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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원래부터 있었던 것은 없습니다. 지구도 기원설을 갖고 있는데 하물며 그 지구상에 존재하는 게 원래부터 있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에도 유래가 있고, 불교를 상징하는 만(卍)자에도 유래가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고 가재는 게 편이라고 했습니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모두 같은 삼국시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김부식이 쓴 <삼국사기>보다는 승려 신분이었던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불교와 관련한 기록이 더 많고, 친 불교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불교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은 많습니다. 인도에서 불교가 크게 일었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책들도 많습니다. 불교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책은 두 그룹으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 그룹은 오로지 불교에만 초점을 맞춘 내용입니다. 이러한 책들은 불교가 먼저 있고 모든 것은 거기에서 시작돼 불교로 끝납니다. 이러한 책을 쓰는 사람들은 불교만을 연구대상으로 삼은, 소위 불교학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쓴 책들입니다.

두 번째 그룹은 불교를 인도사상, 종교, 철학 중의 하나로 공부하거나 연구한 사람들, 어떤 형태로 이건 불교에 억매이지 않고 조금은 더 자유롭거나 객관적일 수 있는 입장의 사람들이 쓴 책입니다.

<불교의 탄생>

 <불교의 탄생> / 지은이 미야모토 케이이치 / 옮긴이 한상희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8월 27일 / 값 16,000원
 <불교의 탄생> / 지은이 미야모토 케이이치 / 옮긴이 한상희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8월 27일 / 값 16,000원
ⓒ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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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탄생>(지은이 미야모토 케이이치, 옮긴이 한상희, 펴낸곳 불광출판사)은 초기불교 문헌을 바탕으로 불교 성립 이전부터 붓다 입멸까지의 인도의 사상적 배경과 최초기 불교의 모습을 살펴본 내용입니다.

저자는 스스로를 두 번째 그룹, 불교에만 초점을 맞추는 불교학자가 아니라 불교를 인도사상, 종교, 철학 중의 하나로 공부하거나 연구한 부류의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출가를 했든 안했든, 어떠한 형태로든 불교에 종사하는 사람, 소위 절밥을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라면 더듬어 살피는 역사, 기록으로 새겨야 하는 내용에 조차 불교에 우호적인 내용을 우선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그게 인간 본래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쓴 목적을 생성(生成)이라는 부분에 강하게 빛을 비춤으로써, 독자들이 불교란 어떠한 것이었는가에 대해 어느 정도 전체적인 이미지를 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선 석존이 탄생한 것을 축하하여 신들은 천상에서 꽃비를 뿌리고 두 마리의 나가Nãga(용, 코브라)가 따뜻하고 차가운 두 종류의 목욕물을 석존에게 부었다고 한다. 석존의 생일을 축하하는 탄신일법회를 관불회灌佛會,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하나마츠리(꽃축제)라고 하여 꽃으로 장식한 정자 안에 서 있는 작은 탄생불에 감로차를 따르는 것은 이 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 <불교의 탄생>, 095쪽

부처님오신 날, 전국방방곡곡에 산재해 모든 절 법회에서 빠지지 않는 행사가 바로 아기부처님을 목욕시켜드리는 행사입니다. 아기부처님을 목욕시켜드리는 이 관불식에 대한 유래는 가공된 전설이라 할 만큼 찬양일색입니다.

하지만 석존은 천상에서 뿌리는 꽃비를 맞으며 태어났지만 어머니 마야부인이 7일 만에 세상을 떠남으로 석존은 어머니의 몸을 위험한 상태로 만드는 정상적이지 않은 출산으로 태어난 게 됩니다.

이렇게 태어난 석가모니는 내향적인 성격으로, 내버려두면 혼자 우울하게 아무것도 즐기지 않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 우울 덩어리라는 말이 딱 어울릴 것 같은 어두운 청년이었을 거라는 게 저자의 설명입니다.

이러한 허무주의자 석존에게는 실로 미묘한 문제가 따라다닌다. 삶에의 의지가 없다는 것, 생존에 대한 욕구가 없다는 것은 곧 살고자 하는 생각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대로 기력을 잃고 죽음을 기다리기만 하는 심경이 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심경을 엿볼 수 있는 말을 『숫따니빠따』에서 볼 수 있다. - <불교의 탄생>, 164쪽

지금껏 석가모니 찬양일색인 책, 불교에 우선 초점을 맞춘 책만을 보았던 사람이라면 조금은 당황스러운 내용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껏 자신이 알고 있는 불교가 불교의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한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는 불교는 좀 더 객관적인 불교, 지금껏 알고 있는 불교를 보다 폭 넓고 다양하게 새길 수 있는, 불교에 대한 지식을 훨씬 건강하게 해 줄 눈 틔움을 위한 스트레칭 같은 내용이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불교의 탄생> / 지은이 미야모토 케이이치 / 옮긴이 한상희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8월 27일 / 값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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