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포스터

<서치> 포스터 ⓒ 소니픽처스코리아


<서치>의 연출을 맡은 아니쉬 차간티는 1991년생 젊은 감독이다. 그가 유튜브에 올린 2분 남짓한 구글 글라스 영상이 24시간 만에 100만 뷰를 넘었고, 이어 구글에 스카우트됐다. 후에 구글에서 2년 동안 광고를 제작하였고 이번에 <서치>로 장편 데뷔를 했다.

<서치>의 오프닝 시퀀스는 마고(미셸 라 분)의 탄생을 시작으로 미국 사회에 안착한 한인 가족의 화목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래 전 윈도우즈의 친숙한 효과음과 바탕 화면을 내보이며 관객을 웃음 짓게 한다. 이후 가족의 타임라인과 함께 컴퓨터 운영 체제와 유튜브 UI가 점점 판올림 되며 변화하는 부분도 고증이 잘 돼 있다. 데이빗(존 조 분)의 가족과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관객들은 이런 세심한 설정에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기존 영화와 차별화된 문법 보여준 <서치>, 개인정보 문제도 담아

<서치>는 기존의 영화와는 차별화된 문법으로 만들어졌다. 파운드 푸티지 장르와 교집합이 있고, 거기에 새로운 문법을 더했다. 윈도우즈, iOS와 Mac OS, 온라인 뉴스, CCTV를 오가며 연출하는데, 제작진은 이를 '스크린-라이프'라 명명했다. 파운드 푸티지 장르가 관객에게 색다른 경험과 몰입을 선사할 수 있다.

하지만 촬영에 대한 제약이 있기 때문에 더 감각 있는 연출을 필요로 한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배우의 얼굴을 비추지 않고, 컴퓨터 화면만을 비추면서도 감정 표현을 놓치지 않는다. 마우스 커서의 움직임과 메시지를 썼다가 고치는 것으로 감정을 표현했다.

시간을 묘사하는 방법도 기존의 영화와 달랐는데, 바깥의 배경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컴퓨터 OS의 시계를 보여주고 문자 메시지 내용으로 넌지시 알려주는 식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와 결합한 이 문법은 한정된 화면과 정보로 관객의 몰입감을 더했다. 관객 모두가 마고를 찾는 데이빗이 되어 증거 자료를 찾아나선다.

 <서치> 스틸컷

<서치> 스틸컷 ⓒ 소니픽처스코리아


영화에는 구글·유튜브·페이스북 등의 SNS가 그대로 나오고, 트위치 같은 1인 미디어 방송을 재현한 가상의 서비스가 하나 더 나온다. 사용자는 모든 것을 자기가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온라인에 공개된 데이터를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어떤 때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온라인 서비스는 개인 약관을 들먹이며 시나브로 사생활과 개인정보를 수집해간다.

데이빗은 이런 허점을 이용하여 사회공학적 해킹 방법으로 마고에 대한 증거 자료를 수집했다. 우리는 실생활에서 소셜 미디어와 데이터의 범람 속에 살고 있다. 스스로를 자랑삼아 사생활을 직접 노출하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다. 그런 정보를 불특정 다수가 지켜보고 있다. 마고와 데이빗은 스크린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우리 가까이에 있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현실에서 사회공학적 해킹을 시도하는 사람의 다수는 데이빗 같은 선의를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브런치)에 게재된 글입니다.
서치 스릴러 아니쉬차간티 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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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를 씁니다. 블로그에 동시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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