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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말로만 청소년이 미래의 주인공이라면서, 꿈과 희망을 키우라면서 그에 걸맞는 환경 조성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 이중적 얼굴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기형적 입시 매몰화 교육환경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뿐더러, 학교를 벗어나면 변변하게 갈만한 마땅한 공간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곳곳에서 학교가 아닌 마을을 청소년의 체험의 장, 쉼과 놀이의 장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은 활발하지만 아직은 미약한 점이 많고, 여전히 청소년은 늦은 밤까지 학원을 전전하기 바쁜게 현실이다. 놀 곳도 없고 갈 곳도 없는 청소년이 무슨 꿈을 꾸라는 말일까.

최근 청소년들의 놀이공간을 두고 흥미로운 법원의 두 판결이 눈에 띈다. 지난 6월, 서울행정법원이 당구장이 청소년 유해시설이라며 학교 통학길목에 개업할 수 없다고 판결한 것과 지난 8월, 인천지방법원이 당구가 건전한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고 만 18세 미만도 출입이 허용되므로 청소년 유해시설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 그것이다.

현행 학교 부근 200미터 부근은 교육환경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 안에서 당구장을 개업하려면 교육청 심의를 받아야 한다. 노래방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당구장이 청소년 유해환경이냐 아니냐는 것인데 필자는 어른들의 낡은 선입견이 청소년의 놀이문화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본다.

예전에야 당구장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담배연기 자욱하고 어른들이 당구치며 술도 마시는 불량한 공간으로 인식된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당구장안에서 흡연, 음주가 금지되고 당구 자체가 건강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어 가고 있을뿐더러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있는 등의 상황인데 여전히 청소년 유해시설이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노래방도 마찬가지다. 한국교육개발원이 학생·학부모·교사 69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환경보호구역내 금지행위 및 시설 유해인식도 조사연구 (연합뉴스 2018년 9월 3일 보도) 결과를 보면 노래방은 학습에 지장을 주는 정도가 25.4%로 유해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단 당구장이나 노래방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당구장이나 노래방을 포함해 우리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이용하고 활기차게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전용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이 사회의 의무이자 국가의 책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청소년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법적 청소년 전용시설인 청소년수련관등을 국민 불편을 해소한다며 이를 복합시설화하는 등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 인식과 시선은 너무 무지하고 무성의한 것이 현실이다. 인천 당구장은 청소년유해시설이 아니고 서울 당구장은 청소년 유해시설이라니, 이게 왠 해괴한 어른들의 장난질일까. 어른들의 구시대적 경험과 잣대로 그나마 갈곳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놀 곳 조차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대체 청소년은 어디로 가란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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