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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문을 연 교육실의 첫번째 수강생들에게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 당진시어울림여성회 오윤희 회장 새롭게 문을 연 교육실의 첫번째 수강생들에게 인사말을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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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한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을 계기로 시작한 작은 모임이, 지역 운동의 중심에 서는 것이 가능할까?

당진어울림여성회(이하 어울림여성회)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지난 2011년 역사기행모임으로 시작한 어울림여성회가 당진시민사회운동의 당당한 한 축이 되는 과정을 오윤희 회장을 통해 들어봤다. 

좋은 엄마 되기에서 지역 시민 사회 운동의 한 축으로

 
이 행사에는 여러 단체들이 참여해 어울림여성회의 새로운 도약을 축하했다.
▲ 어울림여성회의 교육실 개소식 및 후원의 밤 행사 장면 이 행사에는 여러 단체들이 참여해 어울림여성회의 새로운 도약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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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어울림여성회)
▲ 어울림여성회 초기 역사기행 모습 (제공 어울림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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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여성회는 지난 달 새로운 교육실을 마련해 '개소식'과 더불어 '후원의 밤'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당진참여연대, 당진시농민회 관계자뿐만 아니라 녹색어머니회 등 지역의 다양한 분야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참석해 어울림여성회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어울림여성회가 당당히 지역 운동의 한 축으로 인정받는 자리이기도 했다. 

어울림여성회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린이집을 함께 다니는 자녀들을 둔 어머니들의 모임으로 시작했다. 당시 당진은 타지에서 이주한 어머니들에게 교육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부족한 도시였다고 한다. 오윤희 회장은 "그때를 돌이켜보면 외로운 엄마들이 많았어요.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어린이책시민연대'를 제외하고는 온라인 모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을 갖기에는 문화적인 공간 역시 충분하지 않아서 젊은 엄마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죠"라고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좋아 모인 '좋은 엄마'들은 '어울림여성회'로 확대 발전하는 주축이 됐다. 오 회장은 "역사기행모임으로 시작해서 재능나눔모임인 '손만세' 그리고 생태체험모임 '담쟁이' 순으로 차근차근 모임들이 하나씩 늘어났어요. 지금은 8개의 일상모임이 운영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어울림여성회의 역사기행모임은 어린이역사기행단 '느루'와 역사지도자모임인 '역사랑'으로 확대 분화되었고, '손만세'와 '담쟁이' 이외에도 '호랑노리'(초등학생놀이모임), '산전수전'(숲스터디모임), '그리다'(미술모임), 그리고 당진의 중고생들이 주축이 된 '당진청소년평화나비'가 운영되고 있다.

세월호에서 촛불집회 그리고 무상교복운동까지

 
(사진제공 당진어울림여성회)
▲ 어울림여성회의 "당진평화의 소녀상"건립 모금당시 모습 (사진제공 당진어울림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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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어울림여성회)
▲ 초등놀이 모임 "호랑노리" 활동 (사진제공: 어울림여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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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모임들이 일상적으로 돌아가면서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세월호 침몰은 엄마들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고 지역의 활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결합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도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촛불집회에서 순번을 맡아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여러 활동 중에서도 특히 청소년평화나비의 모임을 꾸리고 지원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진평화나비 학생들은 지난 2017년 전국 최초로 청소년(20대 이하)들이 직접 기획한 '평화나비페스타'를 꾸몄다.(관련기사: 당진청소년들 "우리는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그것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한 것이 어울림여성회다. 실무를 맡았던 것이 당시 사무국장이던 오윤희 현 회장이다. 오 회장은 "당시 가장 큰 고민의 두 가지는 학생들이 위안부 문제를 행사에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와 (청소년평화나비와 함께) 행사를 공동으로 준비한 '당진시 학생회장단 협의회(D.S.P)'의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은 행사를 잘 준비해줬고, 어른들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어울림여성회가 당진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시작한 것은 2015년 당진평화의소녀상 건립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오 회장은 "평화의소녀상 건립 이전에는 어울림여성회는 내부적인 모임이었어요. 외부활동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평화의소녀상 건립운동을 시작으로 지역과 함께 하기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또 "당시에는 우리가 해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약 6개월 만에 지역의 뜻있는 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주셨고, 여성회 자체에서도 1천만 원이라는 모금을 이루어냈습니다. 그 때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충남 지역에서는 최초로 무상교복조례 운동을 실시해서 시장 후보 전원에게서 공약으로 만들어냈다. 이 역시 어울림여성회가 주도하면서 지역의 여러 단체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며 함께 주도했다. (관련기사: 충남으로 번진 무상 교복 운동, "교육 공공성 강화해야")

현재 어울림 여성회는 강좌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역사문화·생태 교육 체험 지도자 양성과정과 지역사회 풀뿌리 여성활동가를 양성하기 위한 강좌 등을 통해서다. 오 회장은 "여성의 성장과 발전이 강좌가 가지고 있는 두 축입니다. 여성이 더 이상 지역 활동의 주변부가 아닌 중심으로 성장해 나갔으면 합니다. 어울림여성회는 '여성으로서의 성장'과 '시민으로서의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해 1월 박근혜 하야를 주장하며 어울림여성회 회원들이 발언하고 있다.
▲ 당진촛불집회에 참여한 어울림여성회 회원들 지난 해 1월 박근혜 하야를 주장하며 어울림여성회 회원들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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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회장은 "지난 6월에 어울림여성회 사무국장이 한국여성재단 공모에 당선돼서 9박 10일 동안 독일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독일의 여성정책과 단체들을 돌아보고 기회가 된 것이죠"라면서 "(어울림여성회가) 평범한 엄마들의 모임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당당한 여성'이자 '시민으로서의 여성'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좋은 엄마'에서 시작해 '당당한 여성'으로 성장한 어울림여성회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쉽게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 '역사문화 생태교육 체험지도자 양성과정'이 지난 4일부터 시작됐다.
▲ 어울림여성회의 새로운 교육실에서 열린 첫번째 강좌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 "역사문화 생태교육 체험지도자 양성과정"이 지난 4일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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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희 회장은 오랫동안 어울림여성회의 사무국장으로 실무를 맡아 오다 올해 초부터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 당진어울림여성회 오윤희 회장 오윤희 회장은 오랫동안 어울림여성회의 사무국장으로 실무를 맡아 오다 올해 초부터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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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태그:#당진어울림여성회, #여성 시민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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