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정조준, 한국서 훈련하는 안현수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지난 7월 1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국체육대학교 아이스링크에서 러시아대표팀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다.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 연합뉴스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했던 쇼트트랙 황제 안현수(빅토르 안)가 한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6일(한국시간) 러시아 주요통신사인 인테르팍스에 따르면 알렉세이 크라프초프 러시아빙상연맹 회장은 5일(현지시간) 안 선수가 가정 사정 때문에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러시아를 떠난다고 밝혔다.
 
크라프초프 회장은 "유감스럽게도 빅토르 안이 (선수) 경력을 마무리했다"면서 "가정 사정상 러시아에 남지도 않을 것이다. 아이를 한국에서 키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현재 안 선수는 부인 우나리씨와 사이에 딸 제인(3)을 두고 있다. 그는 최근 국내 예능 프로그램 등에도 다수 출연해 아이를 공개하기도 했다.
 
크라프초프는 "러시아 빙상연맹은 안 선수가 러시아 쇼트트랙에 기여한 공로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삶은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협력하게 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매체 "소치 3관왕 빅토르 안, 러시아의 영웅"

러시아 빙상연맹의 이 같은 입장이 나오자 유력일간지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이날 '고마워 안현수'라는 제목의 기사로 쇼트트랙 황제가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안현수는 여전히 한국의 영웅이며 그가 귀환을 택한 것이 놀랍지 않다"면서 "우리는 그가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가져다준 승리를 잊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안현수를 잃었지만, 누구도 그에 대해 나쁘게 말할 자격은 없다"라며 그의 공을 치켜세웠다. 또한 "소치동계올림픽 3관왕 안현수는 러시아의 영웅이기도 하다"라면서 "일부는 '우리가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한 결과'라고 깎아내리지만, 그는 이미 이에 보답하고도 남을만한 업적을 러시아에 안겨줬다"라고 러시아 일부 여론에 일침을 가했다.
 
안현수는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사상 최초로 올림픽 3관왕과 500m 동메달을 거머쥐며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이후 대한빙상경기연맹 내부의 극심했던 파벌 논란과 2008년 태릉 선수촌에서 훈련 도중 입은 부상으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에 실패했다. 이후 당시 소속팀이었던 성남시청마저 해체되면서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결국 그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하는 것을 택해 러시아 국적을 달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안현수는 500m, 1000m, 5000m 계주에서 우승을 차지해 2006년 이후 8년만에 다시 올림픽 3관왕 자리에 오르며 전성기의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후 기량이 점점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500m와 같은 단거리에 주력했으며 마지막 올림픽으로 목표를 삼았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맹훈련을 이어갔다. 그러나 평창 개막을 코 앞에 두고 러시아 선수단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금지약물 복용 혐의로 올림픽 출전 금지 처분을 받으면서 세 번째 동계올림픽의 꿈은 사라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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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안현수 러시아 빅토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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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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