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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보류 기자회견 후 인사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관련한 입장으로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보류, 공공주택 공급 대폭 확대,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밝혔다.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시장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보류 기자회견 후 인사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의 입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는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과 관련한 입장으로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보류, 공공주택 공급 대폭 확대, 공시가격 현실화 등을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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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박원순 시장이 백기를 들었다. 그는 2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보류하겠다"며 "최근 주택시장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정부정책에 엇박자를 내면서까지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관련 기사 : 집값 과열에 놀란 박원순, 여의도·용산 개발 '보류').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잘못한 것은 무엇인가?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이 집값 상승요인에 미친 영향은 크다고 보지만, 권한을 넘어선 일은 아니었다. 2006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개발이 2013년 시행사 부도로 무산된 후, 서울시나 국토부 모두에게 용산 철도정비창 사업은 다시 추진해야 할 과제였다.

특히 용산은 서울의 중심부로서 시 도시계획의 핵심 지역이며, 서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할 거점으로서 서울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지역이다. 현재 용산에선 제1호 국가공원 사업인 용산공원사업이 추진 중이다. 2008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경부선 지하화사업 역시 지상철도의 소음, 도시공간의 단절 문제 등 때문에 시장이 당연히 관심을 갖고 정책을 마련해야 할 사업이었다.

특히 남북 철도 연결사업 구상이 본격화되고 있고 통일철도 출발역으로서 서울역이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용산-여의도 프로젝트는 결국 언제 터져도 터질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개발 플랜을 잠시 보류한다고 하니 더욱 관심을 가질 수밖에.

언젠가 터질 문제

박원순 시장의 후퇴와 시간 끌기 전략이 서울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보는 관측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미 수 년 전부터 강남4구 대열에 들어선 용산구의 부동산 상승 흐름과 경기 불황에 따른 투자처를 찾고 있는 유동성은 개발계획이 언제 다시 발표될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서울시와 국토부는 용산에서 경쟁할 게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힘을 모을 때라고 본다. 이미 박원순 시장이 제시했듯이, 철도정비창 부지를 활용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을 보급함으로써 집값을 적극 안정시키는 것이야말로 책임있는 자세다.

용산에는 철도정비창 부지를 포함하여 미군기지 이전·조정으로 인해 남는 국공유지들이 상당히 있다. 이 국공유지를 활용하여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집값 안정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

용산발 주거대란이 우려되는 용산개발사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용산에선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한 한남뉴타운 사업이 한창 준비중이다. 한남뉴타운은 보광동, 한남동 4개동에 걸쳐서 진행되는 100만 평방미터가 넘는 대규모 부지의 사업이다.

그런데 이 지역에는 기초생활수급자, 기초노령연급대상자, 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 2669가구 4599명이 거주한다. 이들은 뉴타운 개발과 동시에 삶의 터전을 잃기 쉽다. 하지만 전면철거 개발방식으로 진행되는 뉴타운사업에는 취약계층을 보호할 순환식 개발 계획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또 한남뉴타운사업은 전체 주민 3만 7000명이 일시에 이주를 해야 하는  매우 큰 사업이다. 이주 수요를 적절히 분산하지 못한다면 되돌릴 수 없는 이주 대란으로 인한 집값 상승과 이로 인한 서울시 전역의 주거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용산에서 개발과 집값안정은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는 문제다. 그렇다면 개발을 추진하면서도 집값안정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박원순의 진짜 잘못

 최근 서울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집값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지난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전면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최근 서울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집값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자 지난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계획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전면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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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결국 잘못한 것은 국토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전 조율을 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나는 이제라도 김현미 장관과 박원순 시장이 함께 머리를 맞대주시길 요청한다. 개발계획을 미루는 선택이 아니라 결국 해야 할 개발이라면 개발과 정부가 그토록 바라던 집값안정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대책을 위해 말이다.

LH공사 및 SH공사, 국토부, 서울시가 용산 집값 안정 대책기구를 구성하여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더욱 좋겠다. 정부가 함께 개발 사업에서 공공보유토지를 확보하여 집값 안정의 구심점으로서 공공임대·사회주택 확대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또한 용산의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지를 확보하고,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를 품어안을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개발하면서도 주거취약계층은 보호하는 좋은 선례를 마련함으로써 주거상승 요인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면 좋겠다. 그것이 바로 김현미 장관과 박원순 시장 모두가 이기는 길일 것이다.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승자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시작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설혜영 기자는 정의당 소속 용산구의회 의원으로, 복지건설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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