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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의 부동산 시장에는 10여 년 전보다 더 심한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1년 사이에 수억 원이 오른 아파트가 부지기수이고, 최근에는 강남 지역에 머물던 투기 열풍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서울 지역에서 다시 불고 있는 부동산 광풍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토지+자유연구소'의 글 네 편을 준비했습니다. 이 글은 그 세 번째입니다. [편집자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조현옥 인사수석, 김수현 사회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오른쪽에서부터 다섯번째 앉은 이가 김수현 사회수석이다(20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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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불고 있는, 아니 오히려 최근 들어 광풍 수준으로 격상된 부동산 투기를 막지 못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대통령제 아래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은 결국 대통령에게 귀결되는 것이 옳다.

그렇다고 모든 정책마다 실패를 따져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핵심은 대통령이 잘못된 판단을 하도록 한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게 하는 것이다. 사실 최근에 새롭게 바뀌는 일부 부처 장관들 역시 그같은 책임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요즘같은 부동산 광풍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걸까. 나는 청와대의 김수현 사회수석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장하성 정책실장과 내각의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 경제팀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김수현 수석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종부세 설계를 주도하는 등 부동산 관련 정책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를 관통하는 기간은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양천·분당·평촌·용인)을 중심으로 해 서울 및 수도권 대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폭등한 때였다. 참여정부는 종부세 도입과 양도세 중과 등의 수요억제정책, 실거래가 도입 등을 통한 시장 투명화, LTV 및 DTI로 상징되는 과잉유동성 관리, 2기 신도시 건설 등을 통한 공급 확대 등의 정책을 통해 부동산 투기와 총체적으로 맞섰다.

물론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버블 세븐을 중심으로 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가 전세계적 유동성 과잉의 시기였다는 점,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조합(특히 수요억제정책과 유동성 관리정책)은 훌륭했으나 2006년 지방선거 참패 이후 정권 교체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의 기대효과가 현저히 떨어졌다는 점, 지금보다 훨씬 힘이 셌던 조중동 등의 보수 언론이 여론왜곡(대표적인 것이 세금폭탄론이다)을 일삼았고 조중동 등의 여론조작에 시장참여자들이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건 부당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오히려 노무현의 참여정부는 부동산에 관해서 불로소득과 투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철학(종합부동산세로 대표되는 보유세 현실화가 이를 증명한다)을 가지고, 부동산에 관해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정책수단들을 완비했다고 평가하는 것이 온당하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와중에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별 타격을 입지 않은 건 참여정부가 부동산 버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공로라고 봐야 옳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부동산시장이 꿋꿋이 버틸 수 있었던 이유

그런데 김수현 수석은 공석에서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해, 좌우에서 난타당하던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방어하고 평가한 나 같은 소수의 사람들을 아연실색하게했다. 참여정부가 버블세븐 위주의 가격 폭등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라고 김 수석이 생각한다면, 나는 그 생각에 동의할 마음이 전혀 없다.

올바른 부동산 철학과 적절한 부동산 정책들을 지녔던 참여정부가 가격 폭등까지 막아냈다면 더 없이 훌륭한 일이었겠지만, 부동산 가격이라는 것은 워낙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하는 욕망의 바다 같은 것이라 통제가 쉽지 않다. 분명한 건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조합이 참여정부 말기부터 주효하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 붕괴되지 않고 견뎠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단언컨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 중 보유세 등 근간이 되는 정책조합이 '이명박근혜' 시기에도 유지됐다면 오늘날과 같은 투기광풍은 불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14일 임명된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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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을 실패로 규정한 김수현 수석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수석에 임명된 후 부동산정책을 총괄 중이다. 그리고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광풍의 책임은 김 수석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김 수석이 그동안 내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진단과 처방 때문이다.

우선, 박근혜 정부 중반부터 시작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자, 김 수석은 유동성 관리(LTV 및 DTI 강화, 신DTI 및 DSR도입),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건축 관련 규제,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한 공급 확대, 임대주택등록제 등의 정책조합으로 대응했다. 그리고 부동산 정책의 근간이며 뼈대라 할 보유세 개혁은 시늉만 냈다.

문 정부가 부동산 투기에 대응하는 자세... 과잉유동성 관리에만 초점?

이같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조합을 보면 김 수석이 시장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으며, 앞으로 추구하는 정책목표가 어떤 것인지를 유추해 볼수 있다. 김 수석의 정책조합 중 가장 주된 것은 유동성 관리다. 이 대목은 참여정부 당시 유동성 관리에 실기해 가격 폭등을 막지 못했다는 뼈저린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김 수석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과잉유동성이 수익을 좇아 서울 아파트 시장으로 유입되는 국면으로 판단하고 유동성 관리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임대주택등록제가 눈길을 끈다. 단지 임대차 시장 안정에 한시적이고 보충적 효과만을 줄 뿐인 임대주택등록제에 터무니없이 과도한 세제 및 대출 혜택을 부여한 것은 무슨 의미일까? 끝으로 재정개혁특위라는 아무 힘도 없는 위원회를 만들어 보유세 개혁을 희화화하고 그조차 기재부가 깔아뭉갠 건 무슨 뜻일까?

