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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고전주의 낭만주의 그리고 사실주의 그림들

 노보시비르스크 주립미술관
 노보시비르스크 주립미술관
ⓒ 이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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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시비르스크 주립미술관 입구에는 후도제스트베니 무제이라고 쓰여 있다. 영어로 Art Museum이니 우리말로 하면 미술관이 된다. 3층으로 된 건물이며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재까지 회화, 조형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는 먼저 19세기 고전주의, 낭만주의, 사실주의 작품을 살펴본다. 고전주의는 종교적 신화적 영웅적 소재를 즐겨 표현한다. 낭만주의는 대상을 환상적 몽환적으로 그리는 경향이 있다. 사실주의는 자연과 인간을 사실적으로 강렬하게 표현한다.

고전주의 화가로는 브륄로프(Karl Briullov: 1799-1852)가 있다. 그는 예술 아카데미 졸업 후 로마로 유학해 1835년까지 활동했고, 1836년부터 예술 아카데미 교수로 활동했다. 그 때문에 그의 그림은 유럽의 고전주의 성향을 보여준다. 또 일부 작품에서는 낭만적인 환상성도 드러난다. 인상적인 작품이 '사도 바오로'와 '디아나와 아폴로의 이별'이다.

 브륄로프의 ‘디아나와 아폴로의 이별’
 브륄로프의 ‘디아나와 아폴로의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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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나와 아폴로의 이별'은 그의 최후 작품으로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일식(Eclipse of the Sun)'으로도 불리는데, 그것은 사슴을 타고 온 검은 디아나가 말을 타고 가는 아폴로를 잠시 가리기 때문이다. 신화적인 소재를 예술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고전주의적이지만, 색채의 화려함, 표현기법에서의 자유분방함, 환상성 등에서는 낭만적이다. 그는 1849년 신병 치료차 로마로 갔다가 그곳에서 죽었다.

낭만주의풍의 그림에서는 물에 비치는 빛이 인상적이다. 이른 아침의 햇빛이 될 수고 있고 달빛 비치는 한밤중일 수도 있다. 이러한 빛이 관객으로 하여금 환상과 몽환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화가의 이름은 생소하다. 이곳에는 사실주의풍의 그림이 가장 많다. 풍경화 풍속화 인물화 등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 러시아의 자연과 보통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프리야니슈니코프의 '잿더미로 변한'
 프리야니슈니코프의 '잿더미로 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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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 작품으로 프리야니슈니코프(Illarion Pryanishnikov: 1840-1894)의 작품이 눈에 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미술공부를 했고, 인간의 존엄성, 사회적인 냉대 같은 사회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러므로 주류 예술계와는 늘 거리를 두고 활동했다. 그는 진실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지 이상화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곳에 있는 작품도 '잿더미로 변한(Погорелые, 1871)'이다. 폐허가 된 마을의 가련한 가족들을 그리고 있다.

골로빈(Aleksandr Golovin: 1863-1930)의 '의자에 앉은 여인'과 쿠스토디에프(Boris Kustodiev: 1878-1927)의 '지팡이를 든 여인'도 인상적이다. 골로빈은 건축을 전공하고 미술을 했으며, 나중에 무대디자인에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 회화작품은 그렇게 많이 남아있질 않다. 골로빈은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불새(Firebird)>의 무대디자인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쿠스토디에프의 '지팡이를 든 여인'
 쿠스토디에프의 '지팡이를 든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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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토디에프는 풍경화 풍속화 인물화에서 모두 능한 화가였다. 그림의 색깔이 화려하고 낙천적인 모습을 그리려고 애썼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여인은 초창기(1905) 작품이선지 고뇌와 우수가 가득하다. 쿠스토디에프는 러시아 사실주의의 대가 레핀(Ilya Repin)의 제자다. 레핀은 쿠스토디에프에게 큰 희망을 걸었던 것 같다. 그것은 그가 예술을 깊이 사랑하는 사려 깊고 진지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골로빈과 쿠스토디에프는 나중에 모더니즘 성향을 보인다.

유럽의 르네상스와 바로크 예술가들

 틴토레토 '그리스도의 부활'
 틴토레토 '그리스도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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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르네상스와 바로크 화가의 작품들이 있다. 틴토레토(Tintoretto: 1518-1594)가 그린 '그리스도의 부활'이 있다.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사이 예수는 천사들의 축복을 받으며, 부활해 하늘나라로 올라간다. 왼쪽에 세 여인이 예수의 시신을 보기 위해 서둘러 온다. 동시대 다른 화가의 작품보다 구도와 역동성이 두드러진다. 그런데 이 그림에 Copy(?)라는 표시가 있다. 복제본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게 진본이라면 이 미술관 최고의 작품이 될 것이다.

바사노(Jacopo Bassano: 1510-1592)가 그린 '목동들의 경배'도 있다. 바사노는 르르상스시대 베네치아에서 활동한 화가다. 베로네제(Bonifazio Veronese)와 티치아노(Tiziano Vecellio)의 영향을 받았고, 틴토로레토에게는 초상화 기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교적인 소재의 그림을 많이 그렸다. 최후의 만찬, 동방박사의 경배 등이 유명하다.

