하여 구급차 운전자의 처벌을 놓고 한동안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비단 이 두 사고뿐만 아니라 구급차 관련 사고는 잊힐 만 하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와 같은 구급차 사고가 발생하면 소방 당국에서는 국민들에게 구급차 사이렌이 들리면 피해 달라고 요청하고, 국민들은 긴급환자를 이송하다 발생한 사고이니 구급차 운전자에게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고 강력히 요구합니다.

또한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긴급출동 소방차량에 양보하지 않는 일반차량 운전자에 대한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 등을 통해 구급차 등 긴급출동 소방차량의 빠르고 안전한 이동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일반차량 운전자들의 변화를 유도하여 구급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구급차 사고가 일반차량 운전자들이 변화한다고 해서 없어질 수 있을까? 물론 이전보다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입니다. 또한 구급차에 대한 양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은 지속적으로, 과도할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도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일반차량 운전자들의 변화만으로 구급차 사고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수 없음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구급차가 사이렌 소리를 높인다고 하더라도 갈수록 방음 효과가 좋아지는 차량 성능을 고려할 때 일반차량 운전자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차량 운전자가 언제든 상황판단을 잘 못 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합니다. 아울러 도로의 다양한 구조도 구급차 사고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는 점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소방당국도 구급차와 구급차 탑승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숙련된 구급차 운전자들을 확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소방의 전체적인 인원이 부족하다고 해서 운전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에게 구급차의 운전대를 맡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 볼 문제입니다.

특히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소방인력 확충 과정에서 숙련된 운전경력자 확보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미 구급차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안전교육이나 운전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또한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구급차 운전자가 긴급한 상황에서 무전기나 사이렌 등 장비 조작을 하면서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지는 않는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구급차는 일반차량과 달리 긴급한 환자를 탑승시켜 차선이나 신호등을 무시하고 빠른 속도로 이동해야 하기에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집중력을 흩트리는 움직임이 구급차 운전자에게 요구된다면 주변의 일반차량 운전자들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사고는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구급차 보조석에서 운전자를 대신해 다른 장비를 조작할 사람이 함께 탑승하는지, 탑승하지 않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하여 조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면 구급차 운전자가 운전에만 집중할 있도록 하는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아울러 소방당국은 국내 도로사정과 건축물 특성 등을 이유로 작고 낮은 형태의 구급차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멀리에서 다가오거나 앞에 선행하는 차량이 있는 경우 일반차량 운전자들이 구급차를 발견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현 구급차 디자인 또한 일반차량 운전자들이 쉽게 발견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급차의 크기나 디자인도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 이상 사람을 살리기 위한 구급차가 오히려 사람을 죽이는 사례는 없도록 당국 차원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중앙 소방청에서 구급차 사고사례들을 모아 면밀히 분석하고 운전자의 운전경력이나 능력, 사고 도로의 특성, 근무방식, 구급차 디자인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해당 위험요소들을 없애나가야 할 것입니다. 더욱 완벽한 매뉴얼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비슷한 유형의 구급차 사고가 반복되고 있기에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민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구급차 사고가 날 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스스로 부족한 시민의식을 탓합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시민의식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의 변화만큼 소방 당국의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복잡한 도로와 많은 차량들이 운행되는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하면 보다 안전하게 구급차를 통해 응급환자를 병원까지 후송 할 것인가는 소방당국과 소방조직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것부터 고쳐나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의식변화와 만나 보다 안전한 구급차 운행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태그:#소방청, #구급차 사고, #119, #구조대, #소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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