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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왕지역 아동주거 실태조사 용역 착수보고회 모습
 정왕지역 아동주거 실태조사 용역 착수보고회 모습
ⓒ 김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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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0일 경기도 시흥시 정왕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정왕지역 아동주거실태조사 용역 착수보고회'가 있었다.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이 지역이 아동가구 주거빈곤율 전국 최고 지역(69.4%)으로 나온 것을 해결하기 위해 실태조사 및 연구를 진행한다는 보고회였다. 이 자리에는 주거복지단체 관계자뿐만 아니라 시흥시민, 시흥시의원, 시흥시장도 직접 참여했다.

사업 경과, 연구개요 보고 등 주요 순서가 끝나자 시민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다.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부터 보고회에 대한 고마움까지 시민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던 중, 한 시민이 시흥시장에게 질의했다.

"옆 도시인 안산시는 시 차원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입주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시흥시는 마땅한 대책을 가지고 있습니까? 매번 예산 문제 때문이라고 하지 말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주세요."

질문한 시민은 양미희 씨였다. 그는 작년 초까지 주거기본법에서 규정한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최저주거미달 가구였다. 자녀 2명과 함께 8평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거주하다보니 여러 가지 불편한 상황들이 많이 있었는데, 주거문제를 겪은 당사자로서 시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한 것이다.

그에게 주거는 무엇일까? 그가 생각하는 주거문제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보고회가 끝난 후, 양미희씨를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양미희라고 합니다. 지금 시흥시 정왕1동에 살고 있습니다."

- 하고 계신 일은 무엇인가요?
"몸이 아파서 돈을 버는 일은 못하고, 가사만 하고 있어요."

- 어떤 연유로 이곳에 살고 계신가요?
"시흥에 오게 된 건 남편 근무지 때문에 왔어요. 그때부터 쭉 이곳에서 살고 있어요. 2005년도에 시흥에 처음 왔으니 13년 정도 살고 있네요."

- 거주하시면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것이었나요?
"지금은 이사를 했지만, 예전에 살던 곳은 정말 방이 좁았어요. 세 식구가 8평(26.4제곱미터)짜리 원룸에 살았으니까요. 더구나 방 안에 화장실이 있어서 안 그래도 좁은 방이 더 좁게 느껴졌죠.

주방도 정말 좁았어요. 한 사람이 들어가면 더 이상 자리가 없는 넓이였어요. 화장실도 좁아서 샤워를 하다가 이곳저곳에 부딪히기도 했어요. 좁고 불편한 집이지만 가난하니까 다른 집으로 이사 갈 형편이 안 되어서 그냥 참고 살았죠. 2년 7개월 동안 살았어요.

좁은 것도 문제지만, 바퀴벌레도 문제였어요. 동네 사람들이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고, 음식물쓰레기도 아무렇게나 버려서 집 주변이 엉망이었어요. 바퀴벌레나 쥐도 골목에 마구 다녔죠. 사람이 앞에 있어도 꿈쩍도 안 하는 쥐들도 있었어요. 그러니 집 위생도 나빴죠. 밖에 있는 바퀴벌레가 집 안으로 들어오기도 하니까요.

그래서인지 애들 건강도 좋지 않았어요. (아이들이) 집에 오면 잔기침을 계속했어요. 병원에 데리고 가도 (의사가) 질환이 있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한번은 방역업체를 불렀어요. 한번 부른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지만, 며칠이라도 바퀴벌레 없는 집에서 살고 싶었어요. 그런데 방역을 한 뒤로 아이들이 잔기침을 안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 방역비용은 본인이 부담하셨나요?
"그렇죠. 건물주한테 이야기해도 눈 하나 깜짝 안 했어요. 없는 형편에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사비로 방역을 불렀죠."

- 주거복지센터와 만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리 아이들이 보건복지부에서 하는 '드림스타트(취약계층 아동에게 제공하는 맞춤형 통합서비스)'에 지원을 받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 관계자분이 주거복지센터를 소개 하시면서 '소액 보증금 무이자 지원 사업'에 신청해보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때 주거복지센터라는 곳도 알게 되고, 덕분에 작년 5월 말에 더 좋은 곳으로 이사 갈 수 있게 되었죠. 우선 넓죠. 11평(3인 기준 최소주거면적)이니까. 거실, 베란다도 있고요. 화장실도 거실 쪽에 있어서 좋죠."

- 이전 집과 지금 거주 중인 집을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가 있었나요?
"환경이 달라졌죠. 쾌적하고, 햇살도 잘 들어와서 밝아요. 환경 때문인지 아이들도 건강하고, 성격도 밝아졌고요. 예전엔 한 방에서 다 같이 자야 했는데, 지금은 아이들 방이 따로 있어서 아이들도 좋아하죠."

- 이전보다 더 나은 곳으로 이사는 갔지만 그럼에도 국가나 사회에 요구할 것이나, 개선되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주거지원 정책이 현실성 있게 개선되었으면 좋겠어요. LH주택공사에서 지원하는 전세임대 지원금이 8500만 원인데, 그 돈에 맞게 전세를 구할 수 없어요. 요즘 전세 기본이 1억인데 지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죠. 요즘은 전세도 많이 없어요. LH에서 제공할 때도 반전세인 경우가 많아요. (반전세면) 보증금이 전세금 정도로 높고, 월세를 또 내야하는 것이죠. 전세금 지원을 받으면 (시흥형) 주거급여를 받지 못해요.

지금 제가 받는 기초생활수급비랑 주거급여를 합친 금액 중에 가장 많이 나가는 게 주거비용이에요. 가난한 사람도 저렴한 가격에 입주할 수 있도록 정책이 개선되면 좋겠어요.

또 하나 요구하고 싶은 것은 시흥시에서도 저같이 기초생활수급자를 위한 주택지원에 나섰으면 좋겠어요. 안산시는 공동주택을 리모델링을 한 후에, 저소득층이 입주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시흥시는 예산이 부족한지 적극적인 정책을 펴지 않는 것 같아요. 앞으로 주변 도시에서 하고 있는 정책도 참고하면서, 서민들, 저소득층도 쾌적한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 집 걱정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집을 공급하는 게 필요하죠. 제가 시대에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주거비용이 한 달에 20~25만 원 정도만 되어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사람들이) 말로만 하는 정책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야심차게 정책이 추진될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끈기 있게 정책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으면 좋겠고요. 보도블럭 교체하는 데 돈 쓰지 말고 사회 약자들을 위해서 예산을 썼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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