 한스 ‘세례 요한의 목을 들고 있는 헤로디아스’
 한스 ‘세례 요한의 목을 들고 있는 헤로디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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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화가 한스(Hans von Aachen: 1552-1615)가 그린 '세례 요한의 목을 들고 있는 헤로디아스'도 인상적이다. 헤로디아스는 헤롯왕의 딸로 세례 요한의 죽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여자다. 여기서 헤로디아스는 왼손으로 목에서 흐른 피를 닦고 있다. 얼굴 표정은 담담하고 몸짓에서도 여유가 느껴진다. 이 목을 들고 그녀는 헤롯왕에게 갈 것이다.

한스는 아헨 출신으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공부하고 피렌체에서 활동하다 1588년 바이에른왕국의 수도 뮌헨에 정착했다. 1592년에는 신성로마황제 루돌프 2세의 부름을 받아 프라하에서 궁정화가로 활동했다. 그는 1612년 황제가 죽을 때까지 궁정화가로 초상화, 종교화, 신화적인 비유화 등을 즐겨 그렸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루돌프2세 초상, 바쿠스, 정의의 비유 같은 것이 있다.

 루벤스 ‘이집트로 피난 가는 길에 휴식하는 성가족’
 루벤스 ‘이집트로 피난 가는 길에 휴식하는 성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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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시대 작품으로는 플랑드르 화가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가 그린 '이집트로 피난 가는 길에 휴식하는 성가족'이 있다. 루벤스의 그림에서 성가족은 급박하거나 불안하거나 외롭지 않다. 마리아와 여인들, 아이들의 표정에서는 편안함과 즐거움이 느껴진다. 단지 뒤에서 요셉이 조금 불안한 듯 쳐다볼 뿐이다. 루벤스의 낙천성이 그림에도 나타난다. 이 그림 역시 설명에 복제본일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프랑스 화가 스텔라(Jacques Stella: 1596-1657)의 '황금송아지 경배'도 종교적이다. 모세가 신의 계명을 받으러 시나이산에 올라갔을 때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론이 만든 황금송아지를 신으로 여겨 그 앞에서 춤추고 경배하는 모습이다. 우상숭배를 금하는 기독교 사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그림이다. 그는 푸생(Nicolas Poussin)과 함께 바로크시대를 대표하는 프랑스 화가다.

오래된 이콘화가 여기에도 있다.

 대천사 미카엘
 대천사 미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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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이콘화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6세기말 17세기 초 작품이다. 대천사 미카엘(Michael)을 그린 것으로 색이 많이 바래 덧칠한 느낌이 난다. 나무에 템페라 기법으로 그렸다. 17세기 작품들로는 성모 마리아를 그린 그림이 많다. 수태고지, 아기 예수를 돌보는 성모자상이 대표적이다. 1700년 전후에 그린 선지자 아론(Aaron)은 선과 색이 선명하다. 1800년 전후 작품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성모 마리아 이콘도 인상적이다.

이곳에는 천사와 성모자상 외에도 세례 요한과 사도들의 모습도 가끔 보인다. 세례 요한은 가브리엘(Gabriel) 천사와 함께 있다. 세례 요한의 목을 쟁반에 받치고 있는 사도의 모습도 보인다. 예수에게 세례를 주는 요한의 모습도 그려져 있다. 이를 통해 정교회에서는 세례 요한의 위상이 가톨릭에 비해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도로는 타데우스, 시몬, 요한 등이 그려졌다. 성인으로는 니콜라이가 가장 많다.

 예수에게 세례를 주는 사도 요한
 예수에게 세례를 주는 사도 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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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소품들이 많고, 하나의 판을 6등분, 9등분, 12등분해 그린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이콘화에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이콘화는 일반적으로 종교성을 강조하지만 이곳에 있는 작품들 일부는 예술성도 고려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색깔이나 선의 표현, 구도 등에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바실리 네스테렝코(Basily Nesterenko) 특별전

 네스테렝코의 역사화
 네스테렝코의 역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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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만난 특별한 화가는 바실리 네스테렝코다.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화가지만 역사, 풍경, 인물, 종교의 모든 주제를 다룰 수 있는 올라운드 페인터(all round painter) 라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 걸려있는 작가에 대한 설명을 구글 번역으로 풀어본다. 러시아를 모르니 구글앱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번역이 신통치 않다.

네스테렝코는 수리코프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공부했다. 그는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자연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대표적인 그림이 크림전쟁과 제1차 세계대전에 참여한 러시아 군인들이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나선 전사, 전투에서의 승리 등을 표현했다. 그런 점에서 네스테렝코는 역사적이다. 주 예수, 성모자 이콘도 보인다. 풍경 속에 성당을 부각시킨 그림도 있다.

 에스파냐의 톨레도
 에스파냐의 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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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동시대 인물들도 그리고 있다. 화가, 배우, 지팡이를 든 노신사가 인상적이다. 이들은 모두 진지한 표정이다. 화관을 쓴 여인의 모습도 보인다. 옅은 미소를 띠고 있다. 그렇지만 외국의 유명 도시를 그린 그림이 내 눈에는 더 잘 들어온다.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에스파냐 톨레도 등이 보인다. 현장에서 보는 모습보다 강렬하게 표현했다. 네스테렝코는 모스크바, 키예프, 민스크 등에서 순회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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