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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선 어머니 7주기 추도식 노동의 현실을 한탄하듯 세찬 비가 내리고 있다.
▲ 이소선 어머니 7주기 추도식 노동의 현실을 한탄하듯 세찬 비가 내리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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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1시, 세찬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소선 어머니 7주기 추도식이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서 열렸다.
 인사말을 하는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이수호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사말을 하는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이수호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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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립습니다. 오랜만에 어머니를 불러봅니다. 어머니의 ' 힘내세요. 용기를 잃지 마세요. 하나가 되세요'라는 말씀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전태일재단 이수호 이사장은 이소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평소 이소선 어머니가 했던 따뜻한 격려와 당부로 인사말을 열었다.

촛불항쟁으로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지만 노동자들은 '우리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젊은이들이 희망마저 잃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소선 어머니 7주기에 모인 이들의 각오가 남다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실제로 75m 굴뚝에 올라 296일째 농성 중인 파인텍지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서른 번째 희생자인 고 김주중 조합원의 대한문 분향소,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전교조 등은 노동자의 삶은 달라진 것이 없음을 보여준다.

조헌정 목사는 기도문에서 "노동자와 젊은이들마저 희망을 잃은 시대지만 이소선이라는 이름 석 자는 우리 가슴 속에 여전히 희망으로 승리와 노동의 숭고함으로 남아 있다"며 "'꼭 하나가 되어 승리하라'는 어머니의 부탁을 잊지 않고 전태일 동지와 이소선 어머니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정의, 평화, 생명, 사랑, 평등의 가치 실현을 위해 하나 되어 나가겠다"는 말로 기도를 마무리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역시 "이소선 어머니의 당부를 잊지 않고 하나 되어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청년전태일 김재근 대표도 "희망이 없는 세상이지만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전태일 열사가 꿈꾸던 차별 없는 평등세상, 노동자가 대접받는 세상을 위해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노래하는 참석자들 참석자들이 민중가수 박준과 함께 노래를 하고 있다
▲ 함께 노래하는 참석자들 참석자들이 민중가수 박준과 함께 노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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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에는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배은심 여사, 등 민가협, 유가협 회원, 청계피복 노조, 청년전태일, 전태일 노동자대학 관계자, 양대 노총, 시민 단체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추모했다. 이소선 합창단과 민중가수 박준은 추모 공연으로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이소선 어머니의 뜻을 잊지 않고 하나 되어 전태일 열사가 꿈꾸던 ' 차별 없는 세상,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추도식을 마치고 다 함께 음식을 나누었다.

아래는 조헌정 목사의 추모기도 전문이다.

이소선 어머님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입니다. 그간 하늘나라에서 아들 전태일 동지와 함께 저희들을 위해 기도하고 계시겠지요.

아들을 대신하여 이 땅의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평생을 싸워 오신 어머님, 지난 해 우리는 박근혜정권이 민중촛불에 의해 무너지고 문재인정권이 시작되었을 때 너무나 기뻐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기층 민중 노동자들의 삶에는 별다른 변화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하는 국민소득과 예산은 해마다 늘어가는데, 가난한 자가 줄지 않는 것은 부한 자들이 가난한 자들의 몫을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득은 그대로인데 아파트값은 나날이 높아만 가고 삶은 더욱 팍팍해져 갑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은 지금보다 더욱 어렵고 힘들 때에도 희망을 잃지 않으셨죠. 구름 뒤에 해가 있는 것처럼 지금 우리 눈에는 그렇게 보여도 세상은 아들 전태일이 바라는 쪽으로 조금씩 조금씩 가고 있다고 말씀하셨지요.

그런 희망과 신앙이 있었기에 어머님은 정권의 어떠한 폭력과 압박에도 굴하지 않으셨고, 언제나 당당하셨지요. 호랑이는 가죽으로 사람은 그 이름으로 삶의 흔적을 남긴다고 했는데, 이소선이라는 이름 석 자는 우리 가슴 속에 여전히 희망으로 승리와 노동의 숭고함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머님 평소에도 그러셨지만 마지막 자리에서도 민주노총위원장과 한국노총위원장님의 두 손을 서로 하나 되게 하여 어머님의 가슴 위에 얹으면서 꼭 하나 되어 승리하라고 부탁하셨습니다. 흩어지면 죽는다고요. 어머님 다시 한번 어머님의 남기신 이 유언을 우리 모두 기억하고 하나 되게 하여주세요.

어머님의 몸은 세상 안에 거하셨지만, 그 눈은 언제나 이 세상 너머를 향하여 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많이 배웠거나 적게 배웠거나 많이 가졌거나 적게 가졌거나 모두가 고귀한 존재라고 그리고 모두는 신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님 감사합니다. 우리를 다시 한번 어머님 주위로 불러주시고 우리가 나아갈 길이 어디인지를 말씀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어머님과 전태일 동지를 기억하며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도록 더욱 힘쓰겠습니다.

정의 평화 생명 사랑 평등의 가치 실현이 곧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세우는 일임을 가르쳐주신 갈릴리 청년 예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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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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