혹시, 김 수석을 비롯한 현 경제팀은 부동산 시장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부동산 시장은 급등도 곤란하지만, 하락도 용납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의 시장상황은 투기에너지가 강한 것 같지는 않다. 시중에 풀린 과잉유동성이 문제인데, 그건 빚을 내는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대출한도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하면 될 것 같다. 유동성 공급이 확 줄어들면 매수세도 꺾일 것이고 가격도 안정을 찾을 것이다.

시장에 투기심리가 만연한 것도, 가격상승 에너지가 강한 것도 아닌데 참여정부 당시 호되게 고생한 보유세 카드를 도입하면 정치적으로도 실이 크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보유세 개혁은 흉내만 내자. 매매시장은 곧 안정을 찾을 것이고 매매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임대차 시장 안정이 중요하다. 임대차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주택자들에게 과도한 보상을 주고서라도 임대사업자로 등록시키자'

김 수석과 경제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오판

유감스럽게도 현재까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들의 진단과 처방은 틀렸다. 부동산 시장은 비이성적 과열로 들끓고 있고, 부채 없이 서울 아파트를 구매할 실탄을 보유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으며, 임대주택등록제는 사실상 투기꾼들을 위한 조세회피처 역할을 하고 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7월 초순 이후 투기심리가 확연히 살아난 것은 보유세 개혁의 부실화가 구체화된 시점부터였다. 부동산 정책의 기본은 불로소득의 환수이며, 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보유세다. 보유세 현실화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정책기조다.

나는 김수현 수석이 참여정부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노무현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확신했다. 하지만 이같은 나의 기대와 확신은 결국 나의 어리석음으로 되돌아온 기분이다. 나는 오히려 참여정부 당시의 김수현 비서관은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신 문재인 정부의 김수현 수석은 이대로 간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   

정치권에선 매일 '경제'를 말하지만, 사실 시민들이 생각하는 '경제'는 바로 부동산이다. 그리고 우리 시민들은 누구나 부동산이 자산 양극화와 소득 양극화의 원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현 경제팀은 이같은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한 최근 논란에 대해 설명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18.8.2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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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위원회 참석한 김동연 부총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기획재정위원회 참석한 김동연 부총리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2018.7.27).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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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은 임금소득의 양극화가 소득양극화의 주범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혹시 그의 머릿속에는 부동산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닐까. 나는 장 실장이 부동산에 관해서 자기 생각을 제대로 말하는 걸 본 기억이 거의 없다. 아쉬울 뿐이다.

경제사령탑이라는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마찬가지다. 그는 보유세에 대해 시종일관 모호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부동산도 다른 자산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소비자물가상승률 수준에서 방어하면 된다는 수준의 단순한 인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만약 그렇다면, 지금같은 부동산공화국을 개혁하는 건 연목구어나 다름없다.

정부와 여당은 또 다시 부동산시장에 대규모 공급 확대를 준비중에 있다. 투기적 가수요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공급확대 발표가 시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참여정부 당시를 복기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판교신도시 개발 계획이 강남벨트의 투기수요를 진정시키지 못했고, 2006년 가을 쓰나미처럼 수도권 전역을 강타한 투기열풍의 직접적인 계기는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검단신도시 확대건설 발표였다. 통탄할 노릇이다.

더이상 늦출 수 없다. 근본적인 보유세 개혁 로드맵을 통해 부동산 투기 심리를 진정시켜야 한다. 또 현 경제팀의 인적 쇄신도 단행돼야 한다. 그 자리에 진정한 사회경제 개혁을 위한 인사가 등용돼야 한다. 부동산 광풍을 잠재울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부동산 광풍 원인과 해법 ①] '정부, 불로소득 환수 의지 없다'... 투기심리 불붙었다
[부동산 광풍 원인과 해법 ②] 참여정부 악몽 잊었나... 문 대통령은 서둘러야 한다
[부동산 광풍 원인과 해법 ④] '고독한' 문 대통령, 부동산 운전대 바로 잡으시라

덧붙이는 글 | 어느 사회나 평등한 토지권이 잘 적용된 사회일수록 안전했고, 경제가 발전했으며, 건강한 문화가 꽃피웠습니다. 반면 이 사상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사회는 불안해졌고, 빈부격차는 심해졌으며, 문화는 병들어갔습니다. 이 사실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주거 불안, 일자리 불안, 금융 불안, 노후 불안을 해소하고 참다운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평등한 토지권이 회복돼야 합니다. 토지+자유연구소는 이를 위해 토지특권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지공주의(Geoism)' 구현, 공평과 정의를 기반으로 하는 '공정국가(fair state)'모델 수립, 남과 북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는 통일한국의 대안적 경제체제 연구를 비전으로 삼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부동산 세제 디자인, 자유로운 사회의 토대, '지대기본소득제', 토지정의에 기반한 도시재생 방안, 북한 공공토지임대제 실시 방안, 새로운 경제학 원론(原論) 저술 등을 연구과제로 수행 중입니다. 토지+자유연구소의 홈페이지는 http://landliberty.or.kr/ 를 링크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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