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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화를 위해 길거리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당진시립합창단 당진시립합창단은 상임화를 위해 대시민 버스킹·선전전·서명전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사건과 관련없습니다)
▲ 상임화를 위해 길거리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 당진시립합창단 당진시립합창단은 상임화를 위해 대시민 버스킹·선전전·서명전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사건과 관련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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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의 당진시립합창단 지휘자가 단원에게 부지휘자에 대한 '몰래녹음'을 지시하고 부지휘자는 그에 대한 고소를 공언하는 등 지휘자-부지휘자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비상임'으로 지위가 불안한 합창단원들은 양측의 갈등 속에 고통을 겪고 있다. 당진시는 이같은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지휘자를 재위촉하는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휘자와 부지휘자의 갈등, 단원들에 대한 '갑질'로 이어져

문제의 시작은 지난 2017년 중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전부터 부지휘자와 갈등을 빚고 있던 지휘자가 자신의 부재 중에 부지휘자의 연습 상황 녹음을 단원인 A씨에게 비밀리에 지시하면서 시작됐다. 녹음 지시는 8차례에 달했으며 실제로 녹음까지 이뤄진 것은 4차례다.

노조(당진시립예술단지회) 측이 파악한 내용에 의하면, 2017년 초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음악회'의 선정된 연주곡이 어렵다며 부지휘자들과 단원들이 조언했으나 지휘자가 이를 묵살하면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다.

'몰래 녹음' 지시는 2017년 6월경에 시작되어 2018년 2월까지 이루어졌다. 히지만 지시를 받은 A씨가 녹음을 주저하거나 일부러 노래 연습 녹음분만을 넘기자, 지휘자는 A씨에게 새벽까지 이어지는 장시간의 전화통화, SNS 등을 통해 강요와 폭언을 계속했다. "내가 연주 연습하는 것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렇게 내 말을 못 알아듣나? 연습 중간에 무슨 말을 하고 다니는지, 그런 걸 보내줘야 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지휘자는 A씨에 대해 근무평점을 매기고 해촉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그의 요구를 거부하기란 불가능했다.

사회 초년생인 A씨는 지휘자의 계속된 강요 속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스트레스에 의한 피부 알러지까지 발병했다. 현재 A씨는 노동자심리치유사업단 '두리공감'을 통해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단원들에 대한 압박은 지휘자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A씨는 녹음 사실을 3차 녹음 시기부터(2017년 11월) 부지휘자에게 알렸다. 부지휘자는 당시 "그래요? 알겠어요"라고 답했다. 부지휘자는 어떤 곳에도 사용하지 않겠다는 전제를 내걸로 녹음 파일을 A씨에게서 받아냈다.

하지만 지휘자의 재임용 시기(2018년 7월)가 조금씩 다가오자 부지휘자는 태도를 바꿨다. 2017년 12월 4일 부지휘자가 A씨와 이 문제를 알고 있던 동료 B씨와의 식사 자리를 통해 지휘자의 녹음 지시 사실을 당진시 관계자 앞에서 확인한 것이다.

당시 부지휘자는 "고소까지 생각했으나 합창단을 위해 묻고 가겠으며 해당 단원들에게는 절대 피해가 가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로 단원 2명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지휘자가 재임용되자 부지휘자는 '몰래 녹음'에 관한 고소를 공언했다. 만약 고소가 이뤄진다면 A씨 역시 공범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A씨의 동료 B씨 역시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다. 다른 단원보다 먼저 사건을 알고 있었던 B씨에게 지휘자는 늦은 밤까지 2시간에서 4시간에 이르는 한풀이성 전화를 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던 B 단원은 합창단의 '찾아가는 음악회' 리허설 직전 졸도까지 했다.

이 같은 상황은 A씨와 B씨의 결심으로 지난 7월 합창단원 전부에게 공개됐다. 

당진시립예술단지회 박승환 지회장은 "단원들 입장에서는 지휘자와 부지휘자 모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지휘자는 독단적이고 강압적으로 합창단을 운영했을 뿐만 아니라 몰래 녹음까지 강요했다. 하지만 부지휘자 역시 몰래 녹음 사건을 자신만의 입지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 단원의 90%는 두 사람 모두 책임지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진시비정규직지원센터 손창원 센터장은 "지휘자와 단원들 사이에 형식적으로는 고용관계가 독립적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종속적인 고용관계에 있다. 지휘자가 단원 평가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런 불법행위를 요구하더라도 저항하지 못한다. 이들의 신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불합리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당진시립합창단 연습실 당진 문예의 전당에 위치한 시립합창단의 연습실
▲ 당진시립합창단 연습실 당진 문예의 전당에 위치한 시립합창단의 연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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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 징계안 올라갈 것... "당진시, 덮는 게 능사 아니었다"

당진시는 책임에서 자유로울까?

당진시는 지난 7월 재임용 당시 이 같은 녹음 사실 때문에 지휘자에게 권고사직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휘자는 이를 거절하고 '잘하겠다'라고만 답변했고 재위촉되는 데 성공했다. 당진시는 이미 2017년 12월 문제를 충분히 인지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A씨의 경우 2018년 초에는 심각한 자살 충동까지 느낄 정도로 압박을 받고 있었다.

결국 사건을 인지한 김홍장 당진시장이 감사법무담당관실에 감사까지 지시했다. 오는 9월 초에는 당진시립예술단 운영위원회에 지휘자와 부지휘자에 대한 징계안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당진시 문화관광과에서는 "징계안의 사유로 지휘자는 운영능력 부족, 단원을 통한 녹취, 부지휘자와의 갈등 등이며 부지휘자는 지휘자의 지시 불이행 등이다"라고 말했다.

당진시의회 조상연 의원(더불어민주당, 당진1,2,3동)은 "공무원이 화해를 시킨다며 덮는 것이 능사가 아니었다. 가해자, 피해자, 내부고발자가 함께 생활하며 정신과 치료까지 가게 됐다. 더욱이 몰래 녹음은 불법이다. 불법을 인지한 공무원이 책임을 방기했다면 행정당국이 책임을 회피하기는 힘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합창단의 지휘자는 전화 통화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하며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부지휘자는 "불법 사실을 방치할 수 없었다. 그래서 법적 조치를 고민했던 것이고 A씨에게 압박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A씨를 제외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A씨뿐만 아니라 합창단 지회 간부들에게도 설명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부지휘자는 "담당 공무원들이 피해를 입은 나까지 징계안에 올린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당진시립합창단 단원들은 비상임 상태로 신분의 불안함을 느끼며 시관계자나 지휘자와 부지휘자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당진시가 과연 합창단을 위해 어떤 대책을 들고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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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신문에서 일하고 있는 기자입니다.